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안 받고 살 빼는 나한테 맞는 식이법
내 키는 대한민국 평균이 아니다.
고등학교 때 18, 19, 20번 나란히 앞에서 셋째 줄에 앉았던 나와 내 친구들은 다 키가 나만 하다. 우리는 응답하라 1988세대. 새 학년이 되면 키 순으로 번호를 정하고, 그 순서대로 2명이 짝꿍이 되고 자신의 자리를 정하는데, 4 분단이 있는 교실에서 18, 19, 20번은 칠판을 마주 보고 왼쪽에서 첫 번째, 두 번째 분단 셋째 줄이 그 자리다. 그때는 한 반에 60번까지 있었던 시기니 대충 감이 오시리라. 우리는 160이 조금 안 된다. 대외적으로는(?) 160이다. 친구들도 고만고만하니 작은 줄 모르고 살았는데, 사회에 나오니 170 넘는 친구도 많고 나보다 작은 친구도 있지만, 난 작은 축에 드는 편이었다. 키도 평균은 아니지만, 원래 날씬한 체형이 아닌 데다 결혼식 전 잠깐 55 사이즈를 입어보곤, 아이를 낳은 이후는 66과 77을 오가고 있다. 내 키에 그 정도는 조금 퉁퉁한 아줌마 정도라 할 수 있겠다. 몸무게도 절대 평균은 아닌 게다.
첫째 아이 때는 모유수유도 하고 밥을 못 챙겨 먹어서인지 곧 출산 전에 입던 청바지를 입을 수 있었지만, 다섯 살 터울의 둘째 때는 음. 정말이지 딱 아이가 빠져나간 무게만큼만 줄어든 체중이 시간이 가도 더 이상 변화가 없었다. 조금 노력해서 운동하면 66, 그러다 다시 77(내 키를 생각해 보시라). 나이가 들면서는 날씬함에 욕심이 생기지 않았다. 내 몸무게보다는 남자아이 둘을 키우면서 해결해야 할 일들이 더 먼저였다. 건강하면 괜찮지. 뭐. 느슨한 생각도 있었다.
가족력의 상징 암
나의 안일한 사고를 뒤흔드는 일이 생겼으니 바로 친정 엄마의 암 진단이었다. 엄마는 방광암 수술도 한 번 하신 터인데 2년 만에 침샘암이 또 발병했다. 2년 만에 더 큰 수술을 하셔야 했고, 방사선 치료도 몇 달간 하셨다. 혀의 일부를 잘라내는 어려운 수술은 성공적이고, 결과가 상당히 좋은 편이라고 병원에선 얘기하지만, 현재도 말씀하시는 것이나 음식 맛보시는 게 예전 같지는 않은 상태다. 안 좋은 경우, 수술 후에 암은 제거가 되어도, 말씀도 못 하시고 유동성 음식만 드실 수도 있다는, 수술 전 설명을 들었었기에, 이 정도 회복되신 것만 해도 그 시기를 암담하게 보낸 우리 가족들에겐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그런 일을 겪고 나니, 나의 몸 상태를 되돌아보는 게 당연했다. 남동생은 올케와 함께 암보험을 하나 더 들었단다. 난 보험보다는 건강 관리로 생각을 돌렸다. 건강검진을 하면 매번 지방간 소견이 보이고, 대사 증후군은 아직은 아니지만 조심해야 하고, 허리는 남편보다 더 굵고, 체중은 10 킬로그램은 넘게 빼야 적정 체중이고, 등등. 세, 네 페이지가 넘어가는 검진 결과서가 예사로 보이지 않았다. 엄마의 체질이 나에게 유전될 가능성을 따지자면, 차고 넘쳤다. 얼굴만 아빠를 닮았지 키도 비슷하고 체형도 비슷하고 떡 좋아하는 식성까지 닮은 하나뿐인 딸 아니던가.
저탄수화물 식단 도전하기
도서관에 가서 여러 책을 훑은 결과 “G폭탄 식사법”(예문사 출판)이 제시하는 방법이 가장 쉬워 보였다. 저자인 조엘 펄만 박사는 면역을 높이는 식사를 제안했는데 약자로 G-BOMBS이라고 소개하고 있었다.
