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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우성 Jul 04. 2021

좋은 가사를 만나는 법

이론으로 접근해보자.





우리가 듣는 가요는 큰 범위에서 작곡(멜로디), 편곡, 가사라는 3가지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멜로디와 편곡은 음악의 첫인상, 즉 얼굴을 담당하고 '가사'는 성격을 담당한다고 합니다. 성격은 오래 볼수록 그 진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럼 어떠한 성격을 가져야 좋은 가사일까요?










Character



곡의 분위기를 파악한 후에 세밀하게 화자를 설정을 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순진, 섬세, 경험이 많은 등의 캐릭터가 있겠습니다. 가요에서 그 뮤지션이 가지고 있는 범 대중적인(대중, 팬) 시선에서의 실제 가수의 모습을 투영하면 더욱 타당할 것입니다. 그리고 작사가의 사소하고 사적인 감정은 최대한 배제하여 살아있는 인물이 느껴지는 디테일이 중요합니다. 잘 설정된 캐릭터는 거짓말처럼 곡의 이야기를 불어 주는 힘이 있기 때문이죠.





Pronunciation design


가사를 보면서 음악을 듣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가사는 '듣고 부르는 글' 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음악에 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발음을 디자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발라드의 경우 치찰음이 많으면 좋지 않습니다. 튀는 발음을 최소화하고 실크처럼 부드럽게 진행해야 합니다. 고음에서는 길게 발성을 해야 하므로 받침은 없을수록, '아', '어'같이 목을 최대한 열 수 있는 단어 선택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댄스곡에서는 그 발음이 더욱 중요합니다. 기본적으로 댄스곡은 흥을 돋우는 게 일순위이기 때문에 가사의 아름다움에서 살짝 물러나 음악의 리듬과 멜로디를 돋보이게 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발음을 '씹혀'주거나 '흘려'보내는 부분을 만드는 테크닉이 있겠습니다. (블랙핑크 'How you like that'의 'Now look at you, now look at me~' 부분이 좋은 예입니다.)


BLACKPINK - 'How You Like That'




Rhyme


"학교, 육교, 종교 거리는 이들"... 한국 힙합의 명반 중에 하나인 버벌진트 <누명>에 실린 '1219 Epiphany'라는 곡의 한 소절입니다. 버벌진트가 멍청한 라임들을 꼬집으면서 한국 힙합씬은 커다란 변화가 생겼습니다. 가요에서도 마찬가지로 가사로 리듬을 살리는 방법 중에 하나로 운율(Rhyme)이 있습니다. 하지만 2021년인 현재까지도 15년 전에 나온 버벌진트의 그 디스(?)가 만연합니다. 빌보드 팝 음악을 동경하던 우리는 음악적인 부분에서는 많이 따라왔고 더 뛰어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과거부터 이어져 왔던 제대로 된 라임에 대해 더욱 연구할 필요가 있다 봅니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힙합의 대중화로 많은 부분 개선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라임을 어떻게 맞춥니까?"라고 묻는다면 정말 간단하게 모음들을 맞추면 됩니다. 힙합 가사를 보면서 마디의 끝에서 맞춰지는 모음들을 참고해 보면 좋습니다.


Verbal Jint - 1219 Epiphany




대표적인 3가지의 가사 요소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감성적인 가사의 영역을 기술적으로 접근하여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대중들이 좋아하는 법칙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믿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가사에서 느껴지는 '진정성'이 아닐까 싶네요. 여러분이 어떤 곡의 가사에서 느꼈던 그것처럼.




@kimwooseong.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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