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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마일한문샘 Jun 25. 2024

라떼는... 말입니다

1학년 4과 '나의 학교생활'.
"이거 뭘까요?"
"옛날 책이에요?"
"저 중학교 때 한문교과서예요."
"선생님 책이에요?"
"제 책은 아니고 똑같은 걸 중고서점에서 샀어요."
"와~ 신기해요!"

지금 책과 옛날 책.

옛날 책과 지금 책을 나란히 들고 "어떤 게 달라요?"
"옛날 책은 작고 지금 책은 커요."
"맞아요. (책장을 넘기며) 옛날 책은 흑백이고 지금 책은 칼라예요. 자세히 보면 옛날 책이 '중학교 한문 1'인데 지금은 '중학교 한문'이지요? 옛날 책은 중학교 1, 2, 3학년 다 한문을 필수로 배워 세 학년 책이 다 있어요. 지금은 학교에 따라 한 학년 또는 두 학년에서만 배워 한문책이 한 권입니다."

옛날 중1 한문교과서 중 등교 단원 사진 보면서 "한 반에 몇 명이었을까요?"
"60명?" "70명?"
"거의 60명이요. 저 때는 50명."
"진짜요?" "책상 다 들어가요?"
"네. 여러분 부모님 때는 아이들이 많아 오전반 오후반 나눠서 수업한 곳도 있어요."​
교과서를 여럿이 돌려 보게 하니 꼼꼼하게 읽는 학생들이 보입니다.

정우상, 배원룡, 『중학교 한문 1』, 동아출판사, 1993. 36쪽.

"중학교에 와서 달라진 점이 있나요?"
"교복이요." "수업 시간이요." "선생님이요."
"여러분 생각에 교복을 왜 입을까요?"
"소속감이요."
"맞아요. 어떤 집단에서 같은 옷을 입으면 소속감이 높아지고 잘 뭉치게 돼요. 체육대회 때 반티 입으면 그렇지요. 제가 생각하기에 교복을 입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같은 교복을 입으면서 단합이 잘 된다. 둘째, 비싼 옷을 입는 친구와 그렇지 않은 친구 사이의 불편함을 줄여 준다. 셋째, 아침마다 옷 고르는 번거로움을 덜어 준다."

"저는 교복 자율화 세대예요. 중학교 땐 교복을 안 입었죠. 그러다 보니 아침마다 옷 고르는 게 일이었어요. 우리 땐 나이키가 비싼 옷이었는데 그밖에도 비싼 메이커 옷 입고 오는 친구들이 있으면 다른 친구들이 부러워하거나 '나도 저렇게 입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 있겠지요."
똘망똘망한 눈망울, 쏘옥 빨려들듯 집중하는 학생들 덕분에 이야기가 길었습니다. 햇빛 가득한 교실에 맑고 싱그러운 바람이 불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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