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심리상담사가 제안하는 '진짜' 잘 쉬는 법
딩동! 오늘 <내마음상담소>에 찾아온 고민 주제는 바로 “휴식”이에요.
‘쉬어도 쉰 것 같지 않다.’라는 말, 여러분도 공감되시나요?
"퇴근하더라도 업무 내용이 계속 머리에 남아서 쉬는 기분이 안 들어요. 다들 퇴근하고 나면 어떻게 휴식을 취하는지 궁금해요. 주말에도 마냥 편하게 놀면서 마음이 불편하고... 어떻게 해야 잘 쉴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
"지난여름, 휴가를 쓰고 1주일간 여행을 다녀왔어요. 1주일 휴가를 내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보니 일정을 열심히 세워서 바쁘게 움직였는데, 오히려 더 피곤하고 일을 한 기분이 들지 뭐예요. 그러다 보니 업무 복귀를 해서도 피곤하고 일이 손에 잘 안 잡히더라고요. 리프레쉬가 됐다기보다 더 체력이 소진된 기분이었어요. 이번 휴가는 어떻게 보내는 게 좋을까 고민이에요."
만약 휴식 시간을 가졌는데도 충분히 쉬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면, ①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방법으로 쉬었거나 ② 몸은 쉬었더라도 불안이나 걱정으로 인해 정신은 쉬지 못했을 수 있어요. 혹은 ③ 애초에 쉬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을 수도 있고요. 이번 주말 혹은 여름휴가 때 진한 휴식을 경험하고 싶은 여러분에게 지금부터 몸과 마음이 충전되는 좋은 휴식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잘 쉬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바로 나에게 쉼을 ‘허락’하는 것이에요. 요즘 현대인들은 마음 편히 쉬기 어려운 환경에서 살아가요. 일은 해도 해도 끝이 없고, SNS 속 사람들을 보면 나 빼고 다들 열심히 사는 것 같고, 때론 ‘이대로 멈추면 도태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느끼기도 하지요. 그러다 보니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아’라는 말이 배부른 소리처럼 느껴지기도 하고요.
하지만 우리 몸에게 쉼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예요. 핸드폰을 사용하고 나면 충전이 필요하듯이, 우리 몸도 에너지를 쓰는 시간이 있다면 분명 에너지를 충전하는 시간도 필요하답니다. 그러니 쉬는 동안 자책감을 느끼거나 조급함을 느낄 필요가 없습니다. 지금 쉬지 않는다면, 우리 몸과 마음에는 ‘필연적으로’ 과부하가 오고, 번아웃과 무기력에 시달리게 될 테니까요.
그럼에도 계속해서 ‘쉬어도 될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면, 쉬는 시간을 앞으로 달리기 위해서 ‘신발 끈을 동여매는 시간’이라고 생각해 보세요. 지금 신발 끈을 묶지 않으면, 얼마 가지 못해 넘어지고 말테니 꼭 필요한 시간이라고요. 쉬는 시간은 절대 미래의 여러분을 힘들게 하지 않고, 오히려 회복과 충전을 도와줄 거란 걸 믿어보는 거예요.
쉼을 허락하는 마음은 스스로를 존중하는 마음에서 시작돼요. 나를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오늘은 나에게 “쉬어도 괜찮아.”라고 말해주세요. 진심이 우러나도록요.
TIP. 할 게 많아 마음 편히 못 쉬겠다면, 이렇게 해보세요!
쉼을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고 있진 않나요? 해외여행을 가거나 꼭 연차를 쓰지 않아도, 우리는 바쁜 일상에서 틈틈이 쉴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출근하자마자 바로 일을 시작하지 않고 10분 동안 가만히 눈을 감고 노래를 듣는 것, 퇴근하고 나서 집 앞 공원을 산책하는 것, 일주일에 1번은 맛있는 음식을 요리해 먹는 것, 어깨를 스트레칭하는 것 등 가벼운 쉼부터 시작해 보세요. 몸과 마음의 여유가 없을 때는 100점짜리 휴식이 아니더라도 1점의 휴식을 100번 한다는 생각으로 틈틈이 쉬어보는 거예요.
