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를 시작하고 8개월간 글을 쓰지 못한 이유
브런치에 마지막 글을 올린 지 8개월이 흘렀다. 맥북 앞에 앉아본지도 그 정도 된 것 같다. 멀뚱히 놓여있는 맥북이 안쓰럽기도 하고 브런치에 글을 적던 행복한 추억이 나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8개월간 글을 한 줄도 쓰지 못한 (정말이지 일기도 한 자 쓰지 못했다) 이유는 취업을 해서다. 학교를 졸업하고 호기롭게 이력서를 제출했지만, 취업시장의 쓴맛을 보고 그 씁쓸함을 브런치에 적었었는데, 정작 취업을 하니 분주해서 글을 쓸 시간이 없었다. 3월에 입사해 3개월 동안은 회사에선 먼지 나게 뛰어다녔고 집에 와선 그대로 쓰러졌다. 처음 경험하는 사회생활이기에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마지막으로 쓴 글이 8개월 전이라니, 조금 한심하기도 하다. 6월부턴 회사에 조금 적응한 만큼 슬슬 스트레스도 받아서 집에 와선 스트레스 해소에 몰두했다. 주로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친구들과 게임을 실컷 했다. 새벽까지 게임을 하고 회사에 가서 피곤해하는 꼴을 보아하니, 잠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타입은 아닌 것 같다.
이젠, 노트북 앞에 좀 더 자주 앉아야겠다고 다짐한다. 취업을 하면서 나를 둘러싼 환경이 많이 바뀌었고 그에 따라 내가 새롭게 경험하고 배우고 느낀 것도 많았다. 그때마다 글로 적어 남기고 나눠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런저런 핑계로 미뤄왔다. 회사에 다니고 나서 느끼게 된 것을 하나만 먼저 공유하자면, 집에서 놀던 사람이 하루에 8시간 일하며 생기는 가장 큰 변화는 "화"가 많아진다는 것이다.
아! 그리고 브런치에 글을 뜸했던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이건 아직도 고민 중인 부분인데, 브런치를 시작하면서 누구라도 내 글을 좀 읽어줬으면 하는 바람에 내 sns에 브런치 계정을 공유했다. 필명도 본명은 아니지만, 내 주변 사람이라면 유추할 수 있는 이름인 탓에, 내 계정을 읽어봤다는 사람들이 생겨나서 점점 내 마음속 깊은 이야기를 꺼내는 것에 주저하게 되었다. 방금 든 생각으로는, 그렇다고 꾸며낸 글을 쓰자니 브런치를 하는 의미가 없어질 것 같아서 그냥 솔직히 쓰기로 결정했다. 결국 이 글은 내가 가장 많이 읽을 테니.
생존신고 겸 글쓰기 다짐은 이만 줄이며
분주한 삶 속에서 하루쯤은
오늘을 글로 적어낼
여유를 찾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