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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로다이어터 Aug 31. 2021

D.P 보다가 PTSD가 왔다

생각하고 싶지 않은 나의 군대 이야기

넷플릭스에서 D.P 첫회를 살짝 보다가 급 화가 나고 짜증이 몰려왔다.  전역한 지 20년이 넘었지만 그때 경험한 신체 및 언어폭력과 집단적이고 조직적인 범죄의 끔찍한 모습은 여전히 눈에 선하다. 가해자는 "군대니깐, 남자다움, 다 추억이지 뭐"라고 포장하거나 잊었을지 모르지만, 피해자는 그때의 상처를 가지고 살아간다. 그 얼굴들, 이름들, 상황들이 생생히 기억난다.  지금은 어떻게 변했는지 모르겠다. 일단 나는 나의 경험으로,  한국의 군대 문화가 매우 싫다. 폭력과 강압을 남자다움으로 포장하고 강요하는 분위기도 싫다. 끔찍하다. 2년 2개월의 군생활 동안 내가 직접 당하고 본 일들이 현행법으로 심판받는다면 적어도 100명 정도는 구속시킬 수 있다. 


특히 나에게 폭력을 행한 사람들은 지금도 아내, 자식들을 패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 놈들은 군대여서가 아니라 원래 그런 놈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군대는 그런 놈들을 좋아한다. 폭력으로 제압하고, 처리하면 칭찬받는다. 나는 신무기 개발을 자랑하고, 군대 훈련을 따라 하는 프로그램이 멋있다고 평가되는 것이 싫다. 아 그냥 군대 이야기 나오면 싫다.  나 때린 인간들과 같은 이름만 들어도 소름 돋는다. 20년 넘게 이들을 용서하는 마음을 달라고 기도했는데 쉽지 않다. 그래서인지 학교폭력, 가정폭력 피해자들의 심정이 살짝 이해된다. 정말 회복하기 힘들다. 


<군대에서 내가 맞은 이유 10> 

1. 사투리 쓴다고 

2. 키 작다고 

3. 군가를 찬송가처럼 부른다고 

4. 교회 간다고  

5. 경계 근무 중에 총 내려놓으라는데 안 내려놓는다고 

6. 총 내려놨더니 군기 빠졌다고 

7. 밥 빨리 안 먹는다고 

8. 밥 빨리 먹는 거 꼴 보기 싫다고 

9. 대학 다니다 와서 재수 없다고 

10. 그냥 짜증 난다고  


지금 생각하면 어이가 없지만, 나뿐만 아니라 많은 군필자들이 비슷한 경험을 했을 것이다. 병사들 간의 폭력이 끝이 아니다. 간부들의 폭력, 동조, 얼차려라는 이름으로 행하는 집단 폭력도 흔했다. 군대에서 들으면 기분 나쁘겠지만 적어도 내가 경험한 군대는 쓰레기 집단이다. 가장 추악한 집단이다. 계급을 이용한 인권 탄압의 현장이다. 국내 최대의 비리조직이다. 아 생각만 해도 자꾸 열 받아서 욕이 나오려고 한다.  그만 써야겠다.  워워 릴랙스...... 


P.S 브런치에 좀 수준 있는 글을 써야 하는데, 그냥 시간도 없고 실력도 없고, 일기장처럼 쓰는 중입니다. 아무도 안 읽는다는 생각으로 나만의 대나무 숲으로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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