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ane jeong
Aug 14. 2023
사과 철이다.
종류별로 이름도 맛도 다양하다.
Pink Lady-새콤달콤
Royal Gala-달콤
Jazz -새 새콤 달콤
Kanzi -새콤
Granny Smith-새콤새콤
Envy Roose-우리나라 부사와 비슷한 가장 맛있는 사과.
사과를 고르는 눈과 손은 사과의 겉모습을 보고 선택하며 겉모양처럼 신선하고 맛있기를 기대하며 구입한다.
얼마나 맛있어 보이는지 빨갛게 잘 익은 사과를 반으로 딱 잘랐다.
어머나! 완전 속부터 썩기 시작해서 겉은 여전히 빨갛고 예쁘지만, 속에는 병 투성이었다.
속이 이렇게 다 썩어가는 동안 겉모양은 어떻게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사람에 비유하자면 암에 걸렸을까? 너무 늦게 발견되어 손도 쓰지 못하고 쓰레기통으로 들어갔다.
겉과 속이 같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마음공부를 시작하기 전에는 아니 마음을 공부해야 한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을 때 나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면 겉과 속이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는 대답을 해야만 했다.
직장에서는 늘 입꼬리가 높은지 눈꼬리가 높은지 내기를 해야 했고 올라간 입꼬리 속에는 왜 나한테만 일을 다 시키는 거야 정말 짜증 난다! 정말 너무들 하십니다! 외쳐야 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마음속은 숯 공장이 성업 중이었겠지!
퇴근하고 동료들과 한잔하는 자리에서는 겉과 속이 같았다. 서로의 불만을 듣고 위로하고 잔을 부딪치는 소리에 까르르 웃다가 목을 타고 넘어가는 차디찬 생맥주가 뜨거웠던 시절.
그 후로도 많은 시간과 사람들 속에서 겉과 속이 같은 사람으로 지내기는 불가능했다.
싫어도 좋은 척해야 했고 가기 싫어도 가야 했고 울고 싶어도 웃어야 했다.
현재는 누군가가 나에게 겉과 속이 같은 사람이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yes!
나의 대답이 당연하다고 지인들이나 친구들이 말한다. 이유를 들어보니 아이들이 다 독립적인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신들도 나의 상황이라면 yes라는 대답을 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정말 그럴까!
가부장적인 남편, 게으른 딸, 다정하지 못한 며느리, 게임 좋아하는 아들.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 때문에 늘 속으로 좋지 않은 말을 하거나 화를 숨기며 산다고 한다.
분노가 일어남도 내가 한 일이요, 행복하다고 펄쩍 뛰고 싶은 순간도 내가 만들어 낸 감정임을 알았을 때의 기쁨이 생각난다. 모든 행동을 스스로 했고 상대방을 탓했던 지난 시간을 되돌려 책을 보듯 펼쳐서 볼 때 객관적인 시각으로 볼 수 있다.
나를 제외한 가족 포함 모든 상대방이 어떤 말과 행동을 해도 그들의 선택이며 그들의 인생이다.
점심때부터 쌓여있던 설거지가 성당에 다녀와도 그대로 있다. 자신이 설거지한다고 계속 말하는 남편.
지금 내가 설거지할까?
아니야 저녁 먹고 같이하려고 했어.
알았어.
화났어?
아니. 화 난 것 같아?
아닌데 혹시나 해서 물어본 거야.
물어봐 주어서 고마워.
남편이 나에게 물어보지 않았다면 남편은 내가 화났을 거라고 오해했을 것이다.
사과를 고르는 순간처럼 상대방을 스스로 진단한다. 사과를 반으로 갈라서 속을 보아야 확인이 가능하듯이 생각이 일어나는 순간 질문으로 확인하자.
남편은 게임을 더 하고 싶은지 TV 화면을 자꾸 쳐다본다. 설거지는 내가 할 테니게임을 하라고 하자 식사 후에는 소화할 겸 시간이 필요하다며 설거지를 시작하는 남편.
설거지 화면에 배경 음악을 넣는다.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고~" 그가 노래를 흥얼거린다.
한 줄 요약: 생각은 오해일 경우가 대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