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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버 May 04. 2024

돈걱정

돈 무서운 줄 알아야지...

ebs 다큐잇 '복권'을 봤다.

정선 카지노에서 돈을 모두 잃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마지막 도전은 복권이라고 한다.

돈을 모두 잃고, 끼니를 굶어가면서 노숙을 해도 복권만큼은 매주 몇 만원치 씩이나 구입한다고 한다.

행여나 당첨이 되더라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뻔하다.

그런데, 하루에 한 번 교회에서 제공하는 무료급식 한 끼로 하루를 사는 그들이 도대체, 무슨 돈으로

복권을 구입하는지가 첫 번째 의문이었다면, 그렇게 돈도 없는 그들이 어떻게 반전을 기대하면서

그곳을 떠나지 못하는지가 두 번째 의문이었다.   

  

기계가 아름다울 정도로 현란한 것은 정신을 쏙 빼놓기 위한 것일까요?


이 의문은 수많은 전당포와 저당 잡힌 차들이 한 곳에 잔뜩 모여 있는 장면으로 어느 정도 풀렸다.

돈을 잃은 이들은 타고 온 차와 반지와 시계 같은 자신이 지니고 있는 물건들도 처분했을 것이다.

거기서 끝이 아니라, 지인들을 통해 갖은 방법을 동원해 돈을 융통하고 탈탈 털린 뒤, 그 지인들과의

관계에서도 온갖 문제가 생겼을 것이다. 돈을 잃고 정선 카지노를 떠나지 못한 채, 그곳에서 

죽은 이들은 가족들도 찾지 않는다고 한다. 하긴, 잃은 돈을 찾기 위해 온갖 방법으로 돈을 융통하려 한

이들이 가족에게 손을 내밀지 않았을 리가 없다. 그야말로 카지노에서 돈을 잃은 이들은 모든 것을 다

잃고 영혼마저 탈탈 털려 버리고 마는 것이다.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의 거의 대부분이 5년 안에 돈을 다 잃고 불행해진다는 사실은 정설이 된 지 오래다.

사람도 잃고, 돈도 잃어 결국은 인생을 잃어버리고 마는 셈이다.

우애가 좋았던 형제의 형이 복권에 당천된 뒤, 동생에게 집을 사 주었다고 한다. 시간이 흘러 돈이

떨어진 형이 동생에게 자신이 사 준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게 해달라고 하자, 동생은 삶의 터전을 

담보 잡히는 게 부담스러워 거절했다. 그러자, 형이 화를 벌컥 내었고, 갈등이 증폭되다가 끝내는

대낮에 많은 사람들이 보는 시장 한 복판에서 동생을 살해한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

우연히 당첨된 복권과 그 주변에 있다가 덩달아 행운을 뒤집어썼을 때, 마냥 좋아할 일만은 아니라는

것을 저 사건을 통해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돈에 대한 철학, 관리능력, 욕구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을 때, 돈은 날카로운 화살이 되어 되돌아온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은 남들과 다를

것이라 생각하며 저 사건의 주인공과 자신은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저 사건의 주인공도

평소에는 우리처럼 자신 만만했을 것이다. 그게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로또판매점 가서 컴퓨터용 사인펜 달라고 했더니, 넌 뭔데 하던 주인의 모습이 떠오르네요. 외국에선 엑스로 표시하는가 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기에 이미 돈이 인간사회의 모든 중심이라는 것은 정치, 종교, 사회에서 

뼈저리게 느끼고 있지만, 앞서 언급한 복권 사건을 통해 우리 사회에서 돈은 피를 나누고,

우애가 좋았던 형제마저도 서로를 죽이게 만들 수 있는 사악한 악마가 되어 우리를 해코지한다.

또, 돈은 끼니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면서도 카지노 주변을 배회하게 만들어 살아있는 사람도

마치 한을 갖고 이승을 떠나지 못하는 귀신처럼 만들게도 한다.

우리 삶의 중심에 돈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사실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돈은 우리

삶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돈이 엄청나게 많으면 불행이나 위험에 안 빠지고 늘 행복하지 않을까?

재산이 조 단위로 있는 재벌회장이나 그 2세들은 어떨까?

자신의 발끝에 미치지도 못하는 재산을 갖고 아등바등거리며 사는 서민들을 보며 우월감을

느낄 수 있겠지만, 자기가 갖고 있는 부에 만족하는 재벌은 얼마나 될까?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사업을 확장시키고 영위하기 위해, 때로는 비굴하게 권력의 눈치를 보고, 위험을 감수하며

일을 벌이는 모습을 보면, 그들이 갖고 있는 부에 만족하는 것 같이 보이지 않는다.

만약에 자신의 부에 만족했다면, 훌훌 털고 떠나서 그야말로 ‘모히또에 가서 몰디브’ 

한 잔 하며 느긋하게 저녁노을을 즐기겠지.  

돈 걱정 없을 정도면 저런 곳에서 한 일 년 살아보고 싶네요.

   

돈이란 속된 말로 기가 엄청나게 센 존재다. 우리는 늘 부족하기에 그 위험할 정도의 센

기운을 느끼지 못할 뿐이다. 게다가 돈은 만족할 수 없는 밑 빠진 독 같은 것이기도 하다.

어디에 근거를 두었는지 알 수 없지만, 연봉 7천만이 가장 안정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적정한

소득이라는 통계가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실제로 7천만 원을 버는 사람들은 당연히

더 벌고 싶어 한다고 한다. 7천만 원이라는 소득은 더 벌고 싶은 욕구가 다른 소득계층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덜할 뿐이라는 것이다. 자신이 갖고 있는 돈에 만족하는 이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자신의 수준에게 어느 정도 소득이 가장 적절한 것일까?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르니, 이는 천차만별이겠지만, 이 점 하나는 분명하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나 하고 싶은 일에 돈 걱정 없을 정도의 부를 갖고 있다면

그게 가장 적절한 수준이 아닐까? 돈이 목적이 아니라 내가 살고 싶은 삶이 목적이

된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돈의 수준은 지금과 달리 많이 낮춰질 것이다.

우리 삶에 많은 고민과 걱정을 가져오는 것이 무엇인가? 대부분 돈 걱정이다.

그 돈 걱정의 핵심은 끊임없이 재산을 불리는 것이다. 갖고 있는 재산도 불어나지

않으면 불안하다. 그래서, 주식, 부동산에 끊임없이 기웃거리고 투자하다가 스스로

불행을 자초하기도 한다.      

재미없는 글이라 돈 사진을 올리기는 했지만, 이런 사진 안 좋아요. 돈은 보면 볼수록 욕심이 생기니까


내가 살고 싶은 삶에 돈걱정 하지 않을 정도면 충분하다. 내 삶의 목표가 뚜렷한 사람이라면. 

그리고, 복권에 당첨되면, 쓸 생각하지 말고 빚 먼저 갚은 뒤, 괜히 기부나 그런 거 하지 말고

그냥 움켜쥐고 있어야 한다. 돈을 쥐고 있으면, 적어도 돈 걱정은 하지 않고 살 수 있다.

돈 걱정 없이 산다는 것이 얼마나 꿈같은 일인가? 돈 걱정 없을 때, 비로소 내 욕구가

투영된 내 삶이 보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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