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상규 Jan 17. 2024

님, 수업 그렇게 하는 거 아님.

지식전달 그 이상의 중요한 것들.

수업이란 이런 것이란다. 네ㅇㅇ님께서

출처. 네이버 어학사전


나는 특성화고등학교의 조리과 외부강사를 맡아서 2023년을 보냈다. (이것만 한 것은 아니고,) 그러다 보니 나의 교육철학이 조금 더 길게 1년가량에 거쳐서 풀어지게 되었다. 누군들 그런 말 못 하겠나


교육은 학생을 사랑하는 거야.

그래서 '어떻게' 사랑할 거냐는 말이다. 체벌? 뭐 나는 어느 정도 찬성한다. 미안하지만, 약간의 언성이 높아지는 일도 있었다. 외부강사가 언성 높일 필요 있냐 싶겠지만, 나는 외부강사냐. 계약직이냐 그런 것보다 내가 '지금 이 순간' '해야 할 일'에 집중을 한다.


나는 지금 이 순간 '외부강사'가 할 만큼의 수업이 아닌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람' 으로써 해야 할 만큼을 가르치는 것에 열정을 다했다. 실수도 당연히 있을 것이다. 그러면? 무조건 사과했다. 사과로 풀렸는지 안 풀렸는지는? 학기말이 되었을 때 알 수 있었다. 왜냐하면!


짜-잔


아이들이 이렇게 외부강사에게 롤링페이퍼를 자발적으로 써주었다. ^_^ (자랑자랑)


나는?

그래서 40명에게 손 편지를 써주었다.

이름을 다 외웠다.

한 명 한 명의 꿈을 다 외웠다.

한 명 한 명의 가정사를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한 명 한 명 잘하는 점들을 케치 하기에 바빴다.

한 명 한 명 아픈 점을 위해 기도하기에 힘썼다.


나는 내가 뛰어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후회가 없도록 했다.

어떻게?

사랑한다면 무엇을 해주어야 하는지를 고민했다. 그리고 '무엇인가' '해주었다.' 그저 마음으로 응원하는 그런 조선시대식 무언의 마음의 편지 말고 말이다.

조용한 학생들이라고 나도 조용하게 다가가지 않았다. 그 아이 안에 있는 야수의 심장을 꺼내주기에 열정을 다했다. 누군가는 정복자의 영이 있고, 누군가의 피지배자의 영이 있을까. 아니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알고 있다고 말할 정도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을 아시는 분은 하늘에 계시니까. 그러나 나는 믿는다. 모든 아이들에게는 자신의 모든 것을 풀어낼만한 꿈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그 꿈을 통해 세상을 '정복'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식? 은 세상을 바꾸지 않는다. 그랬다면 찬물샤워를 통해 나는 세상을 바꾸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찬물샤워는 못하겠다... 너무 차갑다. 머리가 아프다. 정신이 번쩍 들겠지만... 나는 그럼에도 6시 기상, 책 읽기, 아침기도, 큐티, 스케줄링을 통해 하루를 시작하고, 피드백, 기록을 통해 하루를 마무리한다.


루틴이냐? 아니다. 그래야만 내가 열정적으로 다음날도 살 수 있다.

열정적으로 왜 사냐? 그래야 사랑할 수 있다. 내가 여유로워야 한다. 내가 고지대를 점령해야 누구를 얼마나 사랑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내 시간의 1분 1초 모두 누군가를 사랑하기에 앞장서기 위해 저렇게 움직인다.


지식? 이 있어도 사랑이 없다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성경말씀이 나의 삶을 2018년도에 완전히 바꾸어버린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거저 받은 대로 거저주기 위해 움직이는 것이다.

지식보다 정말로 눈물로 그 아이들이 잘되길 기도하는 내가 나 스스로 좋다.

나도 하루는 급급해서 수업을 쳐냈던 2023년의 어느 날이 있었다. 나는 그런 내가 싫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내가 되고 싶다.

2024년도에는 더 많은 날들을 눈물을 흘릴 만큼 학생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는 내가 되길 바란다.




제목의 '님' 은 '저' 를 지칭하는 것 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인생의 본체는 당면이 아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