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시대엔 다시 동경과 배척이 만연하다. 이전보다 아는 것도, 보는 것도 많아진 우리는 다양한 기준으로 타인을 분류하고 급을 매긴다. 부와 직업은 기본이고, 취미나 취향 같은 개인적인 영역까지도 계급도를 그리고 있다. 동경하는 그룹에 들어가거나 배척하는 그룹으로 떨어지거나, 양자택일이다.
마이크로한 영역에도 시선(gaze)이 침투하기 쉬워졌기 때문이다. 미셸 푸코가 얘기한 '권력으로서의 시선' 말이다. 시선이 닿는 모든 곳은 감시의 대상이다. 규율이 생성되고 스스로를 기준에 맞추게 된다. 그러면서 개성이라는 건 점점 사라진다. 수많은 분야의 계급과 그로 인해 분류된 인간만 남는다.
관성적으로 사용하는 플랫폼에서 마주하는 여러 시선에 의해 길들여진다. 분야마다, 커뮤니티마다 그 형태는 다르다. 하지만 무조건 존재한다. 알든 모르든 상관없다. 머무른 시간만큼 학습될 뿐이다.
시선은 구독자, 좋아요 수, 댓글 수 등으로 지표화된다. 이 지표는 수만이라는 숫자가 아니어도 괜찮다. 단지 내가 참고할만한 수준이면 된다. 종종 피로감을 느끼면서도 눈길 가는 포스팅에 꾸준히 좋아요를 누른다. 내 시선을 한번 더 던짐으로써 이 시스템을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한다.