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발음은 왜 멋있을까?
나는 영국에 줄곧 가보고 싶었다.
흔히 영국에 대해 환상이 있는 사람들과 비슷한 이유로 말이다.
그런데 이제는 영국에 굳이 가보지 않아도 그리 마음 쓰리지 않을 것 같다.
나는 짝사랑 하던 이의 이면을 보고 마음이 식어버린 사람처럼 그렇게 영국에 대해 덤덤하게 되었다.
일단 내가 환멸감을 느낀 지점 중 일부를 설명하고자 한다.
영국발음은 왜 멋있는가?
우리가 멋있다고 생각하는 휴 그랜트, 톰 히들스턴, 베네딕트 컴버배치 등의 영국인이 쓰는 영국발음은 영국 내 상위 3% 미만의 사람들이 쓰는 Posh English다.
숫자를 보고 나도 다소 놀랐다. 이 소수의 사람들은 엘리트 기숙학교를 졸업하고, 돈과 인맥으로 예술계 진출이 용이 하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우리가 듣는 짱짱한 가문 출신 영국인의 영국 영어는 멋이 있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영국에는 보이지 않는 계급이 있다.
우리나라도 수저 계급론이 있다. 영국에서는 ‘론’에서 그치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간 그래도 인도의 계급보다는 덜 침습적인 계급이 존재해 다른 계급으로의 진출이 어렵다. 에그시가 킹스맨이 되는 이야기는 그래서 영화적 감동이 배가 되었던 것이다!
레인코트와 검은 우산 속 우수에 찬 영국신사가 걷고 있었을 질펀한 진흙바닥에 대해 간과 했음을 끄적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