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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두리 Sep 16. 2021

두 권의 책을 읽고 다시 기록을 시작했다

따라함으로써 나의 쓸모도 만들어 간다



  『기록의 쓸모』까지 사고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마케팅의 힘에 당한건가.’


  처음은 손현 작가의 인터뷰 기사였다. 퍼스널 브랜딩 글쓰기를 주제로  온라인 세미나 홍보글이었다. 퍼스널 브랜딩이란 단어와 인터뷰 내용에 끌려 작가의 책을 메모해두었다. 정작 온라인 세미나는 듣지 못했다. 다음 단계는 에세이 모임 시간보다 일찍 서점에 도착한 , 사고 싶은  리스트를 따라 구경하다 손현 작가의 『글쓰기의 쓸모』를  것이다. 마지막으로 『글쓰기의 쓸모』에 실린 이승희 작가 인터뷰 글을 보고 『기록의 쓸모』까지 주문했다. 심지어  책은 같은 출판사에서 나왔다.


  책장에 있는 책부터 읽자고 매번 다짐하는데 또 새 책을 손에 쥔 나는 핑계를 대고 싶었다. 마케팅에 당한 거라고. 하지만 두 권을 모두 읽고 나서는 생각을 고쳤다. 우연이라 하고 싶지만 결국 내 마음이 이끄는 대로 된 것이다. 기록과 글쓰기. 현재 내 머릿속에 한 부분을, 조금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들이다.


   쓰고 싶다. 짧은 ,  , 뭐든.  써서 남기고 싶다. 그런데 꾸준히 하는   안된다. 이승희 작가는 개인이   있는 거의 모든 곳에 기록을 남긴다. ‘계속’. 일을 잘하고 싶다는 간절함으로 써나간 노트를 시작으로 각종 SNS, 블로그, 브런치에 사진과 글을 기록하며, 유튜브에 영상기록도 남기고 있다고 한다. 사소한 것이라도 자신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모든 것을 남겼는데 그것들이 쌓여 작가를 마케터로성장하게 했고,  책이 되기도 했다.


  한때 인스타그램에 열심히 사진을 찍어 올린 적이 있었지만 식어버렸다. 비슷한 일상을 반복적으로 올리는  지루해진 것도 있고, 무엇보다 원치 않는데 자꾸 주입되는 다른 사람의 일상이  흥미를 끌지 못했던  같다. 다른 SNS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블로그는 공개적이지만 사적인, 그런 공간이라 내가 쓰고 싶은 대로 눈치보지 않고   있을  같았다. 그래서 ‘ 브랜드카페 메뉴 모두 마셔보기 챌린지’, ‘다정한 아들의 한마디 기록하기’, ‘매일 일기 쓰기까지 여러 기록을 남겨보려고 했다. 결과는 완료하지 못하거나 제대로 쓰지 않거나가 되었다.


  나는 이승희 작가가 계속 기록하기 위해서 계속 경험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무엇이 먼저이든 작가는 그 속에서 계속해서 자신의 쓸모를 만들어 가고 있다. 내 하찮은 의지를 탓하지 말고 스스로에게 하는 의식적인 동기부여도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 거창한 것만을 바라지 말고 사소한 것의 의미를 되새겨보자는 다짐도 했다.


  손현 작가는 자신의 기록을 전략적으로 남겼다. 그리고 책에는 그 전략이 담겨있다. 그 중 인상 깊었던 것은 ‘필사’였다. 다른 여러 작가들도 책에서 마음에 드는 문장을 따로 옮겨 적거나 단어노트를 쓴다고 했다. 그런데 손현 작가의 ‘베끼어 쓴 글에도 내 역사가 담긴다.’는 말이 내 마음을 더 움직였다. 필사한 글을 보면 내가 무엇에 빠져 있는지 알 수 있고, 내 글을 쓰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실제로 블로그에 쓴 짧은 일기가 에세이의 첫 문단이 된 적이 여러번 있었다. 요즘 하고 싶은 말을 쓰는데 현재의 일상이 힌트가 되는 것이다.


  두 권의 책을 읽으며 필사를 시작하고, 다시 블로그에 짧은 글이라도 쓰려고 한다. 자신의 쓸모를 찾아가는 작가들을 따라함으로써 나의 쓸모도 만들어 간다. 이 ‘베끼어 하는 행동’도 내 역사가 담기는 것일 테니까.


  지금의 내마음에 들어온 문장들을 더한다.


개인적으로는 매거진 <손현>을 만들면서, 내 콘텐츠의 바닥을 봤다. 비대했던 자아를 포트폴리오에 담아 포장해보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알맹이가 별로 없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그 깨달음은 새로운 걸 다시 학습하고 채워야겠다는 좋은 동기부여가 됐다. 더불어 나만의 이야기에 갇히지 않고, 타인의 이야기에 관심 갖고 경청하게 되는 효용도 있다.

_손현, 『글쓰기의 쓸모』, 북스톤




  계속 나에게 묻고 탐구하며 나만의 것을 찾아가는 것이다. 그렇게 하다 보면 모방으로 시작한 행동이 어느새 나만의 것으로 발전하게 될 거라는 얘기다.
1) 잘하는 것을 모방하기
2) 그 안에서 나만의 것 발견하기
3) 관찰 그리고 생각 더하기, 나만의 관점으로 만들기
4) 나만의 언어, 색깔 입히기
5) 그리고 거침없이 표현하기

_이승희, 『기록의 쓸모』, 북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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