Green : 신선한 녹색 채소
Beans : 콩, 두부
Onions : 양파, 마늘, 파
Mushrooms : 버섯
Berries : 베리류. 스트로베리, 블루베리, 블랙베리
Seeds : 씨앗류, 견과류
G-폭탄이라고 기억하기도 쉽고 따라 하기도 쉽게 설명했지만, 이 책을 보고 저탄수화물 식단에 대해서도 처음 알게 되었고, 무엇보다 열량보다 영양소가 높은 음식으로 배를 채워야 암도 예방하고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었다. 가공 식품을 덜 먹고 건강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이지만, 이 책을 읽고서 비로소 그 상식을 실천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용기를 쉽게 낼 수 있었던 이유가 있는데, 나는 고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과 채소를 잘 먹고 간을 안 해도 잘 먹는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빵과 떡과 면류를 좋아하는 건 극복하기 어려운 단점이었다. 그럼에도 독하게 맘을 먹고서 밀가루를 안 먹고, 고기도 안 먹고, 밥도 안 먹고, 간도 안 한 채소를 먹고 요구르트와 견과류를 먹었다. 신기하게도 햄버거와 라면은 더 이상 당기지 않았다. 도서관에서 건강식, 키토식이라고 쓰여 있는 책은 다 빌려서 보고 따라 해 보려고 애를 썼다.
체중은 확실히 줄었다. 원래 날씬한 체형이 아니니 체중으로 표현하자면 7킬로 정도가 서서히 빠졌다. 달걀, 두부, 요구르트, 무가당 두유, 채소와 과일을 먹고 밀가루와 밥, 김치와 간을 한 반찬도 안 먹었다.
그런데, 내가 준비해야 하는 건 내 식사만이 아니었다. 가족들이 나처럼 식사를 하면 참 좋으련만, 가족들 먹을 식사를 먼저 준비해두고, 내 식사를 준비하니 식사 준비 시간이 두 배가 걸렸다. 나의 체중이 조금씩 주는 건 좋았으나, 내가 먹는 식단을 고수할 필요가 없는 가족들에게 나의 식단은 본인들의 식사가 아닌 그저 엄마가 먹는 밥일 뿐이었다.
우리 집 남자들은 다들 식성이 다른데, 첫째는 고기, 해산물 다 좋아하지만 매운 음식을 특히 좋아하고, 둘째는 고기는 좋아하지만 해산물, 달걀을 안 먹고, 남편은 일단 양이 적고 생선도 안 좋아하고 고기도 소고기만 조금 먹고, 국을 좋아하는 식성을 가지고 있다. 그동안에도 솔직이 각자의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나름 노력이 필요했었다. 해산물이 메인이 되면 작은 애 먹을 돈가스를 따로 준비한다든지, 떡볶이를 하면 남편 먹을 국을 따로 끓인다던지 등등. 나의 경우 매번 채소만 먹을 수는 없으니 이 책 저 책을 보면서 따라 하기 쉬운 저탄수 식단을 시도해 봤다. 메인 요리로 고기가 있어야 하고, 국이나 찌개를 준비하는 건 예전과 변함이 없는 데다, 새로운 식단을 시도해보고 내가 먹을 음식을 준비하다 보면 부엌에 있는 시간이 더 늘었었다. 피로감이 쌓였다.
그러다, 코로나로 인해 아이들이 온라인 수업을 하게 되고,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초반엔 집에서 배달 음식이나 외식 없이 세 끼를 잘 차려 먹였다. 더 큰 피로감이 쌓였다. 서서히 배달 음식도 먹게 되고, 나의 식단은 자취를 감추었다. 나는 빵과 밀가루를 다시 먹기 시작했고, 체중은 금세 도로 늘어나 77 사이즈가 되었다. 시간이 흘러 엄마도 많이 좋아지시고 하니, 건강에 대한 경각심도 조금씩 줄었다.
나에게 맞는 다이어트 방법 찾기
그렇게 1년 반의 시간이 지나 건강검진 예정 일자가 다가오니 다시 조바심이 났다. 지방간과 대사증후군 얘기가 안 나올 수 없는 체중이었다. G-BOMBS이 생각났다. 그런데, 이제는 좀 쉽게 하고 싶었다. 시간도 노력도 많이 안 드는 나만의 방법을 찾기로 했다.
아침
1. 오트밀 3스푼에 우유를 부어놓고 아몬드를 한 줌 넣고 냉동 블루베리를 한 줌 넣는다.
2. 상추, 치커리, 적근대, 양배추 등 샐러드 채소를 찢어서 생들기름을 뿌린다.
