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을 막는 주문

이 물건이 필요해?

by 마드리

주말이면 스타필드로 놀러 가는 게 우리 부부의 즐거움이다.

스타필드에는 쇼핑에 관한 대부분의 것이 다 있어서 먹고, 즐기고, 구경하고 모든 게 다 되는 공간이라 날이 더우면 더우니까 가고, 날이 추우면 추우니까 가는 우리 부부의 놀이터 같은 곳이다.


하지만 스타필드는 대형 쇼핑몰이다 보니까 많은 유혹들이 쏟아진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옷 브랜드들도 다 있어서 지나가면서 곁눈질만 해봐도 신상이 눈에 들어오면서

'잠깐 들어가서 구경만 해볼까?'라는 유혹이 들지만 나는 나를 너무 잘 알고 있다.

나는 유혹에 약한 사람이다.(전에는 자기 객관화가 안 돼서 나는 의지가 강해서 무엇이든 내가 결심하면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그렇지 않다는 걸 알고 있다. 유혹 앞에 내 마음은 종이인형~ 팔랑, 팔랑)

이런 사람에게는 최대한 유혹되는 것들의 원천차단이 필요하다. 시선을 돌리고 재빨리 걸어간다.


데카트론은 대부분의 스포츠 용품이 다 있는 곳으로 남편의 주 관심 매장이다.

새로운 러닝 용품은 뭐가 나왔을까, 추워지는데 러닝 방한 용품을 사야 되지 않을까..(추워지면 헬스장을 가는데.. 그래도 보게 된다. 사야만 할 것 같다.)

러닝 용품은 일상복만큼 내 관심을 끌지는 않아서 신상이 나왔어도 유혹에 빠지지 않는다.

그렇게 아무것도 사지 않고 잘 넘기고 있는데 계산대 옆 할인코너를 발견한 남편이 양말을 두 개 들고 왔다.


'양말은 괜찮지 않아??? ' 생각지도 못한 남편의 유혹이 시작된다.

옷, 신발, 액세서리 쇼핑금지령에 양말은 괜찮은 걸까?? 일단 양말은 많으니까 단호히 거절한다!

휴... 쇼핑 유혹을 이겨내며 잘하고 있어!!!


하지만 또 하나의 위기가 남았다. 무. 인. 양. 품.

무인양품의 단정한 디자인을 보면 무언가 하나씩 사고 싶어진다.

심플한 크로스백을 보니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일할 때 핸드폰이랑 필기구 정도만 딱 넣어 다니는 가벼운 가방이 필요하잖아. 이게 딱이지?'

이젠 스스로가 유혹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가장 강력한 유혹이다.)


가방을 들고 계속 만지작 거리고 있으니 남편이 물어본다.

"그거 필요해?"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든다!!! 필요하냐고?

아니 필요한 게 아니고 갖고 싶은 거라고...

필요한 거냐고 물어보면 살 수 있는 게 없다.

왜냐고? 난 이미 대부분의 물건이 있으니까.

어떤 물건이 없어서 필요해서 사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까...


명상하다 졸고 있었는데 죽비로 한 대 맞고 깨어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렇게 오늘도 쇼핑의 유혹을 물리 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