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 크리에이티브란 '대화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함께 살아가는 모든 것들에게 먼저 말을 건네고 대화를 시도하는 것은 ,
지금껏 당연하게 여겼던 것이 혼자만의 규정과 평가였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줍니다.
매일 공부하는 카페 책상 위에 놓인 꽃병과 대화를 시작하면서
아직 피지 않은 꽃봉오리가 말해주는 '순간'의 가치를 듣게 되었습니다.
꽃봉오리는 제게 '아름다움'과 '완성' 사이에는 관계가 없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배달 온 아이스크림 봉투 속 드라이아이스에서 피어오르는 기체들에게 말을 건넸을 때는 무려두 번의 대화 과정이 일어났습니다.
공기 중으로 뻗어나가 이내 사라지는 기체들의 삶을, 한 번은 '도태'로 들었고, 또 한 번은 '도전'으로 들었습니다.
도태와 도전은 반대인 것 같으면서도 동시에 일어날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대화를 '시작'한다는 것은 책임감이 필요한 일입니다.
작은 관심으로 시작한 대화는 결코 작지 않은 의미의 발견과 이해를 요구합니다.
곁에서 항상 당연하게 있어왔던 것들이 대화를 통해 전해주는 새로운 깨달음은 엄청난 생각의 변화를 가져옵니다.
말을 건넴으로써 발생했던 이야기의 과정들이 '대화의 경험'으로 남기 위해서는,
이 '변화'를 이용해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결과는 만들어진 순간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많은 사람들과 새로운 대화를 시작할 수 있는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크리에이티브는 일상과의 대화를 통해 본질을 고민하고 가치를 발견하는 인문학적인 통찰에서 시작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