잘 쉬기 위해서 두 번째로 해야 하는 것은 바로 ‘스마트폰과 멀어지기’입니다. 보통 쉬는 시간에 습관처럼 SNS, 인터넷, 유튜브 영상을 보지 않나요? 늦게까지 일하느라 에너지는 다 썼는데, 그렇다고 이대로 잠들어 하루를 마무리하기엔 아쉽고… 그래서 많은 사람이 눈만 떠도, 손가락만 움직여도 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찾게 되지요.
흔히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이 휴식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우리 뇌는 쏟아져 들어오는 정보를 처리하느라 쉴 새 없이 바빠요. 특히 요즘 유행하는 틱톡, 릴스, 숏츠 같은 숏폼 (Short form) 영상을 보면 우리 뇌가 정보를 제대로 인식하기도 전에 또 다른 자극이 빠르게 들어오는데, 그 과정에서 정신적 에너지가 많이 고갈된다고 해요. 자극적인 콘텐츠가 우울, 불안 등 정신 건강을 해칠 수도 있고요.
만약 내가 스마트폰을 많이 보는 사람이라면, 조금씩 스마트폰과 멀어지는 연습을 해보세요. 예를 들어, 보통 밤에 스마트폰을 많이 하니까 충전기를 침대와 먼 곳에 비치한다거나 (ex. 문 앞, 신발장), 스마트폰은 쇼파에서만 하기로 다짐한다거나, 물리적 거리를 만드는 것으로 시작하는 거예요.
그리고 스마트폰 대신 현실에서 무엇을 할지 떠올려 보세요. 책 읽기, 청소하기, 일기 쓰기, 반신욕 하기, 요가하기, 맛집 가기 등 스마트폰이 사라진 시간을 무엇으로 채울 수 있을지 재미난 계획을 세워보는 거예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때려도 좋아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있는 것은 시간을 버리는 게 아니라, 우리 뇌가 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랍니다.
이제 나에게 맞는 쉼이 무엇인지 찾아볼까요? 누군가가 좋다고 하는 쉼이 나의 몸과 마음에는 잘 맞지 않을 수 있어요. 아무리 베스트셀러인 책도 나와는 잘 맞지 않을 수 있는 것처럼요.
지금부터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쉼’을 찾을 수 있는 세 가지 질문을 드릴게요. 주변에 종이와 펜이 있다면, 질문에 답변을 직접 작성해 보세요. (스마트폰으로 이 글을 보고 있다면 메모장에 적어도 좋아요.)
1. 결과나 보상과 상관없이 과정 그 자체가 즐거웠던 쉼은 무엇이었나요?
ex. 북카페 가기 : 북카페에 들어가면 따듯한 위로를 받는 것 같다. 책도 읽고, 글도 쓰고, 멍도 때리다 보면 시간이 훅 간다. 시간을 참 밀도 있게 보냈다는 느낌, 영혼이 차오르는 느낌이 든다.
2. 그 시간만이 기다려지고, 내 삶의 활력을 가져다준 쉼은 무엇인가요?
ex. 러닝하기 : 요즘 사람들과 함께 러닝을 하고 있는데, 상쾌한 밤공기와 사람들과 함께 으쌰으쌰 하는 분위기가 좋아서 그 시간만이 기다려진다. 퇴근 후가 기다려지는 것은 참 오랜만이다.
3.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나 의무감 없이도 기꺼이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쉼은 무엇인가요?
ex. 필사하기 : 책이나 영상을 보며 좋았던 문장을 노트에 따라 적을 때 마음이 편안해진다. 생각 해보면 누가 시켜서 쓰는 것도 아닌데, 힐링 되는 느낌이 들어서 노트 한 권이 꽉 찰 때까지는 계속 필사하고 싶다.
어떤가요? 모두 적어보셨나요? 요즘 ‘갓생 살기’를 지향하면서, 쉼조차도 생산적이어야 하고 무언가 남는 게 꼭 있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그런 쉼은 우리를 크게 충전시켜 주지 않아요. 뇌 입장에서 그건 쉬는 게 아니라, 일이 끝나고 또 다른 일을 하는 거나 마찬가지랍니다. 그러니 우리 뇌가 긴장을 풀고 편안하게 휴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방금 적은 ‘결과나 보상 없이도 과정 그 자체가 즐겁고 기쁨을 주는 쉼’이 진정으로 우리를 충전시켜 줄 거예요.
