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금지령, 그 후 한 달

쇼핑금지령 성공? 실패??

by 마드리

한 달이 지났다.

길고도 길었던 한 달. 기다리고 기다렸던 한 달.

하지만 나의 쇼핑금지령의 목표는 1년!

이제 1/12이 지났다. 이렇게 생각하니 아직도 너무 먼 미래 같지만 '시작이 반이다'라는 좋은 속담으로 막막한 마음을 위로해 본다.


10월 8일, 즐거운 추석 연휴 기간에 책 한 권(나는 쇼핑중독자였습니다.)으로 시작된 느닷없는 쇼핑금지령으로나에게는 많은 변화가 있는 한달이었다.


모든 중독을 끊어내기 위한 과정은 모두 다 비슷하지 않을까.

처음은 너무나 시간이 안 갔다. '이제 겨우 3일이 지난 거라고?', '아직도 1주일 밖에 지나지 않았다니...'

매번 달력을 보며 이런 생각들을 했다. 다른 때는 쌩쌩 잘만 가던 시간이 참 길게도 버티는 거 같았다.

그래도 꾸역꾸역 한 달이 지났다!


어떤 중독이든 중독을 끊어내기 위해서는 중독된 것에 노출되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해서 쇼핑에 관련된 것들을 보지 않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저녁에 밥을 먹고 나면 시간이 남았다.

그 남는 시간에 브런치를 보고,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시간을 가졌다.

나름 더 건강하고 담백한 생활을 해나간 것 같다.


그렇다고 위에 쓴 것처럼 마냥 평온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나의 쇼핑트리거는 매주 일요일 저녁마다 찾아왔고, 저번주 저녁엔 큰 위기가 왔다.


우연히 보게 된 홈쇼핑!!! 그것도 내가 좋아하는 옷~

겨울을 맞이한 후드 니트가 세 개 세트.(나는 마음에 드는 디자인의 옷을 색깔별로 사는 걸 좋아한다.)

내가 평소에 좋아하던 스타일이라 더 큰 충동이 날 유혹했다.

사지 못한다는 생각에 스트레스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이제 그만하고, 브런치에도 실패했다 쓰고 다음 달부터 또 이어가면 되지 않을까?' 너무나 달콤한 회유가 쏟아졌다. 정말이지 깜빡 속아 넘어갈 뻔했다.


정신 차리고 옷장을 열었다. 똑같지는 않지만 후드 니트 스타일 같은 옷이 이미 2개나 있었다.

회색 후드 집업니트, 검은색 후드니트...


나는 아직도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중독에 취약한 사람이구나 인정하고 유혹되는 상황을 멀리하는 것으로 쇼핑금지령에 대한 약속을 지켜보려 한다.


아마도 나는 "쇼핑금지령(옷, 신발, 액세서리) 1년"을 브런치에 공표하지 않았다면 이미 고통스러웠던 처음 며칠만에 조용히 나 자신과 타협하고 유혹이 넘치는 쇼핑몰에서 도파민을 찾아 쇼핑을 하고 있지 않았을까.


한 달의 후기, 아직 나는 나와의 약속, 브런치에서 내 글을 읽어주는 분들과의 약속을 지켜내고 있다.


이번 달 나를 위한 지출은 '2026년 업무용 다이어리(10,780원)' 단 하나였다.


필요하지도 않은 걸 내 욕구인지, 만들어진 욕구인지 알지도 못한 채 정신없이 물건을 사는 삶 말고,

내게 진짜 필요한 걸 사는 삶을 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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