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의 트랙'에서 발견한 문장과 시선 #1
일을 시작하고 10년 정도 지나면 명확히 나아갈 길이 보일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이 길이 맞는지, 이렇게 일하는 게 맞는지와 같은 고민은 계속 되더라고요. 김나이 커리어 엑셀러레이터를 알게 된 시기도 이런 고민을 할 시기였습니다. 2020년 폴인 인사이트 인터뷰 기사에서 들려주는 이야기가 흥미롭게 느껴졌고, 그 이후 EO, EBS비즈니스리뷰, 티타임즈 등에 나와 말하는 모습을 찾아보며 생각을 많이 정리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여전히 고민은 현재진행형이지만요.
자기만의 트랙은 4000여 명 이상 직장인을 일대일 코칭한 김나이 커리어 엑셀러레이터가 '일과 커리어'에 대해 자신만의 원칙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는데요. 어떤 정답을 말해준다기보다는, 자신만의 답을 찾기 위해 깊게 고민해 볼 질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2년 전 EO 영상 소개글이 "1500명이 넘는 전문직/대기업/스타트업의 직장인들과 커리어 고민들을 함께..."인데, 2년 사이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일과 커리어'에 대한 생각이 보다 더 정리되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자의 말을 빌려온다면 '내 일을 내 언어로 말할 수 있는 사람만이 대체될 수 없는, 휩쓸리지 않는, 나아갈 힘을 가지게 되는데' 저자가 직접 증명해 나가고 있는 거겠죠.
Part 1. 현실 : 이제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이 책은 일과 회사를 고민할 때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선택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합니다. 이것은 앞서 소개한 영상에서도 반복해서 언급되는 사항이기도 한데요. 아마 이 부분을 시작점으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성장, 의미, 재미, 인간관계, 워라밸, 돈 중 현재 나에게 우리 회사에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매년 2~3월 IB가 나오고, 연봉협상 시기가 돌아오면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결과가 나올 때마다, '직장인에게 돈이 최고의 복지야!', '고작 이거 받으려고 내가 열심히 한 건가?'와 같은 이야기로 블라인드는 가득 차고, 회사 분위기는 다운됩니다. 제가 속한 회사도 올해 이 문제로 시끌시끌하고요.
커리어를 고민하는 사람들은 어떤 가치를 중요시할까요? 저자가 만나서 인터뷰해 보면 회사의 리더일수록 '우리 구성원들은 돈과 워라밸을 꼽았을 것 같다'라고 추측하지만 실제로는 1위 성장, 2위 재미, 3위 의미를 택하는 구성원들이 절대적으로 많다고 해요. 성장과 재미, 의미를 택한 사람들은 그 단어를 아래와 같이 정의한다고 합니다.
이 회사의 비전과 의미가 나의 가치관가 비슷한가
나는 이 회사에 들어오기 전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었는가
나는 회사에서 일을 통해 주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문제를 공유하고 조언을 구할 수 있는 분위기에서 일하고 있는가
내가 하는 일이 개인능력의 향상을 가져오며, 회사에도 기여한다고 생각하는가?
결국 나의 기준을 찾아야 하고, 나를 잘 알아야 합니다. 아마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일 거예요. 한 번쯤 고민도 해봤을 거고요. 물론 각자 생각하는 게 다를 수 있습니다. 삶의 가치관, 일에 대한 태도는 결국 '나'가 출발점이니까요. 깊게 고민해 보고 자신만의 정의를 내려보면 조금 더 명확해질 거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일이라는 주제를 놓고 이야기하면 그 입장과 상황도 다양합니다. 그럼에도 개인이든 회사든 해결책을 나서는 출발점은 하나입니다. '나는, 조직의 구성원은 일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인가.'
