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프로다이어터 Apr 01. 2023

무료급식소에 스님이 왔습니다

제가 일하는 무료급식소에 처음으로 스님이 한 분 오셨습니다. 20대 후반~3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엄청 젊은 스님이네요. 정중하게 합장을 하시고 한끼 도움을 요청하셨습니다.  

 

얘기를 들어보니, 어제 외출 하셨다가 지갑과 휴대폰이 든 바랑(스님들 가방)을 잃어버리고 사찰에 연락도 닿지 않고, 어디 도움 요청하기에 늦은 시간이라서  수행 삼아 전철역 노숙인들 사이에서 노숙을 하셨다고 하네요.


도시락을 챙겨드리는데, 오늘 하필 메뉴가 돼지불고기에 돼지고기 김치찌개라서 살짝 고민. 오신채라고 마늘, 파, 부추, 달래, 생강 안드실건데...이거 다 체크하니깐 드실만한게 없는 상황.


어쨌든 귀한 손님이 오셨으니 잠시 기다리시라 하고

드실 수 있는 반찬을 따로 만들어 드리기로 했습니다.  

계속 미안하다고 하시며 합장 하시길래 목사가 합장을 받아줘도 되나 살짝 고민 ㅋㅋ


반찬 만드는 사이에 사찰과 연락이 닿았습니다. 주지스님이 밤새 걱정했는데, 너무 감사하다고 하시네요.

다음에 소풍삼아 한번 오면 사찰 음식 대접하겠다고 합니다. 사찰 음식으로 제법 유명한 곳이라고 하네요.


그래서 절 이름이 어떻게 되냐고 물어보니

.

.

.

.

.

"만우절"이라고 하시네요.


작가의 이전글 부모도 자녀에게 상처 받을 수 있고, 움츠러들 수 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