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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곤 Dec 15. 2024

드라마 읽기: 나의 해방일지 (2)

하루를 잘 살아야 한다는 감각은 있는데, 제대로 한건 없고.









해방클럽 3회차 모임. 상민, 태훈, 향기, 미정이 카페 테이블에 모여 앉아있다. 행복 지원센터 팀장, 향기는 모임의 전반적 활동 파악을 위해 참여했다. 오늘 모임은 각자 인생의 목표를 적어왔다.


상민이 입을 연다. 상민의 첫번째 목표. 시계 보지 않기.



상민: 시계는 왜 계속 볼까. 뭔가... 하루를 잘 살야 한다는 감각은 있는데, 제대로 한건 없고.



모두, 조용히 상민의 말을 듣는다.



상민:  계에속 - 시계만 보면서, 계에속 - 쫓기는 거야.... 내가 평생을 그랬다는 걸 알아채자 마자 희한하게 바로 심장이 따악... 따악...따악... 하더라고.



말에 미정, 뭔지 알 것 같다.



상민: 그전엔 심장도 타다다다다닷 - .



하하 상민이 쓸쓸히 웃는다. 금방 공허한 얼굴.



상민: 이거를 알아채는데..50년이 걸렸다는 게... 참.



태훈이 상민을 안쓰럽게 힐긋인다. 상민의 앞, 향기는 눈시울이 붉어있다. 공감되었다.



향기: 저도... 좀 그런편인데...



향기가 해방클럽 멤버들을 보며 말한다. 가라 앉은 분위기를 띄어보려 한다.



향기: 다들 어느 정도 그런 감각은 있지 않나요?아.. 그리고 부장님이 그렇게 시간을 1분 1초도 헛으로 흘려보내지 않고 알뜰하게 쓰셨으니까 지금 사내 핵심 인력으로 있으신게 아닐까 싶어요.



가만히 듣던 상민.



상민: 조언하지 않는다. 위로하지 않는다. 저희 클럽의 규칙입니다.



아...네. 여전히 눈시울이 붉은 향기, 멋쩍게 웃는다.



상민: 시간에선 완전히 해방될 수는 없겠지만... 할만큼 했으면 쉬고, 잘만큼 잤으면 일어나고, 그렇게 내 템포를 갖는게 나에게 가장 - 필요한 해방이 아닐까.....



미정, 가만히 듣는다.



상민: 그래서 '내 템포대로' 라고, 정했습니다.





















생각해보면, 한국의 '빨리빨리'라는 문화도 있겠지만 나도 참 급하게 무언가를 해왔던 것 같다. 주변에서 젊은 시간을 하루라도 알차게 쓰라하고, 잠자는 시간도 아깝다고 하니 많은 걸 하려고 했다. 그렇지만 나도 미처럼 이유도 모르게 천천히 지쳐갔던 것 같다.


'할만큼 했으면 쉬고, 잘만큼 잤으면 일어나고, 그렇게 내 템포를 갖는게 나에게 가장 - 필요한 해방이 아닐까'


사람들이 이 단순한 진리를 잊고 살아서, 금방 지치고 금방 일어나지 못하는 게 아닐까. 할만큼하고, 잘만큼 자고. 아직도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잘 수 있는지 모르겠다면, 지금 당신의 심장시 타다다다닷 하고 뛰고 있는 건 아닐까.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는 이런 필요한 고민을 하게 해줘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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