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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히 Oct 13. 2024

[4] 마케터에게___란?

로우아웃풋클럽 4회차

모종의 깨달음으로 최근 아래 3가지 질문에 자문자답하는 횟수가 늘었다.

마케터에게 ‘실험’이란?

마케터에게 ‘실패’란?

마케터에게 ‘끈기’란?  

‘질문의 대상’이 되는 단어가 모두 다른 문장이지만, 내겐 사실상 동일한 맥락으로 취급되고 있다.


‘실험, 실패, 끈기’를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어 자문자답 하게 된 계기는 ‘나의 실험 속도가 느리다.’ 라는 것을 깨달은 데에서 왔다. 검증하고 싶은 가설이 생기면, 그것의 결과를 보는 게 아니라, ‘시작’ 하는 데 보통 2-3개월 정도 걸린다는 걸 깨달았다. 이런 케이스만 무려 3개가 있더라.


다른 업무를 하느라 잠시 까먹은 거라면 오히려 납득 될 텐데 대부분의 경우 그렇지 않았다. ‘이거 왠지 잘될 것 같아서 검증해 보고 싶은데?’ 라는 가설은 약 3개월을 껌딱지처럼 내 마음 속 한 켠에 찰싹 붙어 있는다. 그리곤 거의 매주 그 껌딱지를 밟으면서 아 이거 언젠가는 꼭 직접 긁어내야 될 텐데, 하는 찜찜함으로 살아간다. 각종 노션 문서, 주로 개인적으로 진행한 분기 업무 회고, 에도 종종 모습을 드러낸다.



지금까지 경험한 케이스 3가지는 아래와 같다.


1번 케이스

- 컨피던스 : 30대 초중반 대상, 미니멀리즘 감성 지향, 살림을 꼼꼼하게 관리하기 위해 가계부를 작성하는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릴스를 제작하면 우리 서비스의 메시지를 더 매력적으로 시각화 할 수 있을 것 같다.

- 컨피던스 생성 일자 : 23년 8월 말

- 실제 실행 일자 : 23년 11월 초 반영 시작            


2번 케이스

컨피던스 : 앱푸시에서 잘먹혔던 카피를 광고 릴스에 녹이면 잘 될 것 같다.

- 컨피더스 생성 일자 : 23년 11월 초

- 실행 일자 :  23년 11월 바로 소재 제작하였으나, 여러 제어 불가능했던 이유로 24년 2월 초반 라이브 되어 성과 확인까지 매우 오래 걸림                          


케케 묵은 염원이라도 담긴 걸까. 1번과 2번이 섞여 만들어진 광고 소재 하나가 매우 좋은 결과를 가져다 주었다. 성과 측면에서도 유의미했지만, 무엇보다 ‘생각’에 큰 변화를 얻었다.


23년 하반기부터 (1) 잘된 소재를 분석하고 (2) 원인이 되는 가설을 찾아보고 (3) 그것을 반영하여 제작하는 방식으로 일을 했었다. DA와 다르게 릴스 광고 소재란 변수가 많고,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한 작업이라 한동안 꽤나 헤매는 기분이었다. 계속 이렇게 하는 게 맞나? 의심하던 찰나에 맛본 성공 공식은 [분석 - 가설 - 실험] 이라는 사이클의 유의미함을 직접 체험하게 했다.


1번과 2번이 합쳐진 성공에도 불구하고, 3번의 착수지연 케이스가 재발한 이유는 이제는 변명밖에 되지 않는 ‘완벽주의’ 때문일 것이다.

(구체적으로 이런 길고 지루한 변명이 있다. “안 그래도 할 일이 많은데 내 컨피던스 증명하는 데 리소스를 쏟아도 될까? 그랬다가 실패하면? 짧고 빠르게 성공하고 싶은데 그러지 못할 것 같은데? 등등”)



다시 한 번 자기 최면 차원에서 ‘I ♡ 실패’를 복창할 때인 것 같다.


그렇게 약 4개월만에, 최근에야 겨우 실험 실행에 성공한 3번 째 케이스는 아래와 같다. 3번째 케이스는 동료에게서 얻은 돌파 방법이 인상적이었다.


