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꿈을 향해 전진! 작가가 되는 날까지 힘차게 화이팅!
지금 나의 꿈은 작가가 되는 것이다. 지금 현재의 꿈은 그렇다.
학교다닐 때는 교사가 되고 싶어서 교대에 진학하여 임용 고시 패스 후 교사가 되었고, 교사가 된 이후에는 결혼을 해야겠다 싶어 좋은 사람 소개 받아 결혼을 했다. 결혼하자마자 임신을 했고 아이를 출산했다. 그렇게 엄마가 되었고 난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1년동안 육아 휴직을 해서 아이를 키우며 그 당시 EBS방송에서 했던 육아 프로그램(제목이 생각 안 남)을 열심히 시청했고, 그 때 오은영 박사님을 처음 봤다. 아마 오은영 박사님이 처음으로 방송 활동을 시작할 때였던 걸로 기억한다. 집 근처에 있는 장난감 도서관을 찾아가 자녀 양육과 관련한 1년짜리 교육 프로그램도 참여하며 아이를 어떤 마음으로 대하고 어떻게 키워야하는지 늘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던 걸로 기억한다. 그 때 했던 작업 중에 하나가 매일 감정 일기를 쓰는 거였다. 짧게 2-3줄 정도 그 날 내 속에서 생겨난 다양한 감정을 발견하고 표현하는 연습을 했었다. 결국 자녀를 잘 키우기 전에 나를 돌보고 나를 온전히 이해하는 것이라는 걸 깨닫는 시간이었다.
그렇게 세 아아를 낳고 육아 휴직과 복직을 반복하고 7년의 시간을 보내고 첫 아이 초등학교 입학과 함께 난 학교로 복직했다. 학교의 삶은 너무 행복했다. 말도 잘 안 통하는 아이들 세 명과 지지고 볶다가 말 귀 알아듣는 아이들을 만나 '수업'이라는 걸 한다는 것 자체가 큰 행복이었다. 좋은 교사가 되고 싶다는 또 하나의 꿈이 생겼다. 그렇게 또 부단히 노력했다. 수많은 연수를 찾아 다니고, 수업 연구를 하고, 좀 더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해 끊임 없이 배웠다.
그렇게 10년이 흘렀다.
2023년, 평범하기만 했던 나의 교직 인생에 위기가 찾아왔고, 난 결국 병가를 내며 학교를 쉬어야 했다. 새로 옮긴 학교에서 만난 아이들 중 몇 명이 나에게 반항하고 공격하는 행동을 보이며 교사의 권위에 도전하는 행동을 끊임없이 해대는데 감당할 길이 없었다. 학급의 나머지 아이들은 나의 반응을 살피며 그저 관망만 하고 있었고, 그 아이들의 반항 수위를 나날이 높아져갔다. 결국 난 교권침해 신고를 하고, 학교를 쉬는 걸 선택했다. 불가피 하게 학교를 떠나며 교사로서 학생들을 책임지지 못했다는 수치심과 좌절감에 내 마음을 나날이 피폐해졌다. 너무 힘들었던 그 시간을 견딜 수 있었던 방법 중에 하나가 글쓰기였다. 몇 년 전에 계정을 만들어 조금 쓰다가 그만 두었던 브런치를 찾아 그곳에 나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쏟아 내기 시작했다. 누구한테 보여주기 위해 쓴 글이 아니라 그저 살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그렇게 쏟아 붓기 시작한지 며칠 안 되서 몇 편의 글을 완성했다. 그 때 문득 작가 신청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처음 브런치를 시작할 때는 뭘 써야할지도 모르겠고 내 글에 대한 자신감도 없어 그저 나 혼자 써 놓고 서랍에 잘 모셔두었는데 글이 몇 편 모이니 용기가 났다. 그 해 아이들을 어떻게 만났고 어떤 생활을 했었는지 결국 어떻게 되었는지 일년의 삶을 정리하는 목차를 정하고 글 몇 편을 보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작가로 선정되었다는 축하 메시지를 받았다. 꿈만 같았다. 그 때부터였던 것 같다. 진짜 작가가 되어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
그렇게 브런치에 매일같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금방 작가가 될 거라 착각했다. 브런치에서 작가 신청 했다가 여러 번 미끄러졌다는 후기를 보고 단번에 붙은 내가 뭔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구독자 수도, 조회수도 생각만큼 늘지 않았다. 그래도 글을 쓰는 행위가 내 마음을 돌보고 치유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 병가 기간 내내 도서관에서 가서 열심히 키보드를 두드렸다.
새 학기가 되어 복직 이후 다시 찾아온 행복으로 서서히 브런치에 들어오는 횟수가 줄어들긴 했지만 끊임없이 작가로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책쓰기 관련 강의도 들으며 나름대로 길을 찾아나가던 중, 브런치가 중요한 통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다시 찾아 브런치, 난 이번에는 그저 글을 발행하는 것이 아니라 연재를 해보기로 마음 먹었다. 하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학교에서 아이들이 하교한 이후, 수업 준비를 하다보면 퇴근 시간을 넘기기 일쑤였다. 퇴근 길엔 집에 가자마자 꼭 앉아서 글을 써야겠다는 다짐하고 또 다짐하지만, 집에 도착해 저녁 식사를 준비해서 먹고 치우고 나면 하루의 긴장이 풀리며 나의 휴식처, 핸드폰을 찾아 유튜브를 켜게 된다. 유튜브에서 헤어나올 길이 없다. 늦은 밤, 그대로 침대에 몸을 맡기는 날이 반복되었다. 조금씩 조금씩 꿈과 멀어지는 일상의 늪에 서서히 빠져갔다. 그러면서 자꾸 합리화하다. 이 나이에 무슨 책을 써... 그냥 교사로 살면 됐지.... 그걸로 만족해..... 끊임없이 현실에 안주하려는 나와 미래에 도전하려는 나 사이에서 갈등하지만 자꾸만 안주하려는 내가 이긴다. 이 패턴을 바꾸기 위해 아침 시간을 선택했다.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 온전히 글을 쓸 수 있는, 핸드폰을 만지기 전 그 시간, 그 시간에 글을 써보기로 마음 먹었다.
남들보다는 조금 천천히 결심하고 천천히 걸어가지만 결국 목표 지점을 도달할 것을 믿으며 난 오늘도 브런치 창을 열고 열심히 키보드를 두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