3. 조금 부족하다 싶으면 달걀 프라이나 두부 반 모를 전자레인지에 돌려 익힌다.
4. 계절 과일을 준비한다.
점심
1. 버섯과 양파를 코코넛 오일에 볶는다.
2. 냉장고에 있는 반찬을 같이 곁들인다.
3. 상추, 치커리, 적근대, 양배추 등 샐러드 채소를 찢어서 생들기름을 뿌린다.
4. 계절 과일을 준비한다.
5. 조금 부족하다 싶으면 달걀 프라이나 두부 반 모를 전자레인지에 돌려 익힌다.
저녁 전 간식
1. 플레인 요구르트에 하루 견과류를 넣는다.
2. 두유와 삶은 달걀을 준비한다.
저녁
1. 가족들의 메인 요리를 같이 먹는다.
2. 계절 과일을 준비한다.
이 식단이 나에게 가장 간편하고 먹기도 괜찮다.
이렇게 먹게 된 나름의 기준이 있다.
1. 오트밀(귀리)
일단 탄수화물은 하나도 안 먹으니 빵이나 떡에 대한 열망이 더 강해지는 거 같아서 좋은 탄수화물을 먹기로 했다. 오트밀은 혈당을 높이지 않고 영양가 좋은 탄수화물인 데다 간편하게 우유를 부어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항생제 맞은 소의 우유도 건강하게 느껴지지 않았으나, 두유를 부어먹으면 너무 맛이 없었다. 그래서 아침에 오트밀에 부어 먹는 그 정도의 우유는 먹기로 했다. 백미에 귀리와 수수, 기장을 섞어 밥을 하는데 기족들도 현미보다 낫다고 한다. 오독오독 씹히는 귀리의 식감이 좋아서 갓 한 밥을 한 숟가락 그냥 퍼먹을 때도 있다.
2. 버섯
나는 다행히 버섯을 좋아한다. 새송이 버섯과 느타리버섯과 팽이버섯을 손질해 두고 그때그때 꺼내서 양파와 함께 코코넛 오일에 볶아 먹는데 간을 안 했기 때문에 미리 해 둔 반찬이 있으면 같이 곁들여 먹는다. 콩나물이나 시금치나물, 고구마 줄기 나물이나 미역줄기 볶음, 어묵 볶음 등 냉장고에 있는 걸 같이 먹으면 간이 필요 없다. 가족들 먹을 반찬은 간이 되어 있고, 내가 만든 한식 반찬은 건강한 재료를 쓴 음식이라서 먹고 싶은 대로 먹는다. 어차피 아들들은 반찬을 잘 먹지 않는다. 내가 먹어야 없어지지. 표고버섯은 이렇게 볶아 먹을 때는 맛이 없어서 찌개 끓일 때만 넣는다.
3. 양파
나는 다행히 양파도 좋아한다. 버섯과 볶으면 따로 조리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늘 같이 먹고 있다. 양파도 미리 손질해 두고 먹고 있다. 늘 마트에서 조금씩 사다 먹던 양파이지만 이제는 쿠팡에서 5킬로 10킬로씩 사두고 먹는다. 예전에는 시어머니가 양파를 주시면 썩혀 버리는 게 반이었는데 지금은 정말 감사히 잘 먹고 있다. 조리 방법에 따른 영양가의 차이가 크게 없다는 사실을 알고서, 피클, 장아찌도 해 봤으나, 나에게는 버섯과 같이 볶아 먹는 게 가장 맛있고 손이 잘 갔다. 버섯과 양파를 항상 미리 준비해두니 찌개를 끓이거나 다른 반찬을 할 때도 손질 시간이 절약되고 금방 끝낼 수 있다.
4. 마늘, 파
따로 마늘을 조리하지 않기 때문에 반찬으로 마늘을 섭취하고 있다. 아예 반찬도 안 먹으니, 남편이나 만나는 친구들한테서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 같았는데, 그게 외국인들이 말하는 마늘 냄새인 거 같다. 반찬이나 김치를 먹으면 안 느껴진다.
5. 견과류
견과류도 여러 가지 시도해봤는데, 내 입맛은 아몬드가 가장 맞았다. 이 사이에 낀다는 단점이 있지만, 아몬드가 가장 맛있게 느껴지고 저녁 식사 준비하기 전 시장기 돌 때 먹으면 가족을 위한 저녁밥을 할 힘이 생겼다. 예전에는 내 배가 고프면 저녁밥 할 힘이 없어서 꼭 빵이나 간식을 먹곤 했었다.
