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4과 '나의 학교생활'. "이거 뭘까요?" "옛날 책이에요?" "저 중학교 때 한문교과서예요." "선생님 책이에요?" "제 책은 아니고 똑같은 걸 중고서점에서 샀어요." "와~ 신기해요!"
지금 책과 옛날 책.
옛날 책과 지금 책을 나란히 들고 "어떤 게 달라요?" "옛날 책은 작고 지금 책은 커요." "맞아요. (책장을 넘기며) 옛날 책은 흑백이고 지금 책은 칼라예요. 자세히 보면 옛날 책이 '중학교 한문 1'인데 지금은 '중학교 한문'이지요? 옛날 책은 중학교 1, 2, 3학년 다 한문을 필수로 배워 세 학년 책이 다 있어요. 지금은 학교에 따라 한 학년 또는 두 학년에서만 배워 한문책이 한 권입니다."
옛날 중1 한문교과서 중 등교 단원 사진 보면서 "한 반에 몇 명이었을까요?" "60명?" "70명?" "거의 60명이요. 저 때는 50명." "진짜요?" "책상 다 들어가요?" "네. 여러분 부모님 때는 아이들이 많아 오전반 오후반 나눠서 수업한 곳도 있어요." 교과서를 여럿이 돌려 보게 하니 꼼꼼하게 읽는 학생들이 보입니다.
정우상, 배원룡, 『중학교 한문 1』, 동아출판사, 1993. 36쪽.
"중학교에 와서 달라진 점이 있나요?" "교복이요." "수업 시간이요." "선생님이요." "여러분 생각에 교복을 왜 입을까요?" "소속감이요." "맞아요. 어떤 집단에서 같은 옷을 입으면 소속감이 높아지고 잘 뭉치게 돼요. 체육대회 때 반티 입으면 그렇지요. 제가 생각하기에 교복을 입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같은 교복을 입으면서 단합이 잘 된다. 둘째, 비싼 옷을 입는 친구와 그렇지 않은 친구 사이의 불편함을 줄여 준다. 셋째, 아침마다 옷 고르는 번거로움을 덜어 준다."
"저는 교복 자율화 세대예요. 중학교 땐 교복을 안 입었죠. 그러다 보니 아침마다 옷 고르는 게 일이었어요. 우리 땐 나이키가 비싼 옷이었는데 그밖에도 비싼 메이커 옷 입고 오는 친구들이 있으면 다른 친구들이 부러워하거나 '나도 저렇게 입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 있겠지요." 똘망똘망한 눈망울, 쏘옥 빨려들듯 집중하는 학생들 덕분에 이야기가 길었습니다. 햇빛 가득한 교실에 맑고 싱그러운 바람이 불어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