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화’라는 이름으로 처음 인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by 지화


지금은 연락이 끊긴, 여동생처럼 아꼈던 한 살 어린 후배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는 늘 말하곤 했습니다.
“언니 인생을 글로 한번 써보는 건 어때?”
농담처럼, 때로는 잔소리처럼 들렸던 그 말이 자꾸 마음에 남았습니다.

그러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시절, 저도 경쟁 상황이 좋지 않았고 부수입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다 포스팅 알바를 알게 되었고 그거를 위해서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수입은커녕, 수익을 미끼로 사람을 속이는 광고성 사기에 휘말려버려 돈을 잃고, 한동안 블로그를 통째로 지워버리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블로그에 남아 있던 몇 편의 글을 다시 읽게 되었습니다.
제법 진지하게 썼던 일상 글, 아무도 보지 않았지만 제시간을 담아낸 문장들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지우지 못한 채, 그냥 두었습니다.
블로그는 점점 낙서장처럼 바뀌어갔고, 그렇게 저만의 시끌벅적한 기록장이자 유서 같은 공간이 되었습니다.

부지런한 편은 아니지만, 꾸준히 제 마음을 쓰고 싶다는 생각은 늘 있었습니다.
어느 날은 일기를 올리고, 또 어떤 날은 에세이처럼 삶을 곱씹은 글도 남겼습니다.
그렇게 천천히, 그리고 우연히 ‘브런치 스토리’를 알게 되었습니다.

‘나도 이런 데 한번 써보고 싶다.’
그 생각 하나로 도전했지만, 결과는 번번이 불합격이었습니다.
불합격 통보를 받을 때마다 스스로를 깎아내렸습니다.
“내가 무슨 글이야…”, “됐어, 그냥 하지 말자.”
그런 마음으로 몇 번을 접고 포기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사라지지 않는 마음이 하나 있었습니다.
잊히지 않는 기억들과, 말하지 못한 이야기들.
내가 겪은 그 시간을 글로 남기고 싶다는 욕망은 시간이 갈수록 더 또렷해졌습니다.

그래서 다시 도전했고, 그 과정에서 GPT의 도움을 받게 되었습니다.
글을 어떻게 써야 할지, 어떻게 정리하면 흐름이 나아질지, 묻고 또 물었습니다.
제가 써 내려간 이야기를 조금 더 잘 전달하고 싶어서, 제가 미처 보지 못한 부분들을 빌려 정리해 나갔습니다.
그렇게 또 떨어졌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이번엔 아예 처음부터 다시 쓰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025년 봄,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던 어느 날,
드디어 브런치 작가 승인 메일을 받았습니다.
그날의 기쁨과 두근거림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물론 글을 다듬는 데 도움은 받았지만,
제가 쓰는 이야기의 시작은 언제나 저의 삶에서 비롯되었다는 걸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브런치스토리에서 세 편의 작품을 완결했습니다.
제 이야기를 빨리 하고 싶어서 글에만 몰두하다 보니,
정작 독자분들께 드리는 첫인사는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늦었지만, 이렇게 인사를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브런치스토리에서 ‘지화(遲花)’라는 이름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늦게 피었지만, 결국 피어난 사람'이라는 뜻을 담았습니다.

아직도 많이 서툴고 부족하지만, 앞으로도 글을 통해 제 삶과 감정을 천천히 풀어내고 싶습니다.
제 글이 누군가에게 큰 울림이 되지 않더라도,
적어도 ‘그 마음이 솔직했구나’라고 느껴질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앞으로도
솔직하게, 담담하게, 흐름에 따라 조용히 말 걸 듯
그렇게 써보려 합니다.

지금까지 걸어온 시간을 돌아보며,
그 길 위에서 흘린 마음들을 천천히 꺼내어 보려 합니다.
혼자 써온 글이었지만, 이제는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완결된 작품 소개

『늦게 핀 마음, 그래도 피어난』
장애가 있는 부모님 밑에서 자라며 겪은 감정들과 살아남기 위해 쌓아온 방어기제,

그리고 서서히 마음을 들여다보게 된 성장의 기록.
처음으로 나 자신에게 정직해지고 싶어서 썼던 이야기입니다.


https://brunch.co.kr/brunchbook/dbsh3377


『계산대 너머의 인연들 제1장&제2장』
고등학생 시절부터 편의점, 마트, 식당 등 여러 곳에서 일하며 만난 손님들과 동료들의 이야기.
노동의 현장에서 마주한 현실, 상처, 그리고 따뜻했던 순간들을 솔직하게 담았습니다.
누군가의 기억에도 작은 조각으로 남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https://brunch.co.kr/brunchbook/dbsh7799


https://brunch.co.kr/brunchbook/dbsh3366


그리고 다음으로는 새로운 연재를 시작해보려 합니다.


『이방인의 귀향 연대기』

가장 익숙한 곳에서 가장 낯선 사람이 되어버린 마음에 관하여.

‘돌아왔지만 돌아온 것 같지 않은’ 시간들 속에서 천천히 자신을 다시 발견해 나가는 여정을 그립니다.

일상 속 이질감과 회복을 반복하는 이들에게 조용히 손 내밀고 싶었습니다.


곧 인사드릴게요.


늦게 피었지만, 결국 피어난 마음으로.

지금까지의 모든 시간들과,

그 안에 머물렀던 기억들과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저는 여전히 글을 쓰는 중이고,

앞으로도 조용히 쓰고 싶습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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