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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울돌 Jun 18. 2024

계속 놀아주세요~ 엄유진 작가님!

여울돌의 낭만학개론 Ep.1

작가님을 처음 알게 된 것은 2019년, 군인으로 백령도에서 근무했던 시기예요. 어렴풋이 기억나는 것은 팔로우 6.4만 명 정도 되시는 인플루언서 작가님으로 생각했죠! 우연히 만화를 보고 느낌(?)이 와서 바로 팔로우를 누르고 고단한 군 생활을 열심히 버텼던 생각이 납니다. 엄청난 힐링이었어요!


엄유진 작가님의 펀자이씨툰은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메시지, 깊은 울림이 있는 만화의 매력도 충분했지만 가장 좋았던 것은 그 맛을 더해주는 연필의 질감, 유쾌한 유머로 풀어가는 진중한 메시지였어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 군 복무를 마치고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청소년지도사로서 항상 까먹지 않게 기억하고 싶은 에피소드 중 하나




22년 9월, 가장 애정하는 작가님의 책이 출간됐어요. 게다가 문학동네에서 진행하는 인스타그램 이벤트에 선정돼서 무려, 작가님 사인본을 받았지 뭐예요? 이건 정말 운명이라고 생각했어요. 인스타그램 댓글에 정성스럽게 댓글을 남겼지만 선정될 줄은 꿈에도 몰랐거든요! 책을 받아 든 뒤, 기뻐 날뛰며 한 장 한 장 소중하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후 대학생 신분으로 용돈을 아껴가며, 주변 아끼는 지인들이 생일을 맞을 때면 가장 좋아하는 작가님이라고 소개하며  책을 선물했어요! 저만 알고 있기는 너무나도 아까웠으니까요. 애정하는 작가님의 작품을 널리 널리 알리겠노라 생각하던 시기가 있었더랬죠.(스토리 올릴 때마다 공유해 주시는 작가님의 스윗함에 감동했었죠.)




어느 날은 인스타그램 DM을 길게 보냈어요! 마음을 담아 작가님의 열성팬임을 덕밍아웃하는 동시에, 그쯤 운영을 시작했던 글계정(여울돌 인스타)에 대한 소개, 청소년교육상담과를 전공해 시와 에세이를 통해 3년 이내에 출판을 하겠다는 포부를 말씀드렸죠.


그런데 글쎄, 작가님이 제 글계정을 팔로우해 주신 거 있죠? 그때 저 너무 뛸 듯이 기뻤어요. 성덕이 된 기분, 군인 시절 만화를 통해 힐링을 할 수 있게 해 주시던 작가님이 내 글을 읽어주신다니! 정말 흥분의 도가니가 아닐 수 없었어요.




23년 5월, 졸업 후 청소년지도사가 되어 출판 사업을 진행하던 중  떨리는 메일을 한 통 보내게 돼요. 바로 작가님에게 특강을 정식으로 요청드림과 동시에 사업개요서와 함께 작성해서 보내드렸고, 작가님은 개인 사정과 일 때문에 바쁜 일정 속에서도 청소년들을 만나는 일이라며 흔쾌히 수락해 주셨어요.


10월, 떨리는 마음으로 작가님을 만나 뵙게 되었고, 기관 라운딩, 청소년 사업에 대한 소개 그리고 특강을 진행해 주셨어요. 어찌나 웃는 표정으로 일관했는지, 같이 글을 쓰는 청소년들이 '선생님 덕질한다!!'라며 놀렸던 것이 기억에 남아요.


11월, 출판공유회를 통해 작가님을 한 번 더 초청했고 짠이도 만날 수 있었죠. 내성적인 짠이 작가님이 써준 메시지가 담긴 책은 아직도 소중하게 잘 보관하고 있답니다.




24년 6월, 다시 한번 메일로 용감하게 부탁을 드렸어요! 결혼을 하는데, 청첩장 표지를 그려주실 수 있는지 여쭤봤거든요. 사실 바쁘신 것도 알고 있었는데, 부탁이라도 드려보지 않으면 너무 후회할 것 같아서 여자친구에게 동의를 구한 후 메일로 부탁드렸어요.


같이 찍은 사진을 보고 결정하신다고 말씀하셨는데, 글쎄 작가님이 수락해 주셨지 뭐예요!

뛸 듯이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을 또 한 번 느꼈답니다.


그리고 17일 밤, 대망의 그림이 도착했어요.

흑백버전: 좋아하는 연필의 질감이 잘 들어가 있어서 좋아요.


컬러버전: 옷에 따뜻한 톤이 들어간 것이 좋아요!




사진과 함께 보내주신 메일의 내용 중 결혼 선물이라고 사례를 하지 말라 하시기에, 사례를 하면 앞으로 안 놀아주신다기에.. 작가님 열성 팬의 일대기를 주저리주저리 글로 적고 있어요.


결혼을 준비함에 있어 지인들에게 편지를 써 인연이 시작됨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초청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는데, 그 첫 번째 글이 작가님이라는 마음으로 글을 쓰고 있어요.


요즘 결혼을 준비하면서 수없이 많은 어른들에게 도움을 받고 있는데, 작가님의 마음까지 합쳐져 정말 행복하고 의미 있는 순간들을 지나고 있음에 감사해요.


감사로 밤을 채워주셔서 감사해요.




작가님과의 인연을 통해 저는 꿈을 구체화하는 방법에 대해 배웠어요.

펀자이씨툰을 통해 느낀 것을 청소년들도 꼭 경험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특강을 요청드린 경험, 기꺼이 함께해 주셨던 작가님의 마음, 그를 통해 이어지는 새로운 인연 등..

(저도 언젠가 유명해졌을 때, 같은 행보를 걷고 싶다는 막연하고 재밌는 상상까지 해봤어요!)


아무튼, 생각보다 오래된 소중한 인연을 앞으로도 쭉 이어가길 소망합니다.


2024. 6. 18.(화) 여울돌(화목, 성덕) 올림.


P.S. 앞으로도 잘 놀아주세요 작가님! 꼭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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