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인의 일상

오늘도, 서점으로 출근합니다.^^

by 크리스티나

서점에서 책 읽을 수도 있고 좋으시겠어요,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듣게 되더군요. 그런데요,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는 것과는 다르게 서점직원은 근무시간 중에 독서를 하는 게 아니라 일을 해야한답니다. 당연하게도 말이죠. ^^


급여를 받고 하는 노동이니 책을 판매하는 것과 관련된 여러 업무를 처리해야하는거죠. 질문을 받았을 때 처음에는 의아했어요. 왜 저렇게 생각을 하시는건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거든요. 아마 고객님들은 책에 둘러싸여 생활하는 직원의 모습을 접하시다보니 저렇게 생각하시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서점직원은 도서 주문부터 입고처리, 진열, 매장청결, 판매, 반품.. 등등 해야할 일이 많거든요. 책이 들어온다고해서 그대로 팔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선별해서 주문도 넣어야하구요. 의류나 화장품 등을 취급하는 매장에서 하는 일과 기본적으로는 돌아가는 룰이 비슷한데 다만 책을 다루다보니 작가나 책에 대한 정보도 알고 있어야하구요. 인기작가의 신간 출간 소식도 빠르게 확인해야 하고 반품기한도 놓치지 않고 처리해야 매장에 손해가 없지요. 사무직에 비해 몸을 많이 움직이는 측면이 있지만 신경도 많이 써야 하는 일이죠.

이제 제 소개를 좀 할까요.^^ 저는 지방의 소도시에 위치한 오래된 서점에 근무하는 서점인입니다. 이곳에서 일한지 이제 2년이 다 되어가는, 아직 신참내기입니다. 서울에서 다른 업종에 오래 종사하다가 코로나 시기에 귀향을 했어요. 사는곳은 저의 고향이기도 한 인근 K시의 작은읍이예요. 거의 매일 K시에서 이 도시로 건너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노동과 마찬가지로 서점에서 일하는 것도 나름의 애환이 있고 사람의 마음이다보니 괴로움이 더 크게 다가올 때가 많은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방 문을 열 때 코끝에 훅!하고 끼쳐오는 책냄새때문에, 오늘도 서점인으로 살고 있습니다.


어린시절의 꿈이었던 한적한 마을의 작은 책방 주인장으로 사는 삶과는 거리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책이 가득 들어찬 공간에서 일하는 서점인으로서의 일상도 괜찮습니다. 동경하던 삶과 꼭 같지는 않아도 비슷한 거리에 온 것으로도 감사하고 어쩌면 지금보다 더 늦은 나이에 꿈을 이룰 수도 있으리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거든요.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게 세상사지만 간절한 소망의 씨앗은 때가 되면 싹이 나고 꽃을 피우기도 하는 것을 주변에서 많이 보기도 하거든요. 원했던 것보다 더 절실한 시기에 말이예요.


기대감으로 설레었던 첫 출근, 그리고 당연히 따라왔던 실망감과 어긋남을 지나 담담한 일상을 살고 있는 요즘입니다. 그 모든 것들을 통과한 끝에 이르게 될 능숙함이 가져다줄 편안함을 상상하며 오늘도 출근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