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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르 Aug 22. 2021

시큰둥.005

과거의 시큰둥





언제부터 시큰둥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는데

추측으로는 어릴 때부터 그랬던 것 같다. 

10대에는 눈치를 많이 보는 소심한 성격이어서

떼를 써 본 적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한번 요구한 사항이 성립되지 않더라도 그냥 

‘안 되는구나..’ 하면서

실망한 마음이 곧 시큰둥하게 변했다.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는 

친구들이 교복 말고 사복을 너무 입고 싶어 할 때도 나는 그저 시큰둥했다.

마찬가지로 보통 여학생들이 주로 관심을 가지기 쉬운 메이크업에도 그러했다.

그리고 고등학생 때 친구 몇몇이 좋아하는 연예인을 보기 위해 스케줄을 알아내서 

공항에 찾아가거나 

열애설이 터진 기사를 보면서 울분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타인을 이토록 좋아할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과

‘그런데 나는 왜 이토록 적극적으로 좋아하는 대상이 없지?’ 


라는 생각이 반반씩 들었었다.

그래도 이런 것들은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다.

취향의 차이라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어쩐지 인간관계는 그렇게 생각되지가 않았다. 

어릴 때부터 사람 사이의 관계에 필요 이상으로 예민하게 반응하곤 했다.

인간관계야말로 제발 좀 시큰둥해질 필요가 있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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