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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ne jeong Sep 25. 2023

나에게 음악이란

멋지게 나이 들기

요즘 독서와 글쓰기로 한동안 음악과 거리를 두었다.

몇 주 전부터 남편이 피아노 음악을 종일 틀어 놓는데 이제야 클래식 음악이 주는 느낌을 조금은 알 것 같다며 마음이 편하고 차분해진다고 한다.

내 기억에 음악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초등학교 5~6학년 때로 기억된다.

세 자매가 이종환 님의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프로의 열렬한 팬이었다.

Frank Pourcel - Merci Cherie 이 곡이 오프닝으로 시작될 때면 우리는 제법 큰 라디오로 들어갈 듯 이불을 펴고 엎드려서 애창곡이 나오면 숨을 죽이며 듣고 우리에게 좋은 음악이나 노래가 나오면 제목을 메모지에 적었다. 적힌 음악이 20곡 정도 되면 동네 레코드 가게에 가서 녹음을 주문했다. 그 테이프가 늘어지도록 듣고 또 듣고 따라 부르곤 했다.

동생은 항상 가운데서 잤고 자기 머리 바로 위에 라디오를 놓았다. 그녀의 잠버릇은 자면서 계속 위로 올라가서 벽이나 물건에 부딪힐 때까지 올라갔다. 그 잠버릇 때문에 제일 먼저 피해를 본 것은 라디오였다. 엄청나게 큰 라디오였는데 매일 밤 동생의 머리에 부딪혀서 넘어지기를 반복하다가 망가졌다.

엄마는 녹음 기능이 있는 라디오를 사주셨다. 그때부터 별이 빛나는 밤에 프로를 듣다가 DJ가 다음에 들려드릴 곡은 하며 곡명을 말할 때 우리가 좋아하는 곡이 나오면 숨을 죽이고 녹음 버튼을 눌렀다. 이렇게 차곡차곡 앞뒤 테이프에 음악이 꽉 차면 저금통에 돈이 꽉 차는 것보다 더 기뻤다.


70~80년대 유행했던 팝송과 살았다. 녹음된 음악을 하루에도 몇 십 번씩 집에 있는 모든 시간을 음악과 함께했다.

그때의 애창곡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곡은 Don't Forget To Remember Me- Bee Gees였다.

https://youtu.be/FIdewXHh3eQ?si=X3vRwGPIxCFD7Rd0


나에게 음악이란 아빠였고 친구였고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이었다.

밖에서는 엄청 활발한 성격이고 집에서는 과묵한 편이었다. 나의 성격은 어떤 것일까 늘 궁금했고 밖에서의 내가 나인지 집에서의 내가 나인지 괴리감이 컸던 시기였다.

그 차이를 음악으로 채우려고 애쓰지 않았을까?  음악을 듣는 순간은 진심이었고 나였다.


시대가 발전하면서 LP판이 나오고 턴테이블도 생기고 녹음하는 번거로움도 사라졌다.

언제든지 듣고 싶은 음악만 골라서 들을 수 있었다.

수백 개의 LP판이 있었지만, 동생이 끝까지 가지고 있다가 이사 다니면서 모두 정리했다.

한동안 아쉬움이 있었지만, 지금은 핸드폰과 스피커를 연결하면 말 한마디로 듣고 싶은 음악을 다양하게 들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마당에서 나무를 다듬는 남편에게 그가 가장 좋아하는 파바로티의 사랑의 묘약중 남몰래 흘리는 눈물을 틀어주었다. 볼륨을 높이고 스피커를 뒷마당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테너의 굵은 목소리가 온 마당을 공연장으로 만들었다.

조용하던 새들이 화음을 넣듯 짹짹거렸다.


https://youtu.be/hZD0bKG8ZEM?si=XZf7hzw73uQKaxV7


나이가 든다는 건 상대방이 좋아하는 것을 알아주고 음식이건 음악이건 함께 나누는, 작은 일에 큰 감사함을 느끼는 일에서 시작되는 건 아닐까!


점심으로 비빔국수를 만드는데 나를 위한 천국과 지옥 서곡을 틀어주는 남편.

플레어 치마를 입고 캉캉을 추어야 할까?


https://youtu.be/YlYaOTdKEdE?si=fU53wxCfI37keDKV



한 줄 요약: 쉼이 필요할 때는 음악의 볼륨을 높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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