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주는 선물'은 이제 그만!

진정 나를 위한 '나에게 주는 선물'은?

by 마드리

'나에게 주는 선물'이란 말은 듣는 것만으로도 따듯하고, 뿌듯하고, 내가 나를 소중히 생각하는 것 같다. 이 얼마나 좋은 말인가.


그동안 나는 '나에게 주는 선물'이 후했던 것 같다.

날이 좋으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으면 좋지 않으니까 같은 시시콜콜한 이유를 댈 수 있었다.


올해 쇼핑금지령을 내리기 전까지 '나에게 주는 선물'을 떠올려보면 꽤 자주였던 것 같다.


ㅇ 명절이니까: 명절에는 새 옷을 입어줘야지

ㅇ 생일이니까: 이건 당연한 거잖아! 내 생일을 나도 축하해 줘야지~

ㅇ 직장에서 중요한 발표가 있으니까: 발표는 자신감. 자신감은? 발표에 딱 맞는 정장에서 나오지!

ㅇ 직장에서 큰 행사를 마치고 나서: 고생 많이 한 나 자신! 축하해!!!

ㅇ 일이 힘들고 우울할 때: 힘들었지? 우울하지? 직장 생활한다고 고생이 많아... 그럼 그럼 고생한 나에게 선물을 줘야지....


남편과 TV를 보다가 홈쇼핑 채널이 나왔다.

가끔 살만한 게 있나 보기도 하는데 그날은 반짝반짝 빛나는 영롱한 귀금속을 판매하는 방송이었던 거 같은데 쇼호스트는 이런 말을 했다.


"이런 귀한 제품은 요즘 고생한 나에게 주는 선물로 나 자신에게 선물하면 딱 좋지 않겠냐고."(나에게 하는 맞춤 마케팅 같았는데. 이런 생각하는 사람이 나 말고도 많은 거겠지?)


그 이야길 듣고 있던 남편은 "왜들 그렇게 자기 자신에게 선물을 하는 거야"라고 물었다.


TV에다 대고 하는 말처럼 하고선 나 들으라고 하는 말인가? 순간 심히 찔리는 마음이었다.


생각해 보면 남편말도 이해가 간다. 나는 그동안 뭘 그렇게 '나에게 주는 선물'을 많이 했을까?

그게 진짜 선물이었을까?


아니, 나는 나의 솔직한 마음을 이제는 안다.

쇼핑을 하고 싶은데 그냥 사는 건 왠지 죄책감이 드니까.(옷이 많은데도 자꾸 새 옷을 사는 나 자신이 스스로도 별로였나 보다)

그 죄책감을 조금이라도 내려놓고자 예쁜 포장을 한 것 같다.


쇼핑금지령 24일째! 이젠 '나에게 주는 선물'은 없다.

아니다. 나는 나에게 최고의 선물을 매일 주고 있다!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시간을 많이 쓰는 것도 아니다.


내가 나에게 한 최고의 선물은

"1년간의 쇼핑금지령(옷, 신발, 액세서리)"이 아닐까?

매거진의 이전글쇼핑을 막는 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