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코코 재우는 일을 잘하는 편인 나지만, 가끔 일어나는 생각조차도 쉼을 가지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 가장 좋은 위치는 벽난로 앞이다.
그 앞에 앉아 있으면 아무도 "뭐 해?"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는다
책상이나 뒤뜰에 앉아 멍하게 있으면 남편이 다가와 뭐 하냐고 묻거나 옆에서 말을 걸기도 한다.
올겨울 어쩌면 마지막 불구경일 수도 있어서 일 년 동안 이별을 위해 불과 마주 앉는다.
불에 집중하면 바로 그야말로 멍~~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나무야 너는 어느 숲에서 왔니?
불꽃이 노랗기도 하고 오렌지색으로 춤추듯 요란하게 나풀거리며 벽난로 안에서는 다채로운 불 쇼가 이어진다.
불 마을은 우리네 삶과 비슷한 이야기가 들리기도 보이기도 한다.
지붕에 뚫려있는 길고 먼 숨통을 향해 불꽃은 몸을 위로 늘어뜨린다.
가끔 순간에 올라왔다가 나무 뒤로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불꽃도 있고 나무 표면을 뚫을 듯이 활활 타오르는 노란 불꽃은 아침 해를 닮았다!
제일 아랫부분에 있는 나무 불꽃은 시들었고 벌건 존재감만 드러내는, 밖으로 나오면 숯이 될 상태, 그때가 되면 나무는 표정이 없는 듯하다.
그보다 더 아래에는 불씨(kindling)로 사용했던 가늘고 작은 나무들이 재가 되어 자기 모습을 스스로 놓았을지 빼앗겼을지 알 수 없지만 편안해 보인다.
벽난로 앞에 앉아있다 보면 많은 생각들이 왔다가 불 속으로 사라진다.
생각들이 멈추는 순간을 쉼이라 한다. 더 이상 불 속으로 던질 생각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 상태를 유지하면 된다.
생각이 사라진 순간을 몇 시간 유지하면 몸과 마음이 가벼워짐을 느낄 수 있다.
멍때림이 뇌의 휴식에 효과가 있다는 과학적인 증명은 이미 넘치게 발표되었고 캐나다 심리학 교수인 Elizabeth K Nisbet은 한 뉴스에 초대되어 한국의 멍때리기 대회를 소개했다. 멍때리기는 산림욕 하는 효과와 같다고 설명했다.
한양대학교 병원 신경과 김희진 교수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람이 젊어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많고 성급함이 뇌의 스트레스를 증가시킨다고 한다.
신체 기관 중 가장 많은 일을 하는 뇌. 특히 게임이나 스마트폰 등 시각적인 정보가 뇌에 자극을 많이 준다는 결과만으로도 뇌의 리셋이 누구에게나 시급한 문제이다.
증가하는 우울증 환자들도 스트레스를 해소하지 않아서 신경세포체가 손상을 입거나 시냅스(신경세포체와 세포체 사이의 연결다리)가 끊어지고 그 결과 우울증, 과다행동 등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매년 서울시에서 주최하는 멍때리기 대회가 한강에서 열리는데 올해로 8년 차가 된다고 한다. 여러 지역에서 이와 같은 대회개최의 참가를 통해서 바쁜 현대인들의 뇌가 잠시라도 휴식을 갖으면 좋겠다.
대회의 우승자는 1시간 반 동안 일정한 맥박을 유지하거나 맥박수가 점점 떨어지는 경우 높은 점수가 부여된다고 한다.
멍때리기의 과학적 증명
1. 뇌파가 느려진다. - 긴장 완화
2. 맥박, 심박수가 내려간다. - 스트레스 감소
3. 뇌 속에 불필요한 정보들이 지워진다.
4. 머리가 맑아진다.
5. 창의력, 기억력이 향상된다.
6. 긍정적인 사고가 가능해진다.
7. 다이어트 효과.
멍때림의 가장 큰 효과는 이완반응 즉 긴장을 푸는 행위다. 몸은 피로감으로 고단함을 느끼지만 뇌는 좀처럼 피로감을 느낄 수 없다고 한다. 멍때리기를 통해서 자신의 뇌를 이완시키면 면역력도 좋아진다고 하니 일석이조. 이렇게 유익한 멍 때리기를 자주 실천해서 내 몸에 휴식을 주는 시간을 늘려야 할 필요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