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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우성 Jul 15. 2021

생산자와 소비자의 언어의 차이

우리는 무엇을 잊고 있을까?




클럽 하우스가 한창 유행이던 시절 K-POP 산업 관련 방이 있어서 듣고 있었습니다. 스피커 중에 한 명이 어느 여고생이 있었는데 순간 머리가 띵했습니다. 정제되지 않은 어투였지만 그녀가 말한 의견들은 현재 케이팝 산업이 10대 소비자를 고려하지 않은 가격으로 불친절한 판매 방식을 전개 하고 있다는 주장이였습니다. 즉,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바라보는 시각 차이가 있었던 겁니다. 음악을 누구보다 좋아하고 소비했던 사람들이 생산자가 되면 왜 소비자에 대해 착각을 하게 되는 걸까요?



클럽하우스



보통 생산자는 자기 아티스트와 음악의 장점이 무엇인지 잘 압니다. 도가 지나칠 정도로 잘 알고 있어서 말이 자꾸 길어지고는 하죠. 하지만 소비자는 음악의 장점을 구체적으로 표현하지 않습니다. 대신 감정적 표현이 앞섭니다.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아이돌 프로덕션 업체에서 다음과 같은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습니다. "80년대 바이브의 그루브와 디스토션이 강한 기타 사운드, 그리고 프린스를 연상케하는 퍼포먼스가 인상적입니다." 그런데 소비자인 청자는 친구에게 이 아티스트와 음악을 소개할 때 이렇게 말합니다. "이거 리듬감 너무 좋아! 퍼포먼스도 눈 돌아가!!!". 이렇게 생산자와 소비자의 포인트가 좀 다르다는 느낌이 들지 않나요?

다시 말해 소비자의 언어는 함축적이고 감성적입니다. 그리고 구매의 목적이 중심이 됩니다. 이것은 다른 업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현대카드 정태용 부회장은 "여러 혜택이 전달이 안되면 혜택이라 볼 수 없습니다. 소비자는 모든 혜택에 10%, 1%도 관심이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므로 단순하고 정확한 소구 포인트 전달이 매우 중요합니다."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 음악 생산자들은 여러 요소 중에서 포인트를 잡아 정확한 소구 포인트를 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현대카드 정태용 부회장



브랜딩에는 '덕질'이 필요합니다. 다시 말해 '우리 브랜드의 어떤 부분에서 매력을 느끼는지, 그리고 그 부분을 어떻게 키우고 싶은지' 스스로 설정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 회사의 A&R은 업무 중의 하나가 소속 아티스트를 덕질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기본적인 속성이 '타인(아티스트)을 좋아하게 하는 일'이라고 한다면, 자신의 역할은 '타인이 타인(아티스트)을 좋아하게 만드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자신도 좋아하지 않는 아티스트를 남에게 권할 순 없으니 우리 가수들에게 더 애정을 가지고 알아가는 데에 힘을 쏟는 것입니다.

일본의 패션 잡지 뽀빠이의 에디터 출신이자 책 권외 편집자의 작가인 츠즈키 쿄이치는 어떤 대상에 대해 자신의 판단에 의심이 들 때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쓸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내 돈 주고 구입하기'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 자신의 아웃풋에 대해 잘 알고 싶다면 직접 소비하면서 덕질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자신이 직접 소비자가 되어 음악 산업의 콘텐츠와 상품을 향유하다 보면 소비자의 마음에 더욱 가까워질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츠즈키 교이치의 잡지








@kimwooseong.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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