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1탄은 6월달부터 시작한 것이었으므로 현재 6월, 7월, 8월에 이르러 3개월차가 되었다.
반의 반년동안 나는 저축을 잘 해냈을까? 중간 점검차 올려본다.
결론만 말하자면 중도 포기 없이 잘하고 있다.
돈이 들어오면 앞서 말했듯이 167만원을 낼름 저축통장에 넣어둔다.
쓰고 남는 돈을 저축하는게 아니라, 미래의 내가 쓰기 전에 막는 것이 진정한 재테크다...
이 저축 금액 중 월 50정도의 예산을 잡고 주식에 굴리는데, 주식을 하다보니 덩달아 매일 지수도 확인해보고 뉴스를 많이 보게 되었다. 세상은 생각보다 서로 영향을 끼치면서 굴러가고 있었다. 사실 아직도 새싹이고 모르는게 천지 삐까리다만, 어쩐지 수영을 처음 배우던 날이 생각났다. 그때는 아직 시력 교정 수술을 하지 않아 세상이 144p로 흐릿했지만 물안경만 끼면 별천지 세상이 펼쳐졌다. 이제 와서 새로운 물안경을 쓴 기분이었다. 세상은 사실 이렇게 계속 흘러가고 있었고 내가 풍덩 잠수를 한 것에 가깝겠다. 뉴스는 지루한 것이라 생각했는데 경제 관련 유튜버들을 구독해놓으니 ETF가 뭘까, 연금저축계좌가 뭘까, 밥을 먹을 때나 자기 전 짬나는 시간에 봐도봐도 배울 것이 많아 세월 가는 줄 몰랐다.
위의 밑밥으로 눈치채셨을지 모르겠지만, 오늘은 주식에 관해 적어보려 한다.
돈은 가만히 두어야 하며 투자는 위험한 짓이라 생각했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투자가 적금보다 위험한게 당연하다. 리스크가 있으니 더 높은 수익 가능성이 돌아오는 것이다.
그렇다고 가진 돈 다 때려부으란 말은 절대 아니고. (무분별한 투자는 도박이나 다름없다! 말로 들었을 때야 참나 당연한 말 아니야? 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주식을 1주라도 사보면 이 심리를 알게 된다.
5만원, 아니 10만원만 더 사볼까? 사는 족족 오를 거라는 말도 안되는 환상에 사로잡히거나,
수익을 봤음에도 아~ 이럴 줄 알았으면 더 살걸~ 과욕으로 화를 부른다.)
15만원이란 소액으로 공부 겸 주식을 시작해봤던게 작년 말쯤이었으니,
횟수만 따지면 대략 7~8개월쯤 되었다.
나는 초보 투자자임에도 평균 수익률 10~15%를 유지했다. 내가 알고보니 천재 투자자였을까?
그럴 리가 없지.
주식으로 버는 법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도움이 될까 싶어 적어본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멘탈 가다듬기 위주며, 나 역시 쪼랭이므로 참고용으로만 써주길 바란다!)
1. 월 n원이란 예산을 잡아놓는다.
예산을 정하고 그 안에서 지키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도박이 아니라 내 소중한 돈을 불리려는 것이다.
가능한 잃어도 당장 생활에 타격은 없을, 무리하지 않는 선을 미리 잡는게 좋다.
과거의 나도 편견을 갖고 오해했던 건데, 주식의 본질은 한번에 크게 치고 빠지잔 한탕 장사가 아니었다!
돈을 넣는 족족 반드시 수익을 볼 수가 없단 사실을 빨리 깨달아야 한다.
어이없는 실수로 처음 오천원을 잃은 날 반나절 내내 속상해했는데 그 다음날 느닷없이 다른 것이 급등해 2만원을 벌었다. 눈물이 쏙 들어갔다. 아 이거 슬퍼할 필요가 없는 거네. 원래 이런 거구나.
한번에 큰 돈을 벌 필요가 전혀 없다. 손실을 봐도 만회하면 그만. 꾸준히 조금씩 벌어나가면 그만이다.
무엇보다 예산 안에서 움직이면 여유가 생긴다.
