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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고미 Feb 07. 2024

오늘의_연결

경험과 사람과 일 사이 연결고리


어제 축구를 보겠다고 급하게 글을 마무리하고는

일하느라 정작 전반은 아예 못 보고, 후반은…

여러 가지로 아쉬운 경기였다.


덕분인지 잠이 잘 안 와서 뒤척이다가

마무리 못한 일이 또 생각나 오늘 아침엔 강제 미라클 모닝을 하게 됐다. 피곤하긴 하지만 나쁘지 않은 하루의 시작!


블로그에도 어제 다녀온 데스커라운지에 대해 남겨두었는데 블로그는 디자인 작업물을 올리는 공간이라 그런지 정보나 사실에 대한 거에 포커스를 맞춰서 글을 쓰게 되는 게 어딘지 아쉽다.

내 생각과 감정, 나만의 스토리를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일이 여전히 어색하고 어렵다.


말도 안 되게 그 포스팅을 쓰느라 2시간이 넘게 걸렸는데… 그냥 다녀온 감상을 느낀 대로 쓰면 될 것을

여기를 누가 왜 만들었는지, 트루스가 뭔데?! 하고 들어가 보니 윤소정님이 대표이시고! -그래서 일하는 공간에 그분과 숭님의 책상이 있는 방이 따로 있었구나-

교육회사라는 트루스가 만든 곳이 언젠가 한번은 가봐야지 싶었던 뷰클런즈랑 스웨덴피크닉이네.


이렇게 연결, 연결되어 일촌 파도타기 하는 것처럼 넘어가다보니 글을 쓰기 시작하는 것 부터가 오래 걸렸다.



어제 데스커라운지에서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분들과 약간의 스몰톡을 할 수 있게 만들어 놓은 프로그램에 참야해서 뽑은 메세지 카드인데

‘해야하는 일보다 하지말아야 할일을 정리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라는 말이 오늘에서야 와닿는다.


집중해서 먼저 끝내야 할 이외의 것들은

정리하거나 우선 순위를 뒤로 미뤄둘 것!




다시 연결 이야기로 돌아와서


‘가치 있게 일하는 사람들의 연결고리’가

이곳의 슬로건인데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부터

다른 공기가 느껴진다.


친근하게 이름을 부르며 인사를 건네주시던 커넥터 분들은 이 공간을 오픈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참여하셨던 분들이라 그런지 여기서 일하는 사람이라기 보다, 일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일을 더 잘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만든 이 공간과 닮은 사람이라고 생각됐다.

서비스적으로 친절한게 아닌, 이곳의 스토리와 그분들의 고민 끝에 만들어진 작은 요소들까지 진심으로전달해주시려는 성심과 성의.


그게 첫번째 나를 설레게 하는 포인트였다.



앉고싶은 자리를 맡아두고 다시 데스크로 가면

Work mood와 woker’s journey를 선택할 수 있는데 오늘 내가 포커스 맞춰 일하고 싶은 키워드와

내 업력에 따른 선택을 하면 거기에 맞는 메세지 카드를 준다.



나는 DO ACTION(추진, 실행력)과 3-5년차 LEARN을 골랐는데 거기에 맞는 짧막한 문장들이 공감과 좋은 자극이 됐다.


‘오늘 해야 할 목록을 짧게 줄이자.

긴 목록은 죄책감만 만든다.‘

- 내가 월요일날 느꼈던 찜찜함, 죄책감과 연결되는 부분.



그 카드앞면에 쓰여진 문장들을 모으면 내가 고른 키워드 들이 연결되어 데스커라운지에 도달한다.

사무 가구회사인 데스커가 본인들의 제품만을 전시해서 보여주는 쇼룸이 아닌, 그 가구를 사용하는 ‘사람’에 포커스를 맞춰 고객경험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 느껴졌다.


저 스토리와 키워드, 문장 하나하나 뽑아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아이디어가 모였을까?

