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몇 번째 언덕을 넘어가고 있나요?
저는 여행을 아주 좋아합니다.
그리고 여행 장소에 얽힌 여러 사연들을 좋아합니다.
그중 감명 깊었던 한 장소에 대해 소개해볼까 합니다.
포르투갈에는 cabo da roca라는 장소가 있습니다.
리스본에서 신트라라는 곳을 거쳐 한동안 달려야 도착할 수 있습니다.
이곳은 유라시아 대륙의 최서단, 서쪽 땅의 끝입니다.
"세상의 끝"
유럽 사람들은 이곳을 세상의 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번역하면 cabo da roca는 "미친 사람의 곶"입니다.
한 발자국만 더 가면 세상을 벗어난다고 생각해 미친 사람만 온다고 표현한 것이죠.
그 미친 사람 중 한 명인 포르투갈 시인 카몽이스도 세상의 끝을 찾았습니다. cabo da roca에 있는 탑에는 그의 시가 적혀 있습니다.
AQUI ONDE A TERRA SE ACABA E O MAR COMECA (CAMOES)
여기, 육지가 끝나는 곳이고, 바다가 시작되는 곳이다.
- 카몽이스
무한히 펼쳐진 하늘과 바다의 경계선을 바라보면 세상의 끝을 향해 항해한 탐험가들이 눈에 보이는 것 같습니다.
곶의 끝에는 등대가 하나 있는데, 탐험을 나갔다가 돌아오는 선원들의 길잡이였습니다.
대항해 시대의 서막을 연 콜럼버스와 마젤란이 실제로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증명한 시작점이죠.
(물론 실제 출발지는 아니지만 그들이 마지막으로 본 등대는 아마 cabo da roca의 빨간 등대였을 겁니다)
물론 과학자들의 증명이 있었으나 세상의 끝을 넘어서는 결심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실제로 지구가 둥근지는 모르는 일이니까 말이죠.
그럼에도 그들은 교역을 위해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겠다는 마음 하나로 출항합니다.
많은 탐험가들이 중도포기 했고, 콜럼버스는 아메리카 대륙을 아시아로 착각해 항해를 멈췄습니다.
마젤란은 수많은 고난 끝에 세계 일주를 달성하죠.
우리 주변에도 자신의 목표를 향해 누구도 가지 않았던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한 번 정한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리는 와중에도 세 가지를 기억해야 합니다.
명확한 목표를 정하고,
지쳐서 포기하지 않기 위해 중간 목적지를 잘 거쳐가야 하고,
목적지를 착각하지 않기 위해서 끊임없이 공부하고, 점검해야 합니다.
예전에 수능을 보고 나서 아는 분께 카드 하나를 받았던 것이 기억납니다.
산을 오릅니다 정상은 멀고 높아 내 발이 닿기에 요원합니다
뒤로 젖힌 고개를 내려 앞을 봅니다 작은 언덕배기가 있군요
그래요 제가 갈 곳은 저 언덕입니다 저 언덕이 정상입니다
그곳에 다다르면 작은 숨 들이쉬고 다음 언덕을 바라보면 됩니다
인생 산행에서 첫 정상을 향하는 당신을 응원합니다.
이번에 오르는 정상은 4번째쯤 되는 것 같습니다.
이번 산행은 유난히 힘들지만 정상에 오를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여러분도 기억에 남는 여행지와 거기서 느꼈던 것들이 있으신가요?
아니면 기억에 남는 인생 산행이 있으셨나요? 한 번 생각해 보는 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