이렇게 나와 잘 맞는 쉼을 알려면, 여러 가지 쉼을 시도해 봐야 해요. 나와 잘 맞는지 안 맞는지는 실제로 해 봐야 알 수 있으니까요. 앞으로는 쉬면서 마음속 일어나는 감정에 집중해 보세요. 내가 지금 기쁘고 즐거운지를 확인하면서, 나에게 잘 맞는 쉼인지 아닌지를 알아가는 거예요. 나를 잘 알아야 나에게 맞는 쉼도 알 수 있어요.
만약 나에게 맞는 쉼이 무엇인지 아직 모르겠고, 이번 주에 당장 무엇을 하며 쉬어야 할지 고민이라면 아래 리스트를 참고해 보세요. 심리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휴식을 모아봤어요.
✅ 충분한 잠 : 잠이 너무 부족한 상태라면 개운해질 때까지 충분히 자요.
✅ 여행 : 마음먹고 가야 하는 거창한 여행 말고, 가볍게 떠나보아요.
✅ 맛있는 음식 : 아주 맛있는 걸 먹어요. 하지만 술은 고민하고 선택해요.
✅ 걷기 : 그냥 좀 걸어볼까요? 하늘도 보고, 나무도 보고, 꽃도 봐요.
✅ 멍때리기 : 자꾸 멍때리게 된다면, 과부하가 걸렸던 뇌가 쉬는 중이니 잠시 그렇게 두어요.
✅ 마음 나누기 :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고, 들어줄 사람도 있다면 망설이지 말아요.
✅ 혼자만의 시간 : 소중한 인연이어도 너무 힘들 땐 버거울 수 있어요. 그럴 땐 잠시 양해를 구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요.
✅ 디지털 디톡스 : 계속 업무 연락이 오늘 핸드폰, 이메일과 잠시 멀어져요.
이 외에도 저는 자연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추천해요. 미국 신경학 아카데미(American Academy of Neurology) 저널에 실린 한 연구에 따르면, 녹색과 푸른색 공간에 더 가까이 사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심각한 심리적 스트레스를 경험할 위험이 17%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어요. 실제로 초록색은 교감신경을 안정시켜 긴장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어서 눈이 피로하거나 마음이 불안할 때 도움이 돼요. 파란색도 마찬가지로 차분하게 진정되는 데 도움이 되고요.
우리 주변에서 초록색과 파란색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바로 ‘자연’에서 쉽게 찾을 수 있지요. 초록색을 눈에 한껏 담기 위해서는 등산, 트래킹, 산림욕을 가면 좋을 텐데요. 만약 그게 어렵다면, 동네 공원을 걷는 것도 좋아요. 파란색은 하천, 강, 바다에서 찾을 수도 있지만, 어디서나 고개만 들면 보이는 하늘에서도 찾을 수 있어요. 이번 주는 잠시 시간을 내어 푸르른 나무도 보고, 새파란 하늘을 눈에 담아보는 거 어떨까요?
어떠세요, 여러분? 이번 주는 어떻게 쉬어야할지 힌트를 좀 얻으셨나요? 마지막으로 ‘쉼에는 좋은 타이밍이란 게 없다’라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만약 ‘지금은 쉴 때가 아니야. ’, ‘나중에 제대로 쉬자.’하는 마음으로 계속 쉼을 미루고 있다면, 잠시 멈춰 짧게라도 쉬어 보세요. 쉼은 ‘길게 한번에’ 아닌 ‘짧게라도 자주’할 때 더욱 효과적이니까요. 이번 주는 몸과 마음이 편안하게 쉬는 하루 보내시길 진심으로 바라요.
*이 글은 <마음여행키트 - 휴식 편>, <마음여행키트 mini - 휴식쇼핑몰> 활동지 일부를 발췌하여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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