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말에는 사족이 많다고 느꼈어요.
말이기 전에, 생각이기 전에, 언어라는 여과기를 거치지 전에 그것은 무엇이었을까.
누군가는 그것을 ‘본질’이라고 부르더군요.
본질은 말보다는 침묵에 가까운 듯해요.
나의 침묵이 당신을 외롭게 한다면 미안해요.
그 침묵 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고독을 마주할 수 있을까요.
함부로 당신의 외로움을 이해한다고 하지 않겠어요.
섣불리 당신과 함께하겠다고는 더더욱 하지 않겠어요.
그저 나도 이렇게 외로이 존재할 뿐이라고,
외로움도 고독도 각자의 몫이라고 말하겠어요.
말 이전의 언어, 음악이 그런 언어가 될 수 있을까요.
말보다는 침묵에 가까운, 사족보다는 본질에 가까운.
평안한 고요도, 격렬한 정적도 포함하는
그런 음악을 쓸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