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이 가장 신기해할 발명품이 자전거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자전거에 올라탄 사람은 얇은 바퀴 두 개를 굴리며 빠르게 앞으로 간다. 새삼스럽게 바라보면 제법 신기하다. 자전거에서 넘어지지 않으려면 페달질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 쉼 없는 페달질, 우리네 삶과 닮았다.
모두들 자전거에 올라탄 것처럼 산다. 더 빠르고 편하지만 넘어질까 두렵기도 하다. 페달질을 멈추면 넘어질까, 페달질을 멈추면 남들에게 뒤처질까 무서워 멈출 수 없다.
자전거 여행을 떠났던 적이 있다. 자전거를 두 시간만 내리 타도 어깨며 허벅지며 성한 곳이 없다. 좋은 자세도 중요하지만 자주 멈춰 쉬어가는 게 좋다. 자전거에서 내려 목도 축이고 스트레칭으로 쌓인 피로도 풀고 경치 구경까지 한다.
잠시 멈춰 서야 하는 이유는 비단 체력뿐만은 아니다. 빨리 갈수록 길을 잘못 들면 더 멀리 돌아갈 수 있다. 중간중간 목적지를 향해 올바르게 가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자전거에서 내려 숨을 돌린 게 언제인지 묻고 싶다. 쉼 없이 페달을 밟은 다리를 쉬게 해 준 게 언제인가? 앞만 보고 달리다 놓쳤던 풍경을 보기 위해 뒤를 돌아본 게 언제인가?
자전거 여행을 떠나 경주하듯 달리는 사람은 없다. 그런다면 그건 더 이상 여행이 아니다.
인생은 경주일까 여행일까?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끝이 없는 경주는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경주는 결승선에 도착해야 행복하지만, 여행은 매 순간 행복하다.
오르막에선 천천히, 내리막에선 시원하게, 앞도 보고 뒤도 보면서 방황하듯 모험하듯 여행하듯 가고 싶다. 자전거 여행에서 목적지는 결국 멋진 경로를 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