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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ella Jul 19. 2023

효과적인 영어 공부 방법이란?

부제: 언어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

여름휴가를 즐기며...

오랜만에 한 달 동안 유럽을 여행하고 왔다. 가족들과 하는 간만의 여행이었기에, 오랫동안 준비를 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정말 즐겁게 휴가를 즐겼다. 


정말이지 내가 이토록 짧은 시간에 많은 사람들을 만난 적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정말!! 정말 많은 지인들을 만났다. 멀리 떨어져 사는 가족을 만나고, 친척의 아는 지인 분의 지인을 만나고, 나의 데뷔 그림책을 내준 출판사의 출판팀과 함께 차담을 나누고, 또 옛 어학당에 다닐 적의 홈스테이 할머니와 옛 이웃들을 만나고.... 유학을 갈 때엔 언제나 혼자였는데, 그곳에서 쌓은 좋은 인연들 덕분에 가는 길이 그만큼 설레었다. 그리고 그보다 더한 행복과 추억을 안고 다시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생각해 보면 혼자 하는 여행에서 남는 추억이 별로 없었다. 그저 골목길의 소매치기를 두려워하며 어색하게 찍은 셀카, 언제나 혼자였던 외식 식사, 그리고 숙소에서는 늘 유튜브만 보기 일쑤였는데... 누군가와 동행하는 여행은 매일매일이 이야기와 추억이 넘쳐났다. 사람을 만나러 가는 여행은 늘 즐겁다.


스톡홀름의 부둣가
한가한 헬싱키의 모습


영어, 그렇게 매일 잊어간다



그리고 오랜만에 유럽권에 가면서, 그동안 내가 너무 실생활 영어와 인연을 멀리했구나 하는 경각심이 들었다. 이미 귀국한 지 4년이 지난 터라 영어 세포가 없어진 지 오래인 데다, 막상 영어로 빨리 말하라고 하면 쉽게 안 나오고 아직도 버벅거리면서 버퍼링이 걸린다. 내가 영국에 공부를 하러 가긴 했나 싶을 정도로, 예전의 일이 너무나 오래된 전생 같은(!) 느낌마저 든다. 8시간이나 시차가 나는 거리인 만큼 문화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고 사는 방식도 다르고... 그렇게 전혀 다른 곳에서 공부하다 오니, 아직도 그 시절의 기억이 꿈인 것 같다. 가끔 많이 까먹는다. 아, 내가 유학이란 걸 갔다 왔지?


그래서 유학을 갔다 오든, 살다 오든, 자격증을 따기 위해 영어를 공부하든 뭘 하든, 어떤 임계점에 접어들고 나서 오랫동안 공부를 놓다 보면 그 감각을 금세 잊어버리게 된다. 어떤 계기로든 시간을 꾸준히 내어 노를 젓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때문에 올해부터 조금씩 매일매일 영어를 접하고 공부의 끊을 놓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 세상에는 언어 연수, 심지어 한 번도 해외에 가지 않고도 원어민처럼 빼어나게 영어를 잘하는 괴물 같은 사람들이 넘쳐난다. 나는 지극히 평범한 머리에 평범한 재주만 가지고 있으니, 그저 남들과 같은 꾸준함 밖에 방법이 없는 듯하다.



영화보단 드라마, 드라마 보단 뉴스 청취


그렇게 꾸준함을 유지하는데 가장 좋은 건 역시 매일매일 챙겨 듣는 영어 유튜브 채널이다. 많은 사람들이 학습을 하는 데에 "즐거움"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영드나 외국 영화를 많이 보는데, 물론 그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실생활에서 쓸 수 있는 유행어나 속어 등을 가장 빨리 접할 수 있는 통로 중 하나니까. 


하지만 난 좀 더 다양한 주제와 단어를 배우기 위해선 뉴스 청취만큼 좋은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시트콤과 드라마는 시사뉴스에서 나온다고 본다.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을 깨닫고, 여러 나라의 뉴스를 접하면서 식견도 넓히고, 주제에 따라 다양한 단어를 많이 익힐 수 있다. 경제나 정치, IT, 예술, 사이언스 등등.. 유명한 뉴스 채널은 다양한 주제의 뉴스들을 돌아가면서 보여준다. 때문에 어느 한 곳에만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주제를 접하며 전문 지식을 빠르게 알려준다. 아나운서와 리포터들의 아주 정확한 표준 발음을 배울 수 있는 건 덤이다.


추천하는 영어 유튜브 채널


BBC 뉴스 사이트. (https://www.bbc.com)


내가 주로 보는 건 역시 CNN10과 Wall Street Journal, BBC World이다. 


CNN10 (www.youtube.com/@CNN10은 영어 공부하는 사람들에겐 이미 유명한 채널이다. 전직 미식축구 선수이자 지금은 앵커인 Coy Wire 가 진행하고 있는 이 채널은 딱 10분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이 10분 동안 현재 CNN에서 주로 다루는 굵직한 주제 3-4개를 뽑아서 요약해서 설명해 준다. 미국 전역의 학생들도 학습용으로 많이 청취하고 있기 때문에 그 전문성은 보장되어 있다고 봐도 된다. CNN.com Transcripts (https://transcripts.cnn.com) 사이트에 들어가면 그때그때마다 해당 방송의 뉴스 스크립트를 올려준다. 가끔 시간이 걸려서 하루 지나서 올라올 때도 있지만, 대개 뉴스가 시작하고 반나절 안에 올라오는 편이다. 


