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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검무적 Oct 23. 2024

나는 남과의 대화에서 얼마나 침묵했던가?

인터뷰의 대가에게 아침부터 불의의 일격을 당하다.

My first rule of conversation is this


: I never learn a thing while I'm talking. 

  I realize every morning that nothing I say today  will teach me anything,

  so if I'm going to learn a lot today,  I'll have to do it by listening. 


To be a good talker, you must be a good listener.

This is more than just a matter of showing an interest in your conversation partner. 

Careful listening makes you better able to respond 

-to be a good talker when it's your turn. 

Good follow-up questions are the mark of a good conversationalist. 

문득 아침에 래리 킹의 저서 <How to Talk to Anyone, Anytime, Anywhere>를 읽다가 눈에, 아니 가슴에, 양심의 정곡에 박혀 흔들어도 빠지지 않아 몇 번이고 곱씹으며 반성한다.

굳이 번역할 정도의 어려운 원문은 아니겠으나 혹여 읽는데 편의를 돕기 위해 번역하자면 이런 말이다.




"저의 대화규칙 첫 번째는 이것입니다; 

'자신이 말을 하고 있으면 배우는 것이 조금도 없다.' 아침마다 깨닫곤 하는데, 오늘 내가 말하는 어떤 것도 내게 가르침을 주지 못한다는 거죠. 그래서 듣는 것을 통해 배워야 합니다.


훌륭한 화자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훌륭한 청자가 되어야 합니다.

이것은 대화 상대에게 관심을 나타내는 것보다 더 중요합니다.

주의 깊게 들으면 말할 차례가 왔을 때 더 잘 응대할 수 있고, 말을 더 잘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한 말에 대하여 적절하게 응대할 수 있는 능력은 곧 뛰어난 대담자들의 기본입니다."

많이 겸손해졌다고 입으로는 말하고 수많은 과정과 세월을 통해 절차탁마했다고 자부했지만, 결국 대화에서 적어도 7할 이상은 언제나 내가 더 많이 말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을 부끄러워해야 하고 반성하며 고쳐나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일깨워야 하고 그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해줘야 하고 그들을 참교육한다는 미명(?)하에 언제나 그 원칙들을 무너져갔다.


그래서 내가 배움이 한참이나 더 부족했던지도 모르겠다는 양심의 목소리가 오늘 박힌 저 신념과도 같은 래리킹의 말에 반박을 하지 못하고 박힌 것을 빼내지도 못했던 것이지 모르겠다.

다 듣지 않아도 다 안다고 너의 허접한 논리와 엉성한 화술은 굳이 다 듣지 않아도 된다고 여겼던 것 또한 사실이었다. 


하지만, 사람을 움직이려면 냉철한 논리나 팩트 폭격만으로는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수도 없이 경험해오지 않았던 세월 아니었던가.


논리가 박약하고 그들 안에서 무리 지어 '우리'라고 칭하는 족속들일수록 생전 나 같은 캐릭터를 평생에 걸쳐 만나보지 못했다면서 당당히 버티는 그들을 보면서 결국 그들을 움직이는 것은 날이 잘 선 검이 아님을 알지 않았던가 말이다.


그런 자들일수록 그들이 더 설복되게 만들어 스스로 마음을 움직이도록 해야지 그저 냉철한 논리와 팩트 폭격으로 조저 버리게 되면 결국 그 말도 안 되는 원한들이 모여 모여 앙갚음으로 돌아오고 그 같잖은 공격들이 모였을 때 얼토당토않은 큰 상처를 낼 수 있어 일을 그르칠 수 있음을 충분히 배우고 경험해오지 않았던가 말이다.


몰라서 듣는 것이 아니다.

그 날고 기는 이들을 수없이 라이브로 인터뷰하면서 평생을 살아왔던 래리 킹이 던진 저 화두는 그의 평생에 걸친 날이 아주 잘 서 있어 흐르는 물에 잎새를 띄워도 검에 닿기도 전에 갈라질 정도의 벼슬을 보여준다.

한 분야의 일가를 이룬 대가의 촌철살인과도 같은 말은 결국 그의 경험을 거친 반성에서 나온다.


그 모든 것들이 대단하다고 감탄하고 입만 벌리고 있는 수준에서부터 아침부터 그 말 한마디가 가슴 깊숙이 박혀 빼지도 못하고 반박하지 못한 채 한참을 그 생각들로 곱씹는 단계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케이스가 있겠으나 다른 것은 다 차치하고서라도 다시 반성하고 다시 처음부터 나부터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에 욕조에 새기는 사치까지는 부리지 못하고 이렇게 짧은 글로 남겨둔다.

잘못은 깨닫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고치려는 노력에 중요한 것이다.


시작하자, 다시 오늘부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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