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뜨자마자 스마트폰을 집는 손, 잠든 사이 늘어난 팔로워와 조회수 확인. 자연스레 숏폼을 넘기다 보면 출근시간이 코앞이다. 찌뿌둥한 몸을 겨우 끌고 샤워한 뒤 출근하는데 젠장, 이럴 줄 알았다. 어젯밤에 만든 도시락을 깜빡했다. 산만함에 익숙해진 스스로를 타박하며 하루를 시작했다.
지금도 여전히 일어나자마자 스마트폰을 잡는다. 대신 음악을 틀고 침대맡에 둔 채 부엌으로 향한다. 아침식사와 커피 한잔을 들고 책상에 앉는다. 그렇게 오늘 할 일을 정리한다.
1. 할 일을 미루지 않게 된다.
장대한 계획이 아닌 오늘 당장 해야 할 일은 비교적 가볍다. 이게 뭐라고 지금껏 내일로 모레로 미뤄왔는지, 스스로 지킬만한 약속을 하고 해내는 작은 성취감이 있다.
2. 물건을 잊지 않고 챙기게 된다.
매일 아침 오늘 할 일을 계획하다 보니 물건도 마찬가지. 여유로운 아침으로 인해 조급함이 사라지니 정신이 똑바르다.
3. 집중하는 시간이 늘어난다.
알고리즘을 따라 분주하게 움직이는 손과 달리 정지된 뇌, 이제는 오늘 할 일을 계획하며 머리를 쓰고 손은 천천히 기록을 한다. 남는 시간에는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데 이게 또 수업 준비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생각도 버릇이며 습관인가 싶다.
이른 아침 '일정 계획'을 시작한 뒤로 일상에 변화가 찾아오기 시작했다. 내일을 준비하는 자세로 하루하루를 보낸달까. 아침의 무드가 하루를 결정한다는 걸 알고 나니 수면패턴도 바르게 잡힌다. 30년 넘게 살면서 개인적으로 느끼는 바, 행복은 순환이더라. 작은 톱니바퀴가 전체를 움직이듯 긍정적인 요소들이 상호작용하여 선순환을 만들어낸다. 안타깝지만 불행도 마찬가지. 확실한 건 나에게 필요한 변화는 매번 극적인 게 아닌, 생각보다 작은 움직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