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mpted
캐나다에 와서 처음으로 선택한 아들의 액티비티는 축구였다. 일주일에 한번씩 큰 돔에 가서 연령별로 정해진 시간에 가서 축구를 시켰다. 지금 생각해보면 5살 짜리 꼬꼬맹이를 데리고 뭘 굳이 축구경기까지 다녔나 싶은데 마침 녀석도 경기에 그닥 큰 흥미를 보이지는 않아서 이래 저래 얼레벌레 꼬셔가며 겨우겨우 데리고 다니다가 한 6개월정도만에 그만두었었다.
축구경기에 데려가면 같은 팀에 속한 학부모들을 만날 수도 있다. 그 날은 몽튼에 카니발이 들어온 날이었다. 영화에서 가끔 보는 것처럼, 아주 넓은 광장에 각종 놀이기구와, 게임들을 설치해 두고 티켓을 사서 놀 수 있는 말하자면 간이 놀이동산 같은 것이다. 하필이면 가기도 싫어하는 축구경기에 가는 길에 떡하니 자리잡은 카니발을 보니, 다섯살배기 아들의 눈이 커지면서 자기 축구 대신에 저기 가면 안되냐는 것이었다. 엄청 재미는 있어보였지만, 나름 귀한(혹은 비싼) 축구 클래스에 가야 하는데, 책임감과 성실함도 가르쳐야 할 것 같아서 안된다고 단호하게 축구장에 들어섰었다.
아이들이 축구를 하는 동안, 옆 학부모에게 카니발 이야기를 꺼냈다. 아들이 거기 가고 싶어했는데 겨우 이 곳으로 데리고 왔다고 이야기를 하자, 그 엄마도 이렇게 말했다.
"Oh, we were tempted." 우리도 혹했었어요.
Temptation 이라고 하면 유혹이라고 고등학교때 외웠던 것 같은데, 그렇게 부정적이거나 깊은 뜻으로 쓰이기 보다는 혹한다는 의미로 가볍게 많이 쓰이는 것 같다.
만약, 어떤 물건이 혹하게 생겼으면,
It's tempting.
이라고 하면 되고, 발음은 p를 발음하지 않고, 템띵.이라고 하면된다.
가령, 과자나 초콜렛 같은 것을 보고 참을 수가 없었던 경우라면,
I couldn't resist. 참을수가 없었어.
Chocolate was not resistible. 초콜렛은 참을 수가 없었어.
이런 식으로도 많이 쓰인다.
한국말 중에 어떤 말이 어울릴까 생각해 봤는데, 혹한다는 표현이 가장 가까운 것 같아서 매치를 해봤다. 생각보다 원어민들이 실생활에서 어려운 단어를 쉽게 많이 쓰고, 또 쉬운 단어들을 조합해서 모르는 뜻으로 많이 쓴다. 그래서 영어가 더 어려운 것 같다. 매일 찾아도 매일 새로운 표현이 나올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