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단편선(4)
#여행요약
아내와 함께 2주간 이탈리아를 다녀왔다. 밀라노, 볼차노, 피렌체, 로마를 거쳤으며 피렌체에서는 토스카나 투어, 우피치미술관 투어, 로마에서는 바티칸 투어를 이용했다. 숙소는 모두 에어비앤비를 통해 구한 가정집에서 묵었으며 도시 간 이동은 기차, 도시 내 이동은 도보, 지하철, 버스 등을 이용하였다. 대부분의 날씨는 화창하고 더웠다. 하루 평균 1만 8천보를 걸었다.
#고양이
로마의 판테온과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Largo di Torre Argentina 에서는 줄리어스 시저의 암살 장소로 알려진 폐허가 된 유적지와 이곳에서 살고 있는 여러 고양이를 볼 수 있다. Torre Argentina Cat Sanctuary 라는 비영리단체가 유기묘를 관리하며 운영하고 있는데, 장소의 분위기와 고양이들의 모습이 매우 이색적이다.
사전 예매를 해야 유적지 안을 들어갈 수 있어서 주변에서만 바라보았다. 유적지의 규모가 아주 크지 않기 때문에 한 바퀴 둘러보며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고양이를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우리 부부의 경우에는 3박 4일의 로마 일정 동안 세 번 방문했다. 유기묘들이어서 그런지 크고 작은 상처가 있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상당히 좋은 관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오는 모습으로 친근감을 표현한다.
폐허가 된 역사적인 유적지에 고양이라는 생소한 소재를 융합하는 모습은 예상치 못한 도시 내 작은 콘텍스트를 만들어 내는 과감함이 느껴짐과 동시에, 발에 치일 만큼 넘치는 유적지에 대한 사치를 뽐내는 로마의 자신감도 다가온다. 조금 건방져 보인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