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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이경 Aug 14. 2024

과학 사기 귀무가설

르포르타주: 과학 사기라는 터널에 진입하다.

  상식을 파괴하는 강렬한 타이틀과 앱스트랙 (Abstract)을 탑재한 한 편의 논문이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면 학계와 연구계는 물론이고 시중의 매스컴에서는 평지풍파로 들썩인다. 더구나 논문의 저자가 이름만 대면 누구라도 알 수 있는 저명한 학자이거나 유명 대학의 교수라면 매스컴의 헤드라인은 더욱 요란스럽다.

  연구 논문이 실린 저널도 과학 분야의 저명한 학술지인 ‘네이처’나 ‘사이언스’ 같은 주류 저널이면 동료 평가과정이 철저하게 교차 검증되었음을 뒷받침하므로 훌륭한 연구결과로 칭송이 자자할 것이다. 문제는 이런 논문이 발표됨으로 하여금 여태까지 도저히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지던 현상이 현실적으로 실재하게 되었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된다는 점이고 전무후무한 과학 문헌으로서의 기초 입지를 단단히 굳히게 된다.


  학계의 호들갑과 매스컴의 보도 횟수가 점차 무디어질 무렵, 박사과정의 한 연구원이 신중하게 논문을 검토하게 된다. 실험 결과의 불확도를 배제한 상관성 p-값 (probability value)의 정확도에 근거한 결론의 도출에 이르기까지 데이터와 도표의 신뢰성이 무결하다고 믿어의심치 않기에, 박사과정 연구원이 꾸준히 연구해 오던 유사한 연구에 실험 결과를 인용하고자 재현성을 구현 해보지만 수십 번의 반복된 실험을 해봐도 논문의 실험결과를 재현하기란 쉽지 않았다. 실험치로 나타난 데이터와 비교불가의 수치 값을 보였으므로 아예 재현불가의 상황이 반복되었다. 이상하다고 판단한 그는 본인의 데이터와 기존의 데이터를 비교해보니 p-값이 뻥튀기 되어 재현에 근본적인 오류가 있었음을 찾아낼 수 있었다.

  여기에서 p-값이란 통계적 유의미성(statistical significance)을 나타내는 임계치로 실험으로 관찰된 데이터가 귀무가설과 양립하는 정도를 0에서 1 사이의 수치로 표현한 것이다. p-값이 작을수록 그 정도가 약하다고 보며, 대개는 p-값 < 0.05 경우 귀무가설을 기각하는 것이 관례이다. 그러나 표준편차 값에도 알 수 없는 문제들이 살모사처럼 똬리를 틀고 있다.

  이 르포르타주 에서는 불특정 다수의 일반인들은 거의 감지가 불가능한 고도의 과학사기를 깊게 다루어 보고자 한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과학이나 기술에도 물론 사기는 존재하며, 또한 눈치채기 어려운 은밀한 장막의 껍질속에 암약하고 있다. 이 칼럼에서는 현재 과학기술계에 깊숙이 숨어 똬리를 틀고 앉아있는 타락한 측면들을 가감 없이 드러내 보일 것이다. 어떤 언어도단의 테마로 연구비가 책정되고, 어떤 무도한 방식으로 연구를 위한 연구가 행해지며, 결과가 발표되는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그들만의 악다구니판 리그에서 타락하고 부패한 과학자들의 단면을 아낌없이 폭로할 것이다.


  그레그 레너드 서멘자(Gregg Leonard Semenza, 1956.7.1 ~현재)는 미국 존스 홉킨스 의과대학의 소아과, 방사선종양학과, 생화학과, 의학 및 종양학과 교수이며 세포공학연구소의 혈관 프로그램 책임자로 그는 2019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하였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서멘자 교수는 논문 데이터 조작과 표절시비 의혹을 받고 있다. 2020년 10월 논문부정 감시 그룹의 정보공유 사이트에 제기된 의혹에는 서멘자 교수가 참여한 논문 중 30여 편의 의학 논문에서 의도적 데이터 조작 의혹전격 제기되었다. 명성이 자자한 노벨상을 수상하였다 해서 과학 사기의 범죄가 면책되지는 않는다. 과학 사기 범죄시효는 그 사실이 알려진 이후부터 유효하기에 들키지 않고 숨죽여온 찝찝한 시간을 포함하지 않는다. 즉, 소급 거부 원칙 위배에  해당한. 어지럽다...


  혹독하고 예리한 합리성, 누구보다도 회의적인 시각과 냉철한 경험론으로 무장하고 있어야 할 과학계에 망상과 기만이 어지럽게 난무하는 현상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안타깝고 처량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처량함의 뒷편에서 는 분노의 심정으로 나는 이러한 사실들을 아낌없이 고발할 것이다. 이 르포성 칼럼의 작성에 인용되었거나 참조하고 있는 문헌들의 목록은 다음과 같다.



참고문헌

1. Krimsky S. 과학적 부정행위가 이해상충의 요인이 되는 경우 2017

2. De Vries R, Anderson MS, Martinson BC. 잘못된 행동: 과학자들이 연구 윤리 2006

3. Guston DH. 미국 정부의 연구 부정행위 과학 및 공학 윤리. Science.1999

4. Steneck NH. 연구 성실성 증진에 있어서 전문 학회의 역할. Science.2003

5. Claxton LD. 과학적 사기에 대한 고찰? 돌연변이 연구 리뷰. Science.2005

6. Martinson BC, Anderson MS, de Vries R. 과학자들의 나쁜 행동. Nature. 2005

7. Greenberg M, Goldberg L. 위험한 과학자에 대한 윤리적 과제 Science. 1994

8. Lock S. 의학 연구의 부정행위 British Medical Journal.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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