3번 케이스

- 컨피던스 : 앱설치 - 회원가입 후 얻는 ‘보험 분석 리포트’ 화면을 릴스 초반 10초 이내로 당겨와, 보여주면 광고 소재 클릭률이 올라갈 것이다. (기존 릴스의 경우 대부분 30초 이후 등장)

- 컨피던스 생성 일자 : 24년 4월 초

- 실행 일자 : 24년 8월 초            



3번 케이스는 꽤 니즈가 강한 가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실험을 하느라 혹은 브랜드캠페인 기간과 겹쳐서 우선순위가 밀려있었다. 물론 ‘정말 이 실험 하나 추가할 시간이 없었냐’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숙연해진다.


3번 케이스의 가설은 [2022~2023년 1년치 히어로 소재들을 분석하면서 + 고객 후기 및 인터뷰 결과를 보면서] 얻은 것이었다. 그런데 어딘가 한 조각이 부족한 것 같았다. 그리고 그 부족함은 “메타 광고 관리자에서 소재별 차트 - 동영상 성과 그래프도 확인하면 소재 분석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동료의 조언에서 채워졌다.


보통 릴스 소재는 동영상 시작 5초내에 급격히 시청자가 이탈했다가 이후로는 완만하게 하강하는 모양을 그린다. 그런데 내부적으로 ‘히어로’ 라고 명명한 소재들의 그래프가 완만하게 하강하다가 일정 구간에서 튀어오르는 것을 발견했다. 마침 그 구간은 나의 컨피던스였던 ‘보험 분석 리포트’ 화면이 등장하는 부분과 일치했다.



컨피던스가 데이터의 힘까지 받게 되었으니 더이상 미룰 이유가 없었다.

‘보험 분석’이라는 기능은 크게 3가지 종류의 화면으로 구성 되어 있다. 이 3가지 중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화면이 매력적인지, 저 화면을 고객들이 다시 돌려보게 된 기저 감정은 무엇인지, 어떤 대사와 나올 때 가장 매력적일지 등등 알아내야 할 것이 많아졌다.


이거 정말 해봐도 될까?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지 않는 성향의 ISTJ에게 댐 개방하듯 해보고 싶은 실험 계획들이 물밀듯이 쏟아졌다.



이제 마케팅을 하며 데이터를 정확하게 볼 수 없는 시대라고 한다. 완벽한 데이터는 없다는 말에 공감하며, 결국 마케터에게 데이터란 방향성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컨피던스를 밀고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줄 근거, 서비스가 옳은 방향으로 성장 중이라는 증거, 성과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보기 위한 팀의 합의 등등.


그래서 글의 포문을 열었던 질문 3가지에 한 가지를 추가해 보려고 한다.  

    마케터에게 ‘실험’이란?  

    마케터에게 ‘실패’란?  

    마케터에게 ‘끈기’란?  

    마케터에게 ‘데이터’란?  


최근에 내린 결론을 엮어보면 아래와 같다.

데이터 → 실험 → 실패 → 끈기 → 실험 → 데이터 (무한반복,,,)


마케터에게 데이터란 실험의 시작을 도와줄 근거이자, 실험이 순항 중인지 판단하기 용이한 방향성

마케터에게 실험이란 실패를 기본 전제로 끈기로써 밀고 나가야 하는 것



올해 말에 회고 문서를 작성한다면, 아래와 같은 내용이 들어가길 바란다.

그동안 두 세달 걸렸던 실험의 실행을 한 달 내외로 당겨 더 많은 실험을 해볼 수 있었던 스스로를 축하한다는 말.




+ 하,, 근데 준엄하게 적었지만 솔직헌 마음으로 괴롭다….

이게 되네? 이건 안 되네? 마저도 일단을 해봐야지 판가름을 할 수 있다니

실패마저도 일단 실행해 봐야 함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진짜로 스탑 투 머치 띵킹… 저스트 두잇,,,



뜬금없는 사주 이야기

각 사주마다 대운은 10년에 한 번씩만 찾아오는데,

나의 대운의 시기는 24년을 발판으로 25년부터 27년까지 약 3년이라고 한다.


10년만에 대운을 받는다는 데 상승세를 더 야물딱지게 타기 위해서는 24년이 중요하다고 한다 �‍♀️

남은 24년은 초석을 다진다는 기분으로 더 부지런히 움직여야지


최고심 짤 특유의 무겁지 않고, 가벼운 긍정 에너지가 좋다.

문자 그대로 근거 없이 뭔가 잘 될 것 같은, 그냥 그런 느낌이 든다!

빛나는 나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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