가장 좋은 청취 방법은 CNN10을 자막 없이 한두 번 계속 청취하고 나서, 스크립트 사이트로 들어가 해당 뉴스의 스크립트를 큰소리로 읽어보는 것이다. 그냥 듣는 것과 직접 읽는 것은 매우 달라서, 한번 다시 읽어보면 들었던 내용들을 더 빨리 기억하고 저장할 수 있다. 몰라서 그냥 넘겼던 단어의 뜻을 문맥에 맞게 정확하게 알 수 있고, 그 부분을 다시 소리 내서 읽으면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다. 이렇게 하는데 대략 30분 내외로 걸리는데, 효과가 정말 좋기 때문에 단시간 내에 듣기와 말하기 능력을 기르고 싶으면 꼭 추천한다!


월스트리트 저널 유투브 채널. (https://www.youtube.com/@wsj)


Wall Street Journal (www.youtube.com/@wsj)은 주로 돈의 흐름에 관련된 내용을 다루기 때문에, 정치나 예술보다는 경제, 사이언스, IT 위주의 정보를 많이 전해준다. 내가 주로 듣는 건 Tech News BriefingYour Money Briefing 영상인데, 특정 리포터가 나와서 현재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에 대해 전문가와 5-6분 내외로 짧게 인터뷰를 한다. 많은 영상이 7분을 넘기지 않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게 챙겨 들을 수 있다. 또 이 채널은 아주 실용적인 주제를 다룬다. 여행을 할 때 돈을 아끼는 방법, 항공사 마일리지 카드를 효과적으로 쓰는 방법, 주식 투자를 할 때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법 등등... 이미 경제에 대한 전문성으로 정평이 난 뉴스채널이니 만큼, 경제에 특히 관심이 있다면 매우 추천하고 싶다. 다만 CNN10처럼 뉴스 스크립트 사이트가 있지 않기 때문에, 직접 자막을 보고 따라 해야 한다.


BBC News (www.youtube.com/@BBCNews)


사실 저 두 개로도 충분하지만, BBC News (www.youtube.com/@BBCNews)를 굳이 추천하는 이유는 영국식 발음을 조금씩 익혀놓는 것도 좋기 때문이다. 예전과 다르게 자동 영어자막이 아주 매끄럽게 달리기 때문에 이젠 내용을 쉽게 알 수 있다. 영어 학습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CNN10이나 경제 전문채널인 Wall Street Journal 과는 다르게, 매일매일 들어오는 최신 뉴스들을 바탕으로 토막 뉴스영상을 많이 올리는 편이다. 그래서 영상 길이도 제각각이고 주제가 주로 세계정세와 Breaking News 위주이지만, 영국 발음에 관심이 있다면 추천하고 싶다. 


여기에 덧붙여 영국 의회에 관심이 있다면 매주 수요일마다 새 영상이 올라오는 BBC parliament를 추천한다 (www.youtube.com/@ukparliament). 많은 화제를 불러모았던 인도계 총리 수낵이 수요일마다 진땀을 흘리면서 야당의 질문과 비판 세례를 받는 것을 집에서 편하게 시청할 수 있다. 무려 5년 동안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매주 수요일에 의회에 서서 저렇게 날이 선 질문을 받고 그에 합당한 대답을 내줘야 하니, 한 나라의 총리라는 건 참으로 힘든 직업이다. 당연히 이민자 출신 가족이라고 봐주는 건 없다! 그야말로 의회는 말로 싸우는 전쟁터이다.


게다가 수낵은 이민자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보수당 출신 보리스의 신임을 두텁게 받는 보수주의자이자 신자유주의파이다. 이래나 저래나 이민자들이 이미 주류 정치계에서 입지를 굳힌 영국 정치의 현 모습은, 한국인의 입장에서 보면 참 흥미롭다.


똑바른 문법, 빼어난 발음보다 중요한 건 "간결함"

어려운 것을 간결하게 만드는 것!


이렇게 조금씩 기본 문법을 익히고 뉴스 청취를 하다 보면, 여러 기회로 학교에서, 혹은 일터에서 외국인과 이야기를 하게 된다. 실제로 비즈니스로, 혹은 실생활에서 영어를 할 때에 중요한 것은 화려한 미사여구나 어려운 단어 선택이 아니다. 언어는 "소통"하기 위해 하는 것이지 "뽐내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토록 어려운 단어를 외우고도 정작 실제로는 한마디도 못하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다. 그런 단어들이 쓰여야 하는 곳은 학술지나 정치 뉴스 같은 전문적인 분야이지, 실제 일상 대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좀 서툴고 어색하더라도 여러 번 시도하고, 최대한 간결하게 내가 원하는 바를 전달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열린 마음과 개방성이다. 잘 모르는 사람일수록 미소를 띠며 말하는 것이, 그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머릿속에 있는 것들을 끄집어내다 보면 표정이 굳어지기 쉬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을 마주치고 웃으면서 말하는 것. 그런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 대화의 중요한 비언어적 요소 중 하나다. 물론, 나도 자꾸만 굳어지는 입꼬리를 올리며 계속 말하는 게 영 쉽지 않지만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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