하락한다고 걱정되어서 냉큼 팔고 조금 상승했다고 파는 건 모두 여유가 없을 때 일이었다.
결국 마음을 느긋하게 먹는 편이 정신건강에도 수익에도 좋았다.
2. 한 종목에 올인하지 않는다.
우량주를 골라 올인하라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보는 눈도 신통찮거니와
이미 잘 알려진 우량주들은 가격이 무시무시하다.
(구글은 현재 1주 가격이 311만원이다...)
뭣보다 개별 종목 하나에 올인하는 결과는 글쎄... 잠깐 운이 좋으면 잘 나올지 몰라도 오래 할 짓은 못되는듯. 나는 간이 콩알만한 겁쟁이라 한 바구니에 넣으면 벌렁거려서 더 안되기도 하고.
그동안 월 50이란 예산 안에서 3~4개 종목을 굴려왔는데,
다음달부턴 미국 ETF에 적립식 투자로 넣어보려 한다.
여기서 ETF란? 완전 대충 요약하자면 지수에 따라 내가 맡긴 돈을 알아서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해주는 고마운 친구랍니다. 성격상 이게 잘 맞을듯.
3. 판 종목은 쳐다보지 않는다.
팔고 나면 더 오르는 애들이 꼭 있다.
오늘 카카오뱅크 공모주에서 한번 더 느꼈다. 나는 비교적 일찍 손을 털고 나왔는데 나중에 종가를 듣고 보니 더더욱 올라갔단 것 아닌가. 11만원 가량을 벌었지만 사실 5만원은 족히 더 벌 수 있었다. 그런데 좀 더 따져보자면 그건 내게 진짜 있었던 돈이 아니라 내가 얻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돈인데, 이런 일이 생기면 어쩐지 쌩돈을 뜯긴 것 같아 헛헛하다. 그래봤자 아쉬워한다고 그 돈이 돌아오는게 아니니 그냥 잊어버리는 편이 낫다. 수익을 냈다면 잘 판 것이다. 우리는 신이 아니니 어디가 최고점인지 알 수 없고, 모든 수익은 숫자로 있을 때가 아니라 매도 버튼을 눌러 확정지어져야 수익이다.
4. 급전이 필요하면 주식을 하지 않는게 낫다.
코앞에 목돈이 나갈 일이 있는데
가만있자 이걸 지금 쓰지 말고 주식으로 불려서...! 란 생각은 이걸 그냥 경마로 불려서...! 와 근본적으로 같다.
돈이 돈을 불려오는 경험을 하다보면 그냥 있는 족족 넣고 싶어지는 충동도 오는데 참는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막말로 다 잃어도 괜찮을 액수만 쫌쫌따리 해보는게 낫다.
(물론 내 돈은 1원도 소중하고 진짜 잃으면 피눈물나겠지만! 자제력을 가지고 해야 된단 소리다.)
5. 주식은 부캐다.
만약 내가 본업으로 100만원을 버는데
2만원 벌자고 하루종일 주식 어플만 들여보고, 그 때문에 본업에 지장이 간다면 어느쪽이 손해일까?
당연히 본업에 충실한게 낫다. 내가 전재산을 때려붓고 실시간으로 노려보는 단타 방법들과 학을 뗀 이유기도 하고.
부수입이란 생각을 잃어선 안된다. 이게 전문이 되면 얘기가 또 다르겠지만,
일단 나는 주식이 취미고 이걸 여기까지 읽는 분들도 관심을 갖고 있거나 취미이리라 생각한다.
취미는 재밌을 때까지만 취미다. 돈 키우기는 화초 가꾸기처럼.
맨날 천날 예쁘다고 물주고 쓰다듬으면 화초도 병난다.
주변에 관심이 있는 친구들이 많아 주식 이야기를 좀 써보았다만,
사실 메인은 저축과 마음가짐이다. 가계부를 쓰는 습관을 새로 만들었고 결과는 동기부여가 되었다.
가계부로 말하자면 월초에 한 번 예산을 정하고, 월말에 한 번 실제 소득/지출과 자기반성을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