다른 견과류도 먹는 게 좋을 거 같아서 여러 가지 종류가 한 봉씩 포장되어 있는 걸 사두면 플레인 요구르트에 넣어 먹을 때 좋다. 다행히 남편도 그렇게 요구르트 먹는 걸 좋아한다.
6. 블루베리
베리류를 먹으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베리는 딸기랑 블루베리인데, 계절 과일이라서 한 철만 먹을 수 있다는 게 단점이었다. 그동안 냉동 과일이랑 수입 과일은 잘 먹지 않았던 터라, 조금의 거부감이 있었다. 그러나, 국산 블루베리는 많이 비쌌고 생으로 먹을 수 있는 시기가 짧았다. 수입산 냉동 블루베리를 사서 요구르트나 오트밀에 넣어 먹는 지금은 가장 아끼는 과일이 되었다. 딸기는 그냥 생으로 먹을 수 있는 시기에 마음껏 먹고, 블루베리도 생으로 먹을 수 있을 때 최대한 많이 구입해 먹고 냉동해 두기도 한다.
7. 녹색 채소, 채소 스틱
우리 동네 하나로마트는 로컬 마켓이 있어서 신선한 상추와 각종 채소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서 참 좋다. 거의 매일 상추를 사 와서 샐러드로 먹는다. 양배추는 채 썰어두고 녹색 채소와 함께 먹거나 상추가 없을 때 먹는다. 찜기에 쪄서 쌈장이랑 먹을 때도 있다. 오이, 당근, 샐러리는 길게 썰어서 식사 때도 같이 집어 먹고, 내가 특히 좋아하는 채소는 파프리카다. 어디서 보기를 채소를 먹으면 체내 나트륨을 배출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하던데, 생파프리카를 씹을 때의 수분감과 단 맛은 간이 된 음식을 먹고 났을 때 특히 좋은데, 아마도 이런 효능이 있어서 그렇게 느껴졌나 싶다.
8. 콩, 두부
밥을 먹을 때는 항상 검은콩을 넣어 먹으니 걱정이 안 되었는데, 밥을 챙겨 먹지 않게 되니 콩은 거의 두부로 먹게 되었다. 볶은 콩도 먹어봤지만, 식감이 딱딱해서 잘 안 찾게 되고 시간이 지나면 눅눅해져서 결국은 버리게 되었다. 두부는 가족 모두 좋아하는 식재료라서 찌개나 국에 자주 넣어 먹기 때문에 내 식사로 따로 준비하지 않아도 먹게 된다. 예전엔 두부부침을 자주 했다면 요즘엔 그냥 전자레인지에 살짝 돌려 먹는다. 요즘엔 두부면이 나와서 한 번씩 국수가 생각나면 양념장에 비벼먹기도 한다.
9. 코코넛 오일, 생들기름
정제유를 줄이고 좋은 기름을 쓰려해도 가족들이 코코넛 오일 향을 싫어해서 생협 압착 콩기름이나 현미유를 쓰고 있다. 나는 향이 괜찮아서 내가 먹을 버섯 볶을 때는 코코넛 오일을 쓴다. 라드유도 사봤는데 고기를 좋아하지 않는 나는 라드유 냄새가 더 심하게 느껴져서 아이들 김치볶음밥 할 때만 쓰고 있다. MCT 오일은 사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다.
샐러드를 먹을 때 예전에는 시판 드레싱을 많이 썼었는데. 이제는 드레싱으로 생들기름이나 올리브유, 발사믹 식초를 주로 쓴다. 책이나 블로그를 보고 만들어본 드레싱도 좋았지만, 조금씩 만들어 보관하기가 쉽지 않았고, 그냥 기름만으로도 먹기에 괜찮아서 그냥 기름만 쓴다. 나는 생들기름이 가장 좋고, 아이들은 올리브유를 좋아하고, 남편은 다 싫어한다. 맨날 마트 드레싱 사달란다.
10. 고기와 염분과 동물성 지방 제한하지 않기
G-BOMBS 식사법에서는 동물성 지방도 제한하지만, 고기를 좋아하지 않는 나는 달걀과 약간의 고기는 먹는다. 다른 고지방 식단에 대한 책에서는, 지방을 굳이 제한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밥을 먹지 말고 갈비탕을 국물째 먹으라고 하더라. 탄수화물을 제한하면 저염식을 할 필요가 없다고. 간이 없는 음식을 먹기는 힘들었다. 원래 간을 세게 먹지 않는 터라 가족들 식사를 부분적으로 같이 먹기로 했다.