디자인 초안 작업을 할 때도 방대한 레퍼런스를 모으고, 방향성을 잡고, 점점 구체화 시켜 나갈 때.

그 과정이 제일 괴롭고 막막할 때도 많지만 브레인스토밍을 거쳐 점점 아이데이션을 발전시키고 어느순간 의도하고자 하는 바와 디자인이 탁! 맞아 떨어졌을 때 오는 희열과 비슷한 경험하셨겠구나 싶다.

- 이 감정은 어젠 못느꼈는데 오늘 사진을 보면서 글을 다시 쓰다보니 깨닫게 되었네.


이 공간은 곳곳이 그런 아이디어에서 시작한 요소들로 배치되어 있었다.



일에 경력에 따라 서랍을 나눠둔 이 공간은

경력=work journey라고 표현해 여정에 따라 필요한 메세지를 글과 사물, 여러가지 요소들로 표현했다.



마치 주제에 맞는 책이 큐레이션 된 것 처럼

서랍을 한줄 한줄 열때마다 책의 요약 본을 보는 것 같았다. 예전에 하던일과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이 이어지는 부분도 있고 또 완전 다른 것도 있기 때문에 지금 현재 상태로서의 일에 대한 깊은 울림보다 메세지를 풀어가는 방식이 인상 깊게 남았다.



안쪽 공간에는 이 공간을 찾아 올 사람이라면

공감할만한, 또는 도움이 될만한 책들이 큐레이션 되어 있었다.


자유롭에 가져다 읽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책속의 문장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자유롭게 나눌 수있도록 도구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형광펜, 포스트잇, 인덱스, 마스킹테이프 등 취향껏

골라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남겨둘 수 있는데 구경에 너무 많은 시간을 뺏기는 것 같아 책 부분을 자세히 돌아보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다시 가야할 이유 적립!




데스커라운지의 일 할 수 있는 공간은

내가 앉았던 도서관 스타일의 개방형 책상과

사람들이 꽉꽉 자리잡고 있어서 사진은 못찍었지만

책상과 의자의 높낮이를 내 몸에 맞게 조절하고

파티션도 있어서 독서실 느낌이 나는 모션데스크 공간, 그리고 woker’s room이라고 해서 이곳을 총괄한 윤소정님과 숭님의 책상을 옮겨놓은 공간까지

3파트로 나누어져 있는데 여기는 둘이 같이 일 할 수 있고, 소정님 숭님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아서인지

예약이 오픈되자마자 바로 차는 것 같다.



어제까지는 소정님을 잘 몰랐어서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오늘 블로그 포스팅을 하면서 삶의 이야기와 철학이 궁금해진 분이라 책상이 어떤 걸로 차 있을지 호기심이 생기네. 이것 또한 예상치 못한 연결고리일까?!





빅데스크가 있는 벽을 따라서는

Worker to letter라는 선후배간에 편지가 있다.


일이나 진로, 삶에 대한 방향 등에 대해 고민이나

고충담은 편지를 후배가 쓰면 경력, 경험, 업종 등

어딘가 연결되어 있는 선배가 써준 답장이 남겨있다.



서로 잘 모르는 사람들이 주고 받은 -펜팔 느낌의-편지를 보면서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

일에 대해 잘해내고 싶어 크고 작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의 마음과 상황이 비슷하게 연결되고 있는 것 같아 공감되는 부분도 많았고 나보다 더 치열하게 고민의 시간을 지나왔던 분들의 깨달음도 느낄 수 있었다.



그 중 마음을 울리다 못해 진짜 눈물이 왈칵 날뻔했던 응원대장 올리부-메타의 서은아 상무님의 편지는 워킹맘의 고민에 대한 답장이었는데

난 공통점이나 공감대가 없는 영역임에도 불구하고,누군가 나를 위해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을까 이런 저런 경험들을 골라 진심 다해 써준게 느껴져서 주책스럽에 눈물이 찔끔 날뻔했다.

