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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엠버 May 25. 2022

2. 웰컴투 대치동

"대치동으로 갈게요."


 한국에서 살 집을 구하는 것은 2주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다. 다른 지역은 고민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자 대치동. 미국에서 1년이나 있었기 때문에, 첫째 아이의 영어를 유지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사교육으로 선택사항이 많은 대치동은 최적의 장소였다.


 또 하나 이런 결정을 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는데, 말로만 듣던 대치동키즈를 직접 보았기 때문이었다.

나는 교육에 무관심한 엄마가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매우 노력한 엄마였다.

어려서부터 첫째에게 영어 동영상 노출도 꾸준히 했고, 영어 그림책도 많이 읽어주었다. 특히 미국에 나가는 것이 결정된 이후로는 바로 영어유치원에 등록에서 영어공부도 미리 시켜주었다. 특히 남편이 미국에서 대학을 나온 경험이 있었고, 주변에서 유학 실패사례를 무수히 봤기 때문에 우리는 미국에 오기 전 영어를 많이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있었고 나름 최선을 다해 준비를 해주려고 했다.


 실제로 미국에 오는 대다수의 어른들이 '아이는 학교다니면 잘하게 되어있어'라는 안이한 생각으로 영어준비를 잘 안시키고 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것은 정말 잘못된 생각이다. 아이든 어른이든 언어가 통하지 않아서 갖게되는 스트레스는 동일하다. 왜 본인은 영어를 못하면 답답해 하면서 '아이는 괜찮을거야.'라고 생각하는지 나는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오히려 아이는 어른과 달라서 '영어못하는 아이'에 대한 '배려'가 없다. 영어 못하는 아이가 친구를 사귀지 못해 상처받고 소외당하는 것을 많이 보았다.  정말 아이가 학교에 빨리 적응해서 빠르게 영어가 늘길 원한다면 한국에서 최대한 영어교육을 많이 시키고 와야한다.

 미국에 와서 보니 미국아이들도 만4세가 되면 영어로 유창하게 의사소통을 하게 되고, 따라서 유창하게 말을 하지 못하는 아이는 교우관계에서 불리했다. 다행이 그럼에도 몇몇 말이 느린아이가 있었고 우리집 일호는 비록 영어가 유창하진 못했지만, 말이 느린아이 취급을 받으며 반 아이들과 어울릴 수는 있었다. 그러나 킨더부터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말을 유창하게 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미국킨더에서 시작한 한국학생들은 친구를 사귀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았다. 부디 미국에 오는 학부모들은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오기를. 아무 준비없이 왔다가 아차싶어 미국에서 아이 따로 과외시키고, 영어학원 보내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대부분의 한국 아이들이 미국 학교에서 고전을 겪고 있는 와중에, 딱히 적응기간도 없이 오자마자 반에서 일등을 한 아이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오 마이 갓. 그 아이가 대치동 키즈였다. 하루하루 힘들어하는 아이를 보며 애끓는 엄마의 입장에서는 그 집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 그리고 생각했다.


'아 대치동이구나. 거기가 되는 시스템이구나.'


 앞서 말했지만 나라고 노력을 안한게 아니다. '준비를 하고, 노력을 했는데 안됐다면 대치동 시스템에 올라타자.' 그 생각뿐이었다. 대치동 영유가 그렇게 아웃풋을 낸다면 안 갈 이유가 없었다. 게다가 나는 석사학위 후 워킹맘이 될 예정이니까, 엄마가 많은 신경을 쓰지 않아도 아이가 잘 클수 있는 사교육 시스템이 튼튼한 곳이 좋았다. 이래봐도 저래봐도 대치동 만한 선택지가 없었다. 벌써부터 아이를 잡는 거냐 물어보는 친정, 시댁부모님의 말씀은 들리지 않았다. 남편도 지지해 주었다. 우리는 아이가 영어로 고생하는 것을 더이상 보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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