두부쌈장, 백종원 마파두부, 카레 등은 간을 안 한 버섯과 같이 먹으면 좋고, 김치찌개, 닭볶음탕, 불고기, 돼지고기, 오리고기, 백숙, 양념치킨, 부대찌개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요리를 할 때는 건더기만 몇 점 건져 먹는다. 나물 반찬이나 조림 반찬 등은 기존에 먹던 스타일대로 해서 먹고 싶은 대로 먹는다. 소고기 뭇국, 북엇국, 근대 된장국, 미역국 등 간을 약하게 해서 국물도 같이 먹는다. 이렇게 내 식사 따로 가족 식사 따로 준비하지 않아도 되니 식사 준비에 대한 스트레스가 줄었다. 가족들이 나의 식단대로 먹으면 더욱 편해질 텐데... 요리라고 할 것이 없으니 나의 음식들은.
식이 조절 더하기 운동 시작
어느 다이어트 법을 따른다 말하기 어려운 내 맘대로 식이법이다. 탄수화물과 염분과 고기를 제한할 때처럼 7킬로까지는 아니어도 5킬로 정도는 체중이 줄어 다시 66 사이즈다. 탄수화물을 확 끊고 저염에 저지방까지 같이 한다면 더 빠질 것도 같은데, 내가 연예인도 아니고 이 정도만 유지해도 이번 건강검진에서 대사증후군 얘기는 안 들을 거 같다.
여기에 운동까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 운동이라면 걷는 거밖에 모르는 아줌마인데, 요즘 식이 조절과 함께 스트레칭도 하고 덤벨 운동도 하기 시작했다. 체중은 줄어도 뱃살은 별로 변화가 없었는데, 뱃살도 조금 줄어들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이 생겼다. 나에게 쓰는 시간을 조금만 내면 되는데 그게 참 잘 안 된다. 66 사이즈가 된 지금부터 나는 유지어터가 되기 위해 운동도 꾸준히 해보려 한다. 내 아이들은 가족력을 걱정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말이다.
** 덧붙이는 말 **
올해 건강검진 결과가 나왔다. 식단 덕분인지 혈압과 총 콜레스테롤, LDL 콜레스테롤, HDL 콜레스테롤, 중성 지방 수치는 다 안정권에 들었다. 지방간 소견도 없었다.
다만, 체지방률은 여전히 30%가 넘는다. 지방은 빼고 근육은 늘려야 한다고.
반대로 남편은 체지방률이 20% 이지만, 총 콜레스테롤과 LDL 콜레스테롤에서 높게 나와서 고지혈증을 조심하라는 결과.
날씬하지만 밀가루를 좋아하는 남편과 날씬하진 않지만 밀가루를 멀리 한 나의 결과를 보니, 역시 식단 조절의 힘이라는 확신이 든다. 이제 나이가 있으니 날씬하더라도 신경 써서 먹지 않으면 경고가 뜬다.
하지만, 체지방률은 분명 식단 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더 엄격한 저염, 저탄수, 고단백, 저지방 식단을 고수한다면 모를까, 내가 먹는 방식으로 더 이상의 날씬함과 건강을 바란다면 욕심인 거다. 나름 분석을 해보자면, 나는 운동을 게을리했다. 컨디션이 안 좋은 날에는 집에만 머물렀고, 집에 있으면서도 스트레칭과 덤벨 운동을 가뭄에 콩 나듯이 했다. 체중이 더 늘지 않으니 뱃살의 변화 없음을 느끼면서도, 조금 더 건강한 몸 상태일 거라(식단은 열심히 했으므로) 은근 기대했었다. 하지만 역시 '뱃살'은 거짓말하지 않는구나 느꼈다.
결과는 불만족스럽지만 확실한 교훈을 또 얻고 간다. 식단에 더불어 근육 운동이 필수인 거다. 내 아이들에게 '1만 시간의 법칙' 운운하며 노력과 시간의 중요성에 대해 설교를 했지만, 정작 나 자신은 하고자 하는 일에 노력과 시간을 들이지 않고 있었다.
다가오는 2022년에는 꾸준히 운동을 해서 건강검진 결과지에, 체지방률은 줄고 근육은 늘었다는 결과가 적히길 기대해 본다.
식단 플러스 운동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