난 슬픈 영화보면서는 잘 안우는 편인데(에잇! 저거 다 영화니까 가능한 얘기지라고 괜히 이성적으로 생각함) 현실의 감동은 내 의지와 상관 없이 감성에 빠질 수 밖에 없나보다.


다행스럽게도 나중에 네트워킹을 하며 얘기 들어보니 나처럼 특히 이 곳에 멈춰서서 훌쩍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다고해서, 타이밍상 나도 그랬다고 얘기하지 못했지만 어쩐지 위안이 됐다.



편지의 내용을 음성으로도 들을 수 있는데

이걸 들었으면 진짜 훌쩍훌쩍 했으려나..


이것도 못들어 봤으니 다시 방문할 이유 하나 더 추가!




위에 전시되어 있는 공간은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보이지 않는 연결로 이어져 있다면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분들과의 낯설지만 약간의 공유는 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세번의 타임이 준비되어 있다.



3개 중 한개만 선택할 수 있어서 난 오후 2시 Refresh Time(일상의 인사이트)에 참여했다.


그냥 일이나 할까 잠깐 망설였지만

여기까지 일부러 시간내서 왔고, 하도 혼자 일하는 시간이 많다보니 낯선사람들과의 대화도 신선한 경험이 될 것 같아서 신청했다.


난 원래도 i가 90%이상 나오는 모태 i인데 프리랜서가 된 후 혼자 일하면서 점점 더 혼자만의 세상에

고립되고 사회성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때쯤 다시해본 mbti 검사는 i가 거의 99%여서 흠칫 놀랐지.

이제 그 단계를 넘어서 낯을 가릴지언정 사람과의 대화가, 대화에서 오는 새로운 경험들을 느끼고 싶은 상태였다.


라운지 같은 공간에 하나 둘 들어와

‘혹시..2시 타임??‘ (때문에 모이신거 맞나요)

하는 눈빛으로  6명이 모여 앉았다.

아직 서로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어 근질근질한

이 시간을, 입이 트이고 마음의 문이 조금은 열릴 때까지 어색해도 잘 이겨내야 한다.


처음에 데스커 라운지의 유리문을 밀고 들어왔을 때친근하게 맞아준 커넥터 인경님이 진행을 해주셨는데 그분도 오늘 처음뵈었지만 모여 앉은 사람들 중 그나마 아는 얼굴이 있어서 마음이 조금은 편했다.



요가나 명상에서 쓰이는 차크라라는 개념을 오일과

메세지 카드로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시간이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색이아닌 그날 딱 눈에 들어오는 색을 고른다. 심리테스트 처럼 그날에 나에게 끌리는, 필요한 에너지라 거기에 맞는 향과 메세지카드의 문장들을 만날 수 있다.


내가 뽑은 컬러는 초록색, 원래 좋아하는 색이기도 하고 제일 가운데 있어 눈에 들어왔나 싶다.



그게 아까 초반에 써둔 이 카드.

어제 딱 이 카드를 처음 뒤집어 봤을 때는

‘이미 여유로운데 얼마나 더 여유로워야 하지?!’ 싶었다가 그래도 지금의 내 상태와 뭔가 엮어서 이야기를 해야한다는 생각 때문에 글에 상황을 끼워맞춰봤다. ‘시간은 여유롭지만 마음은 그렇지 못하는 상태 인 것 같다.‘

이 카드의 내용 보다는 같이 나누었던 저마다의 소소한 이야기들과 서로에게 도움이 될만한 경험과 문장들을 나눌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다 처음보는 사람들이지만

누군가의 새로 맡은 일에 대한 고민,

과거 내가 지나온 방황과 닮은 경험,

업무적으로 연결 된 분들의 이야기도 있어서

공감되는 부분을 많이 찾을 수 있었다.

