상벌 스티커
“엄마 나 만원 낼 테니 핸드폰 30분만 풀어줘!”
“엄마 나 어린이날 선물로 그냥 이만원 주라~.”
여러분들은 여러분들의 자녀들에게 용돈을 주고 있나요? 준다면 어떻게 주고 있나요?
각자 집안 사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용돈을 준다. 필요할 때마다 주는 부모도 있을 것이고 주기적으로 주는 부모도 있을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어렸을 때부터 아이들에게 돈을 잘 관리하는 습관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 아이들에게 용돈을 주기적으로 줄 것을 권하고 있다. 대체로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 시작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많다.
아내가 까순이, 까돌이, 까숙이 삼 남매에게 매달 용돈을 준다. 하지만 처음부터 경제관념을 심어주기 위해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그냥 아이에게 좋은 습관을 심어주기 위해 시작한 칭찬 스티커가 지나고 보니 용돈으로 이어진 것뿐이다.
우리 집에서 칭찬 스티커를 시작한 것은 까순이가 어린이 집에 갔을 때로, 까순이 나이로는 4세 때쯤이었다. 그리고 다른 집과는 다르게 칭찬 스티커뿐만 아니라 벌칙(?) 스티커도 같이 했다.
우리 집에서 했던 상벌 스티커 제도는 이렇다.
착한 행동 했을 때는 빨간(칭찬) 스티커를, 안 착한 행동을 했을 때는 파란(벌칙) 스티커를 붙였다. 시기는 상관없이 누적해서 빨간 스티커를 10개 모으면 아이가 하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중에 1개를 골라서 해 줬고, 파란 스티커를 10개 모으면 부모가 하라는 것을 하도록 했다. 하라는 것은 집안일이 될 수도 있었고 미디어 사용을 제한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까순와 까돌이만 하다가 까숙이가 어린이 집에 가기 시작하면서 까숙이는 물론이고 나와 아내도 상벌 스티커 제도를 했다. 어른들도 안 좋은 행동을 하기 때문에 고치기 위해서 말이다.
칭찬 스티커 제도를 시행하다 보니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효과를 본 적도 있었다. 찡찡대는 아이에서도 소개했지만 대형마트에서 아이들은 사고 싶은 물건이 있을 때 사달라고 찡찡거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까O이도 어렸을 때 대형마트 장난감 코너에서 장난감을 사달라고 찡찡거린 적이 있었다. 나는 까O이에게 가서 조용히 물었다.
“빨간 스티커 10개 모았니?”
“응? 아... 니...”
“그럼 빨간 스티커 10개 모으고 사러 오자~ 알았지?”
"..."
"응?"
“응. 알았어...”
"그래 이리 와 아빠가 안아줄게~. 빨리, 빨간 스티커 10개 모으자 알았지?"
"응! 빨리 모으자!"
까O이는 파란 스티커를 안 붙이기 위해서 찡찡거리는 행동을 멈춘 것이 아니라 빨간 스티커 10개를 모으면 원하는 것을 살 수 있다는 생각에 찡찡거리는 행동을 멈췄던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은 스티커를 받기 위해서 행동한다는 인상을 많이 받게 되었다. 그래서 스티커 제도를 없애고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다 4~5년 전부터 정액으로 용돈을 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아이들 이름으로 통장을 만들어 줬다. 용돈뿐만 아니라 세뱃돈, 그리고 어른들로부터 받은 돈을 직접 관리하라는 의미에서...
나는 아이들이 자기 돈으로 무엇을 하든 상관하지 않는다. 저축을 하든, 장난감을 사든, 먹을 것을 사 먹든, 게임을 하든, 현질을 하든 말이다. 그렇다고 많은 전문가들이 얘기하는 용돈 기입장도 작성하라고 하지 않는다. 단지 돈을 쓰고 나서 일정 시간이 지난 후 물어본다. 후회하는지를.
약간의 시행착오를 겪긴 하지만 내가 보기엔 까순이, 까돌이, 까숙이는 자신들이 사고 싶은 것이 있으면 용돈을 모아서 사는 등 나름 돈 관리를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아내가 저축을 유도하기는 하지만... 그대로 대부분 결정은 아이들이 한다. 후회를 하더라도.
마지막으로 전문가들이 말하는 아이들에게 용돈을 줄 때 권고사항 몇 가지를 소개한다.
주별이건 월별이건 정기적으로 줘라
용돈 기입장을 작성하게 해라
용돈은 수의 개념, 돈의 개념이 잡혀 있을 때 시작해라
용돈은 좀 부족하게 줘라
부족한 부분은 집안일 등을 통해 보충할 수 있도록 해라
저축의 중요성을 알려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