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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마일한문샘 May 11. 2024

옛날 교과서를 가져갔다

옛날 한문교과서를 가져갔습니다.
"이거 아시면 옛날 사람!"
"우와! 나 중학교 때 배웠어요."
"저도 이거 비슷한 책으로 배웠어요."
"부장님은 6차 때 배우셨을 거예요. 이건 5차 교육과정 책이어요."

가도(賈島)의 <심은자불우(尋隱者不遇)> 수업하다 옛날 교과서가 떠올랐습니다. 저 중학생 때 교과서에 <문동자(問童子)>로 실린 시를 아직까지 외우는 건 중학교 1학년 한문수업 덕분입니다. 작년에 산 중학교 한문책을 교무실에 가져가니 선생님들께서 반가워하십니다. '아이들은 어떨까?' 두근두근 교실 문을 열었습니다.

"이거 뭘까요?"
"글쎄요."
"저 중학교 때 한문교과서요."
"진짜요?"
몇몇 학생들이 "보여 주세요."
어떤 반에선 거의 모든 학생들이 돌려가며 봅니다.

"선생님 책이에요?"
"아쉽지만 아니에요. 고등학교 한문책은 있는데 중학교 책은 잃어버려 인터넷 중고서점에서 샀어요."
"왜 가져오셨어요?"
1학년 20과(71쪽) 펼쳐 "지금 우리 배우는 거 그때도 있었어요."
친구끼리 "우와! 정말 똑같다."

"이거 몇 년도에 나왔어요?"
"30년 넘었어요."
(갑자기 제 나이 계산하는 학생들......)
"근데 책이 왜 이렇게 작아요?"
"그때는 1, 2, 3학년 다 한문을 필수로 배웠어요. 그래서 책이 얇고 흑백인 대신 세 권이죠."

책 내용보다 원래 주인이 쓴 낙서와 책 속에 낀 가정통신문 읽기 바쁜 학생, "이거 역사유물이네요!" 은근슬쩍 씨익 웃는 학생...... 책 많이 읽는 학생이 유심히 보고 "옛날 책이 요즘 책보다 정리가 더 잘 된 것 같아요." 오랜 책에 봄 햇살이 곱게 물들었습니다.

* 학교에 가져간 중학교 한문교과서입니다.

https://blog.naver.com/hanmunlove/223095594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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