Part 2. 원칙 : 일을 투자처럼
시간은 잘도 흘러갑니다. 엊그제 새해 계획을 세운 것 같은데 정신 차려 보면 연말평가를 올리고 있고 '1년 사이 나는 뭐 했나? 의미가 있었나' 고민하다 보면 또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고요. 똑같은 '1년'의 시간이 누군가에게는 성장의 시기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정체와 퇴보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는 저자는 이 '1년'이라는 시간의 가치에 대해 깊게 고민해 보기를 권합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1년 정도 더 하면, 내년 이맘때쯤 무엇이 달라져 있을까요?
1년 뒤 내일의 기대수익률은 얼마일까요?
주식과 코인에 대해서는 수익률 분석하거나 자신만의 투자원칙을 세우고 열심히 설명하는 동료가 있는데요, 막상 '일'에 대해서는 명확한 기준과 분석 없이 그냥 하던 대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루 24시간, 일 년 365일 중 일을 위해 보내는 시간이 훨씬 많을 텐데 말이죠.
“그 일을 1년쯤 더 하면 1년 뒤 A님은 어떻게 달라져 있을 것 같나요? 나이 한 살 더 먹고 물가상승률만큼 연봉이 약간 오를까 말까 하는 것 말고, 어떤 일 자산이 쌓여 있을까요? 지금과 다른 ‘기회’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요?” 1년이라는 시간을 제한해 나의 일을 돌아본다면, 그 시간 ‘투자’가 괜찮은 투자인지 판단할 수 있거든요. 이 일을 그만해야 할지 계속해야 할지 고민하는 핵심에 ‘성장’이 있다면 이 질문이 특히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투자의 관점에서 지금으로부터 1년 후 나의 일 자산은 무엇일지 생각해 보세요. ‘1년 전의 나보다 지금의 내가 더 나아졌는지’ 돌아보는 것도 힌트가 될 수 있습니다. 이 질문에 많은 직장인들이 회사에서 마주하는 상사를 떠올리며 고민에 빠지기도 하더라고요. 이 일을 계속하면서 팀장이 되고, 임원이 되는 것이 자신이 원하는 길인지 생각해 봐도 좋습니다
이런 일의 원칙을 세울 때, 그리고 어떤 선택을 할 때 중요한 건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나'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이기는 싸움의 중심은 언제나 나여야 한다는 거죠. 이런 관점은 이 책 전반에 유지됩니다. 책 제목이 '자기만의 트랙'인 것도 결국 '나'를 주인공으로 모든 선택을 이어나가야 한다는 부분을 강조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일을 그만둘지 계속할지 결정할 때, 지금까지 이야기한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질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내 마음'입니다. 아무리 이성적으로 따저보고 또 따져봐도 마음이 파라주지 않는 일들이 있잖아요. 머리로는 아니라고 하는데 자꾸 마음이 가는 일이 있고요. 어떤 논리와 이성으로도 못 이기는 일이 있고, 노력해서 안 되는 일이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제가 그랬거든요. 아무리 남들 눈에 좋아도 내가 하기 싫은 일이 있고, 노력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핑계든, 정신승리든, 비논리적이든, 허무맹랑하든 '내 마음이 그렇다면 그 마음을 따라주세요. 그 마음이 힘을 받을 수 있는 현실은 분명 존재합니다. 나를 갚아먹으면서까지, 버티고 참아내려 애쓸 필요 없어요. 지금 그 회사에서 나와도 안 죽어요. 회사가 별것인가요. 돈은 어떻게든 벌 수 있습니다. 이기는 싸움을 하세요. 이기려면 누가 뭐라든 제일 소중한 사람은 나 자신이고, 언제든 내가 먼저입니다.
남들이 정해준 대로, 조언해주는 길을 따라 걷는 삶과 '자기만의 트랙'을 만들며 일을 해나가는 삶은 결과도, 의미도 다르겠죠. 100세 시대에 우리는 몇 살까지 일을 하며 살게 될까요? 지금부터라도 여러 질문에 고민하고 자기만의 답을 내리면서 커리어 트랙을 만들어 간다면, 1년 후 그리고 10년 후는 남들과는 다른 삶을 살게 될 겁니다. 꼭 다르게 살아야해? 라고 반문 한다면, 뭐, 그건 각자의 선택인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