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감의 풍경(유치장 편)

호텔에 입실하기 전에 체크인을 하는 것과 같다.

by 담월

유치장에 처음 들어오는 걸 '입감'이라고 한다.

신원 확인을 하고, 귀중품을 따로 보관하고, 신체 수색을 마친 후 유치장 안으로 들어가는 일련의 과정이다.

의외로 간단한 절차지만, 그 안에 담긴 표정과 기세, 냄새, 감정의 결을 매번 다르다.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되는 일이지만, 나는 그때마다 마음을 고쳐잡는다.

나에게는 일상이지만, 그들에게는 삶의 전환점이 되는 순간일 수도 있으니깐 그 무게만큼 진지함을 더한다.



누군가는 울면서 들어온다. 눈물이 쉴 틈 없이 흐르는데, 본인은 닦을 수조차 없다.

양손은 수갑에 묶이고, 양발은 경찰관의 팔에 의해 끌려 들어온다.

"억울해요. 그런 적 없어요." 중얼거리던 그는 결국 독방으로 향한다.

고요한 유치장에 울음과 고함이 퍼지면, 먼저 들어와 있는 다른 유치인들의 수면과 휴식에 방해가 되니까 그럴 땐 어쩔 수 없다.

몇 시간, 혼자 조용해질때까지 격리한다.


어떤 이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들어온다.

자신을 체포한 경찰을 향해 욕설을 퍼붓고, 발길질을 하며, 방에 들어서자마자 벽을 차고 문을 두드린다.

난폭하고 격한 감정은 자신이 얼마나 두려운 지를 숨기지 않으며 동시에 유치장 내부의 공기를 더욱 무겁게 한다.

그러나 그럴수록 더 많은 제압이 필요하고, 결국엔 제압 후에도 수갑을 채운 채로 독방에 수용된다.

말이 통하지 않을 때, 말 대신 규칙이 작동하는 구조다.


그리고 간혹, 아주 드물게 말 한마디 없이 순순히 들어오는 사람이 있다.

발소리도 작고, 표정도 굳어 있고, 모든 절차에 저항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런 사람일수록 나는 더 긴장하게 된다.

울지 않고, 소리 지르지 않고, 체념한 얼굴로 한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는 사람. 그리고 이어지는 한숨소리.

그 침묵 속에는 감정의 끝자락을 향하거나, 아주 깊은 어둠이 자리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 사람들은 입감 후에도 눈을 감지 않는다. 누군가 자고 있을 때에도 그들은 깨어있다.

나는 그런 눈빛을 자주 잊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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