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쓴 시
<조경 수역>
따뜻한 숨결을 내쉬는 바다는
차디찬 목소리를 가진 바다를 만났다
두 바다는 꿈을 꾸었다
따스한 바닷속에 낚싯대를 드리우면
붉은빛이 감도는 물고기가 잡히는 꿈을
차가운 바닷속에 그물을 던지면
푸른 빛이 감도는 물고기가 잡히는 꿈을
차가운 바다는 포옹을 원했다
얼어붙은 몸을 녹일 수 있도록
밤이 끝나지 않는 북쪽 대륙에서의 고립감
다시 느끼지 않도록
따뜻한 바다는 안식을 원했다
더위와 폭우에 지친 귀를 쉴 수 있도록
끊임없이 휘몰아치는 풍랑
멀리멀리 흩어져 사라지도록
따뜻한 숨결의 바다는 웅장한 두 팔을 벌려
북쪽에서 온 바다를 품어 주었고
차가운 목소리의 바다는 마음을 열어
남쪽에서 온 바다의 쉼터가 되어 주었다
북쪽 바다의 차디찬 외로움과
남쪽 바다가 견뎌낸 폭풍의 잔향이 한 데 섞여
미지근한 눈물이 되었다
몸속에서 넘실거리는 생명의 기척을 느끼며
하나가 된 바다
푸른 빛의 물고기들과 붉은빛의 물고기들이
한데 뒤섞여 놀고 있었다
다신 갈라지지 않도록
연보랏빛을 발하는 물고기 떼가 되어
너른 해원을 마음껏 헤엄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