한분 한분의 이야기를 들으며

‘맞아! 나도 그랬었는데!‘ - 서은아 상무님의 편지를 보며 울컥했다는 분의 이야기를 여기서 들었다.-

싶은 부분도 있었고

‘혼란과 부담의 시기를 겪고 있는 분께는 서로의 경험과 지혜를 모아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어디서 왔는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서로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비슷한 공간에 모이는 사람들은 어딘가 비슷한 결을 가지고 있다는 게 당연할 수도 있지만 신기했다. 디자인을 하고 계신 분도 계셔서 공식적인 네트워크 타임이 끝나고 이야기를 조금 더 나누었고, 마음맞는 몇몇 분들과 단톡방도 만들게 됐다.




낯선 공간과 낯선 사람들이 주는 영감이나 설렘 뿐만 아니라 이 공간은 작은 구석 하나까지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1일 이용권으로 커피와 음료, 간식까지 먹을 수 있는데 커피가 너무 내 취향이라 두잔이나 마시고

마들렌도 토스터에 살짝 구어 버터향을 즐기며

두개나.. 먹었다..

다들 보통 두개씩 드시는 거 같길래..


굳이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시트러스 맛 마들렌도

도전의 의미로 추가!


커피향과 맛이 어제 집에와서까지도 맴돌았는데

오늘 기억하려니 희미하다.

같은 건물에 테라로사가 있어서 거기 커피인가 싶었는데 아까 블로그를 쓰면서 뷰클런즈꺼라는 걸 알게됐다. 거기도 고요한 시간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고 해서 언젠가 가보고 싶었는데 데스커 라운지를 기획한 트루스에서 만든 카페라고 하니 빠른 시일내에 찾아가지 않을까 싶다.


저기 tea라고 써있는 서랍안에 들어있는 tea들도

맛있다던데.. 사탕이랑 초콜렛이 있는 것도 몰랐으니 다시 방문할 이유 또 하나 추가!



공간 전체에 은은하게 퍼지는 향도 너무 좋았고,

연주곡 같은 음악도 잔잔히 계속 나오는데

얼마전 20주년 기념으로 재개봉해 보러 갔던

냉정과 열정사이의 ost도 나와서 무언가 또 연결고리가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이 공간에 가게 된 이유는

최근 코워킹 스페이스나 공유오피스, 작업하기 좋은카페 같은데를 찾아다니는 게 내 comfort zone을

벗어나기 위한 약간의 노력인데

검색을 하면서 찾아보다가 ‘아뜰리에 시작’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계시는 ‘희님’이 데스커 라운지 이용권을 나눠주신다는 포스팅을 보게 됐다.



‘시작이 어렵고 두려운 여러분을 돕는 곳‘

- 제가 완전 그런 분이잖아요!

블로그 메인의 문구부터 나를 부르는 것 같았다.



희님은 컨텐츠를 만드시는 분인데 데스커 라운지

오픈 프로젝트 멤버로 참여해 얻게 된 이용권을

나눠주시는 포스팅을, 올리신지 몇분만에 내가 마침 보게되어 신청글을 남겼다.


추첨이지만 ‘손고리즘’에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걸

슬쩍 알려주셔서


1)  나의 일, 업에 대한 고민들과

2) 데스커라운지에 기대되는 점을 정성스레 남겼다.


신청 댓글을 남기다보니 일에 대한 생각을 정리

할 수 있는 시간이 되서 혹시나 선정이 안되더라도

좋은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댓글이 5-60개가 달려서 선정이 안될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나의 정성이 닿았는지 나를 뽑아주셔서

다녀올 수 있었다.


희님은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디자인 외 컨텐츠 제작/기획-을 하고 계셔서 앞으로 내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참고하고 배울점이 많아 보였다.


희님 덕분에 데스커라운지를 다녀오며

의도하지 않은 이끌림에 의해 보이지 않은 것들이

연결 연결되어 나에게 닿기까지의 과정과 영향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 저에게 좋은 좋은 경험을 선물해주셔서 감사드려요!




반전은,

구경하느라 마음과 시간을 뺏겨 결국 집에와서

새벽까지 일하게 되었다는..


두번째 방문하면 집중해서 일이 잘 되는지

확인하러 다시 가야 할 이유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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