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세요? 무술 몇 단이세요?
그렇다. 나는 십 년 차 대한민국 경찰관이다.
그리고 아직 미혼 여성이다.
소개팅에 나가면 어김없이 단골 질문이 따라온다.
“왜 경찰이 되셨어요?”
“무술은 몇 단이예요?”
“형사세요?”
역시나였다. 누구나 궁금해할 만한 질문들이지만 당사자인 나는 그 순간 면접장에 앉아 있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 대답은 짧고 무난하다.
“그게… 어쩌다 보니.”
“공무원이니까요.”
휴일에까지 직업 이야기로 머리가 복잡해지는 건 피하고 싶으니까, 앵무새처럼 질문자의 일반적인 기대 답변을 들려준다.
하지만 사실, 내 진짜 대답은 이랬다.
"어릴 적부터 꿈꿔온 이 일이 공무원인 줄도 몰랐어요. 어차피 돈을 버는 게 직업라면 보람도 느끼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돌아오는 반응은 늘 비슷했다.
“면접 답변 하시네요?”
그 한마디에 진심이 가볍게 치이고 나면,
이젠 차라리 가벼운 거짓이 편하다.
그렇게 다음 대화는 ‘경찰이라는 직업이 적성에 맞는지’로 이어진다.
소개팅이 ‘서로를 알아가는 자리’가 아니라 ‘경찰 직업 탐방기’로 바뀌는 순간, 내 심장은 설렘이 아니라 귀소본능으로 향한다.
그때 나는 문득 궁금해진다.
나는 언제쯤 ‘나’로만 소개받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