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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프랑스시골소녀 Jul 17. 2021

차마 잊지 못할 그 단어.

나는 지금 프랑스 시골에 살고 있다.

무지하면, 몸도 축나고 , 쓸데없는 돈을 쓰게 된다...    - 남프랑스 시골소녀


나는 지금 프랑스 시골에 살고 있다. 




Monpellier (몽펠리에)에서 레이첼과 함께 꿈 같은 휴식 시간을 보내고,  ALÈS(알레스)로 향했다. 버스도 잘 타고 트램도 잘 타고 마지막 단계인 기차를 탔다. 알레스 도착 예정 시간 18 : 12. 혹여나 제대로 못듣고 내릴까해서 방송은 잘 들리지도 않기에 도착 시간에 맞춰 내렸다. 근데 기분이 싸하다. 그 순간 이번에 함께 지낼 호스트인 방상(영어로 빈센트지만, 불어로 "방상"에 더 가까워 방상으로 칭하겠다)에게 문자가 왔다.


‘조금 늦을거 같아요. 조금 기다려주세요. 걱정하지마세요. 제가 당신을 찾을게요

‘저도 조금 늦을거 같아요 제가 지금 내린 역이 알레스가 아니라 « PAS DE LANCIER »역이네요. 아마 지나온거같아요. 다시 돌아갈게요.’

5분 뒤 방상에게 전화가 왔다. 말인 즉, 내가 중간에서 기차를 갈아타고 '환승' 을 했어야했는데, 환승하지않고 그 기차를 쭉 타고 너무 멀리까지 가버렸다는 것이었다. 좀 더 간략히 설명하자면, 대전에서 순천으로 가기 위해 중간 진주에서 기차를 갈아 탔어야했는데, 안 갈아타고 부산까지 그냥 내려온 상황이랄까. 프랑스이므로 3배정도 거리를 확대 해석하면 될거 같다. 심지어 그는 내게 이런말을 덧붙였다. 내가 내린역은  너무 아무것도 없는 곳, 심지어 기차도 잘 서지 않는 역이며, 이미 알레스로 오는 기차는 끊긴 상황이니, 오늘은 근처 큰도시로 가서 자고 내일 다시  알레스로 오라고 했다. 어쩐지 너무 잘한다 했다. 

'환승'이라는 단어를 몰라 예정 도착 시간에 아무의심없이 내린 나라는 여자는 지금 어디에 서있는가. 결국 난, 다행히(?) 40분거리의 엑상프로방스에 있는 유일한 한국 친구에게 전화를 했고, 하루만 재워달라고 부탁하게되었다. 태어나서 한번도 가출이란걸 해본적이 없는 난, 친구에게 당일날 하루만 재워달라는 전화라는걸
오늘에서야 처음 해보았다. 친정 같은 나의 친구는 갈곳없는, 길잃은 나에게 잠자리와 먹을것을 내어주었다.
결국 나는 다음날 기차를 다시 타고, 갈아타고, 3만원이면 도착했을 그곳을 2일에 걸쳐 10만원이나 주고 겨우 도착했다. 10만원주고 배운 나의 생활 불어  '환승' 절대 잊지 않으리라.


드디어, 겨우, 간신히 방상을 만나 도착한 두번째 나의 시골생활을 시작할 집. 이곳은 ALÈS(알레스)에 옆 시골에 위치해 있다. 조금 자세히 설명하자면, 남쪽의 큰 Cevennes (세벤)국립공원의 남동쪽에 위치한 아름다운 큰 산 아래에 위치한 곳이다. 이곳에서 나는 3주동안 채소밭을 꾸리고 판매도 함께 할것이다. 내가 머물 아름다운 나의 두번째 시골집.


특히 내가 좋아하는 부엌 창문. 설거지를 하면서도, 부엌에 앉아 아침을 먹으며 창문을 바라보면 그냥 행복이 내 마음에 찾아오는 그런 공간이다. 이곳의 나의 호스트는 한 아름다운 젊은 부부이다.  '젊음'이라는 단어에 기준이 서지 않지만, 일단 아기가 뱃속에 있으니 일단 아직은 젊은 부부라고 말해본다.   

방상(41살) : 농부. 전 직업은 기계관련 업종이었다는데, 자세히는 모르겠다. 남프랑스 사람답지 않은 약간 하늘색의 눈동자를 가지고 있고, 웃음을 상징하는 인자한 눈 주름을 가지고 있다. 아침마다 나를 위해 티와 커피를 내려놓는 자상함이 폭발하는 매너남이라고 할수 있다. 하지만, 더운 여름날 낮잠을 못자면 예민해진다. 
세실(37살) : 공공기관에서 일하고 있고, 10월 7일에 나올 남자 아기를 임신 중이며 칼 커트머리와 카리스마 외모와 달리 애교가 넘치고 심지어 시어머니를 너그러우신 분이라 말하는 이해심 넘치는 여자 중에 여자이다. 하지만 요리를 썩 잘하진 못하고 심지어 재료를 작게 썰지 못한다.
사랑 터지는 그들의 사랑이야기는 아마 이집에서 살면서 계속 쓰게될거같다. 왜냐면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서로를 바라보는 그들의 눈에서는 사랑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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