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문에
코로나는 나에게 도시락을 싸게 만들었다.
밖에서 먹을 수 없다고
굶어야 된다는 한마디에
순간의 결정은 도시락이었다
코로나가 끝난 지 3년이 넘었는데
이제는 내가 싼 도시락 아니면
먹을 수 없다고 감정을 꺼내 놓는다.
방향을 틀고 싶었으나
내 눈 속에 벌써 들어와 있은 그를 보며
그의 하루를 싸고 있다
더덕구이. 멸치조림. 총각김치. 계란말이.
김. 낙지볶음. 된장국.
켜켜이 쌓인 정을 안겨주면
그의 하루는 환해지고
나의 하루는 또다시 페달을 밟는다
어디선가 도시락 먹는 소리가 난다
녹여내고 훑어내고. 담금질한
일상의 조각들
그의 구두 뒷굽이 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