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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맞이꽃. 그 밤의 말

이별

by 송영희


말이 없었다

늘 그랬듯이

저녁을 다보내고 난 후

조용히 피어 달 바라봤다


햇살 아래선

단 한 번도 고개를 들지 못한 꽃

어둠이 내려앉자 혼신으로 꽃 피운 사랑


그날의 말들

차마 다하지 못했던 속 마음

꽃잎마다 매달려 있다

새벽의 입김이 흩어질 때

몇 번이나 꽃잎을 닫았을까


기억도 닳고

아픔도 닳고

이제 웃을 일조차 어색한데

언제나 그랬듯이

어둠 속에 피는 꽃

노란 숨결에

오늘 달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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