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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사유 Feb 24. 2023

텔레비전의 이분법

이분법으로써의 선동

생각을 움직여 다른 꿈을 꾸다, 동상이몽(動想異夢) 매거진은 저자 커피사유가 바라본 세상에 대한 시각을 담는 공간입니다.

 더 많은 생각들을 만나보고 싶으시다면, 저자의 블로그를 방문해 주세요.




#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체포동의안 국회 보고를 하루 앞둔 23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법치의 탈을 쓴 사법사냥이 일상화되어 가는 폭력의 시대”라며 윤석열 정부와 검찰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한 시간 넘게 검찰의 영장청구서 내용을 반박하며 결백함을 호소했다.

임재우, 〈이재명 “사법사냥… 수갑 찬 나를 보여주고 싶은 윤석열 정권”〉, 한겨레, 2023. 2. 24. 


대통령실이 30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추가 주가조작 의혹을 제기한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공지를 통해 “김 대변인이 주장한 ‘우리기술’ 종목이 ‘작전주’라는 근거가 전혀 없다”며 김 의원 고발 방침을 밝혔다. 이어 대통령실 담당 행정관은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장을 냈다.

김미나 · 심우삼, 〈대통령실, 김건희 여사 ‘추가 주가조작’ 의혹 제기 김의겸 의원 고발〉, 한겨레, 2023. 1. 31. 中




#2.


텔레비전을 킨다. 드라마가 흘러나온다. 배우는 늘 그렇듯 또 뺨을 맞는다. 채널을 돌린다. 뉴스가 흘러나온다. 마찬가지다. 텔레비전을 끈다.


새로울 것이 없다. 마치 한 편의 식상한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오래전부터 이어진 갈등은 오늘도 그 양상이 바뀌지 않는다. 흔한 아침 드라마가 그 자신의 클리셰를 벗어나지 못하듯, 현실 또한 궤도를 벗어나지 않는다.


같은 전개가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필히 그러한 전개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기 때문이리라. 오래전부터 일일 연속극을 기획해 온 이들은 이미 어떻게 하면 대중들을 자신들의 연속극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이다. 선한 자는 누구이며 악한 자는 누구인가 하는 그 지루한 역사가 반복되는 이유란 곧, 대중들이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진정함은 오래전에 죽었다. 대중을 현혹시킬 수 있는 것은 되풀이되는 염불이다. 오래전부터 텔레비전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 이들은 이것을 단 한 순간도 놓친 적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매일 같은 전개로 이루어진 극을 대중에게 텔레비전으로 선사하는 것이다. 극 중 인물들은 자신은 선이며 대립하는 이들이야말로 악이라고 주장한다. 대중들은 그러한 선과 악의 이분법적인 대립법에 열광한다. 그렇게 사람들은 둘로 갈라진다. 어느 쪽이 선이냐, 어느 쪽이 악이냐 하는 그런 문제를 두고서.


텔레비전을 킨다. 뉴스가 흘러나온다. 정치인들은 늘 그렇듯 또 나는 결백하오, 이것은 저쪽의 거짓말이라 소리친다. 채널을 돌린다. 드라마가 흘러나온다. 텔레비전을 끈다.


나는 한숨을 쉰다. 텔레비전의 이분법은 현실을 제대로 비춘 적이 없다. 현실은 여러 측면을 가지고 있는 법이어서, 여러 각도에서 비추어보지 않으면 그 진상이 제대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중들은 여전히 텔레비전의 이분법에 열광한다.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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