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되자

달리기에서 깨달은 행복의 조건

by 자기계발덕후

최근 건강을 위해 일주일에 두 번 5km 정도를 달리고 있다. 처음에는 달리기만 해도 기분이 좋았다. 퇴근 후에 운동을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이를 기록하면서부터 모든 게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했다.


스마트워치를 통해 5km 뛰는데 몇 분이 걸렸는지, 1km당 평균 페이스가 어떻게 되는지 측정하였다. 처음에는 1km당 6분 중반정도 나왔다. 하지만 계속해서 달리니 기록이 점차 단축되었다. 기록이 단축되는 게 보이니 점차 무리하기 시작했다.


심장이 터질 것 같은 날도 참고 뛰었다. 기록이 잘 나온 날은 뿌듯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기록이 나오지 않은 날은 다 뛰고 나서도 별로 기쁘지 않았다. 건강을 위해 시작한 달리기였지만 어느 순간부터 모든 신경이 기록을 단축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결국 평균 페이스가 6분 안쪽으로 들어왔지만 더 이상 달리기가 즐겁지 않았다. 달리기가 단순히 기록 단축을 위한 행위로 전락했다.


KakaoTalk_Photo_2025-05-24-12-35-20 002jpeg.jpeg 6분 이내의 평균 페이스


이는 모두 수치화된 기록에 대한 집착 때문이었다. 달리기란 행위에 대한 결과가 수치화되어서 나오니, 누가 뭐라고 한 것도 아닌데, 혼자 이를 개선하기 위해 몰입하게 되면서 달리기라는 본질 대신 수치에 집착한 것이다.


수치화가 잘못된 건 아니다. 수치화는 현재의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기업에서도 사람 및 부서의 성과를 평가하기 위해 예전부터 KPI(Key Performance Index)를 만들어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서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은 해당 수치에만 지나치게 집착하게 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모든 것을 전부 수치화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이를 무시한 채 그저 수치화된 데이터에만 집착하게 된다면 본질을 놓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병원에서 의사들의 성과를 수치화해서 평가하기 위해 "환자 수 대비 진료시간"이나 "처방건수" 같은 지표를 KPI로 설정했다고 하자.


이 지표만을 가지고 성과를 평가하니, 일부 의사들이 환자를 빨리빨리 진료하고 시간당 환자 수를 늘리려고 하거나, 불필요한 약이나 검사를 많이 처방해 수치를 높이려 할 수 있다. 수치로만 본다면 이는 전혀 문제가 될 일이 없는 행동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결국 진료의 질이 떨어지고, 환자 만족도는 낮아지며 병원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할 수 있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인생을 살아가며 이를 평가하는 여러 가지 수치들을 만나게 된다. 대표적인 게 직장에서 받는 연봉, 살고 있는 집의 값, 타고 있는 자동차 등이다. 해당 수치가 높으면 잘 사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인생에는 인간관계, 행복감 등 수치화할 수 없는 소중한 가치들이 분명 존재한다. 이를 무시한 채 수치에만 집중하면 위의 병원의 사례에서처럼 수치는 잘 나오지만 실제 인생은 제대로 살아가지 못할 수도 있다.


달리기에서 수치를 잊어보기로 했다. 여유를 가지고 달리는 행위 자체를 즐겨보기로 했다. 그러자 그동안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길가에 피어있는 꽃들이 보였다. 꽃들의 냄새가 느껴졌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여유로운 모습이 보였다. 선선한 바람이 느껴졌다. 같은 5km를 뛰었지만 이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다채로운 세상을 느낄 수 있었다.


KakaoTalk_Photo_2025-05-24-12-35-20 003jpeg.jpeg 여유를 가지니 보이는 풍경


인생도 달리기와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측정하기 쉬운 수치에 매몰된다면, 인생의 다채로운 측면을 즐기지 못한다. 그저 나은 수치만 가지고 나은 인생이라 생각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저 수치가 다인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거다. 인생에 있어서 여유를 가지고 과정 자체를 즐기려 한다. 과거도 미래도 아닌 지금 현재를 충실히 살아가며 인생이 주는 다채로운 측면들을 즐길 수 있는 삶을 살아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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